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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C Sep 21. 2018

중앙아메리카 스페인어의 특징

중남미 스페인어 & 중미 스페인어




¿Qué pasó güey?

께 빠쏘 ㄱ웨이



위 표현은 멕시코 젊은이(남자) 들끼리 인사할 때 쓰는 표현으로, 영어의 What's up, dude? 와 비슷하다 볼 수 있다. 멕시코에서만 쓰는 이 표현은 외국인들이 처음 들을 때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젊은이들 사이에 쓰이는 간단한 인사 표현이다. 영어도 마찬가지겠지만, 외국인으로서 스페인어를 배워보면, 책에서 배운 것과 너무 다른 일상용어에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어도 지역에 따라 사투리가 있듯이, 스페인어도 국가별 지역별로 특색이 있다. 예를 들어 노는 문화가 발달한 멕시코의 경우 스페인어에도 농담이나, 감정이 섞인 표현들이 발달했다. 이태리 이민자가 많은 아르헨티나의 경우 스페인어에 이태리어 악센트를 섞은듯한 스페인어를 구사한다. 쿠바의 스페인어는 외국인이 알아듣기 힘든 케이스의 하나인데, 예를 들어 "D" 발음을 특히 약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음식을 뜻하는 Comida (꼬미다)를 Comi(d)a (꼬미아)와 같이 발음하는 것이다.


중앙아메리카의 경우 스페인어 표현이 그나마 평범한 편에 속한다. 물론, 나라별 쓰이는 단어가 다른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듣고, 이해하기 쉬운 편이다. 멕시코 스페인어처럼 특이한 표현이 많지도 않고, 아르헨티나 스페인어처럼 악센트가 특이하지도 않으며, 쿠바 스페인어처럼 특이한 발음도 없다. 따라서, 스페인어를 배우기에 매우 좋은 지역이 될 수 있다.




스페인어 어학연수를 중미로 간다면...


안띠구아 학원 풍경 (http://www.guatemala-dein-weg.com/)

중미에서 스페인어 공부를 하기에 가장 좋은 나라로 과테말라를 추천한다. 특히, 과테말라 안띠구아(Antigua)는 관광도시로서 많은 스페인어 학원이 있는데, 보통 1대 1 수업방식이라는 장점이 있고, 안띠구아라는 아름답고, 역사적 의미가 있는 관광도시에서 생활하는 즐거움도 있다. 보통 이곳의 학원들은 주변의 홈스테이를 주선해 주는 것은 물론, 다양한 Activity의 기회도 소개한다. 비용면에서도 1대 1 수업 치고 저렴한 편이다. 과테말라 다음으로는 치안이 안전한 코스타리카를 추천한다.


관광업이 발달한 코스타리카에는 스페인어 학원의 수도 많은 편이지만, 비용이 높다는 문제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모국어인 스페인어 수업 비용이 영어 수업 비용보다 비싸다. 스페인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외국인인 반면, 영어를 배우는 사람은 대부분 현지인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활 물가도 중남미를 통틀어 가장 비싸다고 하는 코스타리카이기에, 생활비가 다른 중미지역 대비 1.3~1.5배 더 들어갈 수 있다.




중미 스페인어 표현의 차이 (vs. 중남미 스페인어)?


중남미 스페인어의 가장 대표적 특징인 VOSOTROS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중미도 마찬가지다. Vosotros는 "너희들"이라는 뜻인데, 왜 중남미에서 이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지 명확한 설명은 찾기 어려우나, 과거 스페인 식민지 시절 스페인 혈통의 권위를 차별화하는 측면에서 의도적으로 VOSOTROS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의견이 있다. 중미 사람들은 VOSOTROS 의 뜻을 이해는 하지만, 실생활에 사용하는 것을 매우 어색해한다.


USTED (당신; 2인칭 존칭)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중미 스페인어의 특징이다. 중남미 많은 나라들은 격식을 차리지 않는 TU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중미에서는 친한 관계가 되기 전에는 USTED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심지어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동급생 간에도 USTED을 사용한다. 친한 사이에도 TU 보다는 VOS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는데, TU와 VOS는 기본적 뜻은 같지만 VOS는 중남미 일부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표현으로, TU 가 보다 편한 사람 간 사용하는 표현이라면, VOS는 보다 친근한 느낌을 강조한다.


"Señorita"는 스페인어로 "Miss (미혼의 젊은 여자)"라는 뜻이지만, 멕시코의 경우 60을 넘긴 중년의 여성에게도 사용한다. 젊어 보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일종의 립서비스 문화로 고착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중미에서는 많이 다르다. 결혼한 젊은 여성이나, 30대 중반만 되어도 "Señora" 혹은 "Doña"와 같이 중년 부인을 가리키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물론, 중미 국가들도 자신들만의 표현을 많이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코스타리카에서는 남자들끼리 친하고, 허물없음을 표현하고자 할 때 서로를 "MAE" (마에)라고 부르는데, 이 표현은 오로지 코스타리카에서만 사용한다. 과테말라에서 주로 사용하는 "CABAL" (까발)이라는 단어는 "정확하게"라는 뜻인데, 다른 중미 국가에서는 이해하지 못한다. 이러한 단어 사용의 차이는 중미 국가 간에도 많이 발생한다.


중미 스페인어는 기본적으로 다른 중남미 지역 대비 좀 점잖은 느낌이 있다. 너무 드세거나, 과장되지 않은 느낌, 기본적으로 예절이 몸에 배어있는 한국사람의 입장에서 이런 중미 스페인어의 느낌이 나쁘지 않을 것이다.




기본을 지키는 보통 스페인어?


스페인어권 나라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외국인이 스페인어를 못하는 것에 대해서 관대한 편이다. 미국에서는 영어를 못할 경우 외국인을 무시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지만, 중남미에서는 공용어인 스페인어를 못한다고 무시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관심을 가지고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 물론, 중남미에서도 아르헨티나와 같이 아르헨티나 스타일의 스페인어 악센트에 지나친 자부심을 가진 나라도 있지만, 매우 예외적인 케이스다. 참고로, 중남미 사람들 사이에도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잘난 체 하는 사람들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반면, 중미 지역 국가들의 외국인에 대한 태도는 매우 수용적 분위기이다.



¿Cómo estai?

꼬모 에스따이


위 표현은 칠레(Chile)에서 쓰는 ¿Cómo estás?” (꼬모 에스따스?, 해석: 잘 지내?)의 로컬 표현이다. 많은 중남미 나라들은 이와 같이 나라마다 조금씩 변형된 표현들을 적어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가끔은 그 차이가 커서 알아듣지 못하거나, 말이 너무 빨라서 알아듣기 힘든 경우도 많다. 개인적 경험으로 스페인어를 오랫동안 공부해 왔음에 불구, 새로운 중남미 국가를 방문할 때마다 낯선 악센트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 면에서, 특이하지 않고 표준어에 가까운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나라는 참 편안하고 반갑다. 중남미에서 가장 스페인어를 표준어답게 구사하는 곳은 콜롬비아라는 의견이 있으나, 개인적으로 중미의 스페인어는 그에 못지않은 표준 스페인어라는 생각이다.


언어를 보면 그 나라의 문화가 보인다. 중남미는 하나의 문화권으로 불리지만, 그들의 동일한 언어인 스페인어 안에도 참 많은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 차이점 속에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겠는데, 중미의 스페인어는 특이하지 않아서 좋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잘 지키는 편이어서 좋다. 중미 스페인어는 그렇게 기본을 지키는 보통 스페인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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