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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C Aug 27. 2018

중미의 불안한 치안 상황과 배경

엘살바도르 히스패닉 갱단 “마라”를 통해 본 중미의 치안 상황

과테말라를 여행하고자 한다면?

과테말라는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안전을 생각해야 한다. 공항의 택시조차도 믿고 타기 어려우며, 버스는 더더욱 비추다. 가능하다면 호텔 리무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수도 과테말라 시티에서는 길거리를 걸어서 돌아다니는 일은 생각도 하지 말자. 중남미는 치안이 안 좋은 나라들이 많다. 중미에서는 어떤 나라들의 치안이 안 좋은지 사전에 잘 알아보고 가야 할 필요가 있다. 




TRIANGULO NORTE (북쪽 삼각지역) :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를 가리키는 말



중미의 역사, 자연환경은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음에 불구, 일부 국가들의 치안상황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한다. 특히, TRIANGULO NORTE (북쪽 삼각지역) 라 불리는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의 경우 치안이 안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온두라스의 경우 치안이 가장 안 좋은 해로 기록된 2012년 하루에 20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인구 9.4백만 명 기준으로 본다면, 연간 1,288명 중 1명 꼴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엘살바도르의 경우 온두라스와 치안면에서 매우 비슷한 수준이라 평가받는 나라이며, 특히 갱들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서 정부로서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이다. 과테말라의 경우 그나마 이 두나라 대비 나은 상황이라 하지만, 사실상 한국인들에게는 더욱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다. 과테말라에는 2000년 초중반까지도 1만 명 수준의 한국인이 사는 지역이었으며, 당시 중미의 섬유산업이 매우 호황이었던 시기라, 돈을 많이 번 한국 기업들도 많았다. 자연히 그곳에서 근무하는 한국인들은 돈이 많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범죄의 표적이 되었다. 은행에 한국인이 방문하는 것도 자제해야 했으며, 도로에서 운전할 때 창문을 내리거나,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 것조차 조심해야 할 정도였다. 심지어 도로의 교통경찰도 경계해야 할 대상의 하나였다. 



낮은 소득, 교육 부재로 인한 가난의 대물림


중미 5개국 중 코스타리카를 제외한 나머지 나라들은 인당 GDP $2,000 ~$4,000 수준으로 대다수 국민들이 한 달 소득 $2~300불 수준에 살아가고 있다. 소득이 낮다 보니, 아이들 교육에도 많은 투자를 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초등학교 (Primaria) 교육은 대부분 마치지만, 중, 고등학교 (Secundaria) 교육은 마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과테말라, 온두라스의 경우 중고등학교 등록률이 40%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낮으며, 이른 나이부터 학업보다는 돈을 벌어야 하는 환경에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니, 성인이 되어서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힘들며, 이는 중미 전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소득 격차의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특히, 기득권의 대부분은 유럽피언 백인 계열이 많기 때문에, 같은 중미 국가의 사람이더라도 인디헤나(원주민) 피가 많이 섞인 사람들일수록 사회에서 상위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어렵다. 또한, 대부분의 저개발국의 공통적인 문제점 중에 하나인 여성/가정 폭력도 사회적 이슈인데, 국교인 가톨릭 율법에 따라 낙태가 금지되어 있고, 젊은이들이 20대 이전에 아이를 갖는 경우도 많아서, 어린 나이에 육아에 대한 책임을 갖게 되어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기도 한다. 결국,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다시 가난을 대물림받게 되는 악순환 속에 있는 것이다. 


마라의 이미지 (출처.https://www.clarin.com )



마라 살바뚜루차 (Mara Salvatrucha)?


중미의 불안한 치안의 배경에는 미국 LA를 중심으로 성장한 “Mara Salvatrucha” (마라 살바뚜루차)라는 중미 히스패닉 갱단이 있다. 온몸과 얼굴까지 뒤덮는 그들의 문신 스타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물론, 유럽의 스페인, 이태리까지 그 세력을 확장하였고, 중미에서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를 근거지로 한다. 그들의 시작은 미국 내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의 미국 정착을 돕기 위한 취지였다. 1979년부터 1992년까지 지속된 엘살바도르 내전 속에서 수많은 엘살바도르 사람들은 미국으로 넘어왔다. 그러나, 그들의 미국 정착은 쉽지 않았다. 중남미에서도 약소국으로 분류되는 엘살바도르 사람들은 같은 히스패닉계 멕시코 및 다른 남미계 이민자들에게도 차별을 당하였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 처음 조직을 시작하게 된다. 체구가 상대적으로 작은 마야계 혼혈 메스티소(Mestizo)인 엘살바도르 사람들은 자극적인 문신, 잔인한 범죄 수법을 특징으로 자신들을 방어하였다. 그들은 미국 LA를 기반으로 점점 그 수가 증가하였는데, 비슷한 처지에 있던 과테말라, 온두라스의 이민자들도 합세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1992년 엘살바도르의 내전 종식과 함께, 미국 정부는 미국 내 골칫거리로 성장한 중미의 이민자들을 대거 추방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된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이민자들의 추방에는 많은 갱단 조직원들도 포함되어 있었고, 그렇게 마라 조직원들은 고국에 돌아와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현재 마라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를 중심으로 7만 명이 넘는 조직원을 거느린 거대 조직인데, 특이한 점은 온두라스까지는 매우 문제가 되고 있는 “마라” 가 니카라과로는 넘어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미 다른 나라와는 달리 산디니스타 혁명과 함께 사회주의 체제를 거쳐온 니카라과의 경우 치안만큼은 나름 성공적으로 유지해 왔다 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니카라과 남쪽에 위치한 코스타리카는 중미의 스위스라 불리며, 군대가 없는 나라로서 알려져 있고 중미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의 거리를 다니다 보면, 

총으로 무장한 경비들을 보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길가의 상점에는 쇠창살이 설치되어 있으며, 외국인들에게는 대중교통을 사용하는 것조차 모험이 될 수 있고, 중미 국가 간 컨테이너 트럭의 이동시에는 경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불안한 치안으로 인한 비용은 국가의 경쟁력 면에서도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향후 중미 지역이 경제, 문화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중미의 치안 상황을 보고 있자면, 한국이 얼마나 안전하고 살기 좋은 환경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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