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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 Jul 30. 2021

지금 행복하니?

육지에서 회사를 다닐 때 인천에서 서울 양재로 출퇴근을 했었다.

버스로 출퇴근을 했는데 길이 밀리지 않는 전제로 한시간 반이 걸리는 출근길이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하는 출근도 출근이지만 퇴근길은 그야말로 지옥길이었다.

퇴근을 해서 집에 돌아가는 버스를 타려면 강남역에서 인천행 광역버스를 타야 했는데 그 시간 강남역에는 퇴근하는 사람들로 정류장에 긴 줄이 세워진다.

내가 타야 할 버스가 와도 사람으로 꾸역꾸역 가득 찬 버스를 몇 대를 보내고 나서 다음 버스에 겨우 올라타도 앉을자리가 없어서 한 시간 반이 넘는 거리를 서서 집까지 돌아와야 했다. 여섯 시에 칼퇴근을 해도 집에 돌아오면 시간은 여덟 시, 아홉 시가 되어있었다.


털 장화를 신은 발이 발가락까지 꽁꽁 얼만큼 추웠던 겨울날 그날도 사람이 가득 찬 버스를 몇 대를 보내고 다음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하늘에서 눈이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눈이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나는 나에게 물었다.


“너 지금 행복하니?”

대답은

“아니”

였다.


그리고 얼마 후 나는 3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제주도로 내려왔다.


지금도 나는 때때로 스스로에게 묻는다.

“행복하니?”

질문에 망설여지거나 아니다 라는 답이 나온다면 삶의 방향을 바꾸거나 삶에서 고쳐야 할 부분이 생긴 것이다.

질문에 답을 할 때는 부가적인 이유들을 더하며 상황을 합리화하지 않아야 한다.

살면서 내 행복보다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것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


“넌 지금 행복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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