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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가이드 Mar 04. 2024

제주여행 갈 돈이면 해외여행 간다

지금 제주엔 여행자가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여러 매체의 부정적 기사와 같이 더 이상 제주 여행이 매력적이지 않나 봅니다. 긴 줄을 서야만 들어갈 수 있었던 핫플레이스가 더 이상 줄을 서지 않아도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됐습니다. 누군가에겐 조용히 제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힘든 시기이기도 합니다. 


리서치 전문 기관 컨슈머 인사이트에서 진행한 조사 중 눈에 띄는 조사가 있었습니다. “제주도 갈 돈이면 해외여행 간다? 사실은…” 제목에서부터 아주 자극적입니다. 2015년부터 조사한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의 결과를 소개하며, 특히 국내외 여행비의 객관적인 비교를 한 조사 결과에 대한 리포트입니다. 리포트는 전달하려는 내용이 명확했고, 뼈를 때렸습니다. 아니 뼈를 맞았습니다.


컨슈머 인사이트 리포트


3박 4일의 일정 동안 제주 여행 비용과 일본, 동남아 여행의 비용을 비교합니다. 제주 여행 비용은 국내 여행 평균 비용의 1.6배이며, 일본, 동남아 여행 비용은 국내 여행 평균 비용의 3.4배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근데 결과가 뭔가 이상합니다. 제목과 전혀 다른 결과를 보며, 자극적인 리포트 제목에 속았다는 억울함보다는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끼며 끝까지 읽었습니다. 리포트에서 보고하는 사실은 아무리 가까운 일본, 동남아라고 하더라도 제주 여행보다 2배 이상의 여행 비용을 지출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제주도라고 한들 해외여행이 제주도보다 저렴하게 다녀올 수는 없는 일입니다. 심지어 이 비교는 지난 7년간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리포트는 다른 시각으로 현실을 인지했습니다. 소비자는 이미 해외여행이 제주도 여행보다 훨씬 큰 비용이 든다는 건 잘 알고 있다는 겁니다. 여행자들이 주장하는 ‘제주도 갈 돈이면 해외여행 간다’라는 말은 단순히 두 여행지의 단순 가격 차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여행에 비해 반값이라도 제주에 가지 않겠다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런 해석은 현 상황을 타개할 만한 해결책도 딱히 없어 보입니다.


제주 관광시장은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한다고 지겹도록 부르짖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존의 틀은 깨지 못한 채 무작정 외치고만 있습니다. 아니. 이건 일부러 바꾸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맞습니다. 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인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다 같이 죽을 순 있어도 절대 다 같이 살 방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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