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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C Sep 03. 2018

산디니스타 혁명과 니카라과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정부의 위기와 배경

지도 출처. GOOGLE


국가 부패지수 인덱스 2017년 자료 (https://www.transparency.org/)에 따르면, 중남미에서 가장 부패한 나라는 베네수엘라 (169위/전체 180개국 중)이며, 그다음이 카리브해의 아이티 (157위/180) 그리고, 중미의 니카라과 (151위/180)이다. 석유 매장량 세계 1위의 베네수엘라는 석유가 국가 수출의 95% 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 경제의 석유 의존도가 높은 나라인데, 2015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위기가 시작되었고, 2018년 1~7월 사이에만 83,000%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면서 심각한 경제 위기에 봉착했다. 반면, 이렇다 할 자원도 없는 아이티와 니카라과는 중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로 손꼽히는 곳이다.




중남미에서 축구보다 야구를 더 좋아하는 나라..

쿠바, 베네수엘라와 형제국가라 할 수 있는 니카라과는

중미에서 치안에 대한 불안이 없이 다닐 수 있는 나라 중 한 곳이었고, 

중미 최빈국임에 불구하고, 편안한 미소의 친근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다. 




니카라과의 근대 정치 역사


중미의 최빈국 니카라과는 내 경험상으로는 순수하고, 따뜻한 미소의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역사, 정치적으로 많은 우여곡절을 거친 곳이다. 우선 정치적으로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과 많이 교류하며 (사회주의) 좌파 정치 노선을 걸어왔으며, 내전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해외로 망명하기도 했던 곳이다. 1821년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 이후 국가 내부적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1926년에는 자유파와 보수파간에 내전이 발생하면서, 미국이 병력을 투입하였고, 미국의 개입에 반발하여 “산디노 (Sandino)” 의 게릴라 식 항거가 촉발되었으나, 1934년 산디노의 처형과 함께 이후 무려 43년간 지속된 “소모사(Somoza)” 일가의 독재 시대를 맞게 된다. 미국의 니카라과 정치 개입에 대항하여 싸운 산디노는 이후 위인으로 추대되어, 니카라과의 수도 마나과 국제공항의 이름을 “산디노 국제공항”으로 정하였다. 니카라과 역사상 최대의 암흑시대라 할 수 있는 소모사 일가의 독재시대는, 미국과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경제적으로는 성장한 시기였지만, 소모사 일가는 세습 정치 및 강압적인 독재정치를 하며, 니카라과 전체 농토의 50% 를 소모사 일가가 사유화하는 등 매우 부패한 정부의 모습을 하였다. 결국, 1970년대 말 소모사 정권에 대항하여 게릴라 식 저항 운동이 촉발되었고,  “산디니스타 민족해방 전선 (Frente Sandinista de Liberacion Nacional)” 이 구축되어 소모사 정권을 붕괴시킨다. 


이후 국민적 지지를 받은 산디니스타(당)는 

1984년 11월 선거에서 67% 득표율로 현 대통령이기도 한 “다니엘 오르테가(Daniel Ortega)” 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면서, “산디니스타 (Sandinista)” 정권이 본격 출범하게 된다. 산디니스타 정부의 출범은 독재 시대의 끝을 고하기도 하였으나, 사회주의 체재의 시작이었고, 결과적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또한, 사유재산을 국유화하는 등 비효율적인 정부 정책으로 니카라과 국민들은 또 다른 고난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고, 결국 1990년 선거에서 산디니스타 정부는 패배하였고, 친미 성향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니카라과는 민주화 흐름을 타게 된다. 이후 다니엘 오르테가는 1995년, 2001년 선거에도 산디니스타를 대표하여 대선에 출마했지만 연속 패배하였고, 이후 2006년 선거에서는 정치공약의 방향성을 바꾸어, “사유재산을 존중하고, 미국과의 CAFTA 자유무역협정 등을 존중한다” 는 보다 민주적 정책 공약을 내세우면서 2006년 선거에서 승리한다. 이후 2011년 선거에서 재임에 성공하였고, 재임기간 중 3선 불가 조항을 폐지하면서 2016년 선거에서 다시 승리하고 통산 4번째 대통령 임기를 지내게 된다. 



Daniel Ortega와 부인 Rosario Murillo (출처. http://rpp.pe)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의 퇴진을 요구한 데모 사태


2018년 4월 18일 이후 니카라과 국민들은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의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2011년 재임 당시 대통령 3선 출마제한 폐지 후 2016년 대선을 승리하고,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Rosario Murillo)” 를 2016년 정부의 부통령으로 임명하고, 자식들을 정부의 주요 요직에 배치하는 등 과거 소모사 일가의 독재 정치와 다를 것 없는 모습에 국민들이 반발한 것이다. 해당 시위의 시발점이 된 것은 사회보장보험 (INSS) 요율을 0.75% 수준 올리는 안이 공표되면서였지만, 니카라과 시민들의 분노는 단순히 사회보장 요율을 높인 것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었다. 시위가 촉발된 직후 오르테가 대통령은 4월 22일 사회보장보험 요율 변경안의 취소를 발표했지만, 시위는 오히려 확대가 되면서 다니엘 오르테가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시위 기간 경찰들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유재산을 약탈하는 등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한 것이 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시위대들의 분노는 더욱 격화되었다. 시위는 중반 이후로 접어들면서, 다니엘 오르테가 반대파들의 시위와 경잘의 대치에서, 산디니스타 지지파와 반대파들의 충돌로 이어졌다. 시위를 시작한 지 100일째인 7월 27일 기준으로 44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번 사태는 니카라과 역사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니카라과의 이러한 분위기는 중남미 지역의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의 몰락과도 그 흐름을 같이하는 것 같다.  2013년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 사망, 2016년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의 사망은 중남미 지역의 좌파 정신 (사회주의)의 종료를 알리는 것과 같았다. 이후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쿠바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 및 문호 개방 등을 적극 추진하며, 체재 붕괴의 위기를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다. 니카라과 현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에 반대하는 니카라과 시위 사태는 중남미 역사 속에 좌파 정신의 종말을 예견하는 듯하다.


2018.04.23 니카라과 수도 마나과 시내로 나온 시위대 (출처. elpais.com)



니카라과의 미래



최근 우리나라와 북한의 변화된 정치관계는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냉전 시대 이데올로기에 따라 서로를 적군과 아군으로 구분하던 시대는 가고, 점점 더 협력과 경제적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세계는 움직이고 있다. 중미지역 내 좌파 정신의 마지막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다니엘 오르테가도 중대한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다. 2014년에는 중국계 회사와 손을 잡고 니카라과에 운하를 개척하는 계획을 발표하였는데, 다니엘 오르테가의 아들 “라우레아노 오르테가(Laureano Ortega)” 가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한 프로젝트였지만, 2018년 현재 진행 상황은 가시적이지 않으며, 각종 인터넷 매체에서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위에 언급한 사회보장 요율을 올리는 안을 주도한 것은 부통령인 (와이프) “로사리오 무리요(Rasario Murillo)”였다. 이러한 국가의 중대 이슈들이 대통령 본인의 가족들을 통해 주도되었다는 사실은, 니카라과 국민들로부터 지지도가 떨어지게 된 시발점이었을 것이다. 다니엘 오르테가의 퇴진은 오히려 당분간 더 많은 정치적 혼돈과, 경제적 후퇴를 가져올 것이다. 3선 연임을 해온 대통령의 각 정부 조직은 개혁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이며, 이는 기존의 좋은 정책의 틀마저도 후퇴하게 하여, 결국은 더욱 어려운 사회적 상황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중미의 최빈국 니카라과의 앞날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 당분간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니카라과 역사에 있어 중요 전환점이었던 1979년 “산디니스타 혁명” 정신이 궁극적인 막을 내려야 할 시기가 가까이 왔음을 느낀다.



피델 카스트로와 다니엘 오르테가 (출처. http://www.eluniversal.com.m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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