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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 Aug 01. 2021

비일상보다 일상

회사를 다닐 때 연초에 달력을 받으면 1월부터 12월까지 주르르 넘기며 공휴일과 쉬는 날을 세고는 했다.

월요일부터 주말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휴가에 떠날 여행 계획을 세우고 그날만 기다리며 버틴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냈다.

매일 일상에서 벗어난 다른 곳을 꿈꾸고 일 년 365일 중 비일상적인 고작 며칠의 날들만 기다리며 어디론가 떠날 생각만 하면서 살기는 싫어서 나는 내 일상 안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1.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같은 일상이라도 바닷가에서 예쁜 조개껍질을 찾는 마음으로 하루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매일 같아 보이는 일상 속에서 새롭고 예쁜 순간들을 찾을 수 있다.

화분에 새로 난 작은 잎을 발견하는 순간, 푹 자고 일어난 고양이가 기지개를 켜는 순간, 매일 먹는 커피지만 오늘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커피의 첫 한 모금.

나열을 하면 끝도 없을 이런 작고 소중한 예쁜 순간들은 나만 아는 일상의 작은 기쁨이지만 이런 순간의 기쁨들이 모여 하루의 기분이 된다.


2. 나를 위한 차려먹는 한 끼

내가 나를 챙기는 가장 쉬운 방법은 건강한 재료로 음식을 해 먹는 것.

배달 음식과 사 먹는 음식으로 계속 끼니를 해결하면 분명 맛도 있고 배부르게 먹었는데 이상하게 다 먹고 나면 몸이 늘어지고 머릿속에는 공허함이 몰려올 때가 있다.

제철의 재료들로 요리를 해서 오로지 나를 위한 한 접시를 차려먹으면 먹기 전에도 뿌듯하고 먹고 나면 같은 배부름인데도 과하지 않은 만족감과 기쁨이 있다.


3. 산책

하루 최소  번은 산책을 하려 한다. 걸으면서 하루를 정리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아무 생각 없이 걷기도 한다. 책상 앞에서 무겁게 끓어 안고 있던 생각들도 일단 나가서 걷기 시작하면 잠시 잊고 가벼워질  있다. 걷다가 어느  느꼈던 익숙한 바람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갑자기 흘러나오는 추억의 노래에  시절로 돌아가 보기도 한다. 또는 문득 잊고 있었던 해야  일이나 미뤄두었던 하고 싶었던 일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여름에는 낮의 공기가 식어 선선해진 저녁이 좋고 겨울에는 노란 가로등 불빛 아래 차가운 밤공기를 잔뜩 들이마셔 머릿속까지 개운해지는 밤이 유독 좋다.


4. 하고 싶은 것은 하자

나는 늘 하고 싶은 것이 많다.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데 지금은 비즈공예에 관심이 생겨서 비즈를 잔뜩 사두었다. 날이 선선해지면 제과제빵도 하고 싶고, 도예도 배워서 나만의 그릇도 만들어보고 싶고, 바람 좋은 날 스쿠터를 타고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싶다. 시간 핑계, 체력 핑계 대지 말고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바로 해보자. 그것이 오랜 취미가 될 수도 있고 또 새로운 직업이 되어 새로운 길로 날 데려가 줄지도 모른다. 해보지 않은 일들로 매일 돌고도는 일상 안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주자.



Jason mraz의 노래 ‘Everything is sound’ 가사 중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 You don’t need a vacation when there’s nothing to escape from.

도망치고 싶은 곳이 없다면 휴가는 필요하지 않아요. ]


나의 일상이 도망치고 싶은 하루가 아니라면 나는 더 이상 일상에서 벗어난 비일상만을 꿈꾸며 살지 않을 것이다.

일상 안에서 충분히 만족하고 일상 안에서 꿈꾸며 살 수 있게 일상을 가꿀 것.


이것이 내가 찾은 행복해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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