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학자 설규을 Jul 06. 2024

나에게 가족이란

10줄 문학 연습 - 1

나에게 가족이란 큰 테이블 식탁이 있어도 검정색 오븐 앞에 있는 나무로 만든 작은 앉은뱅이 식탁에서 다 같이 옹기종기 먹는 것이다.


앉은뱅이 식탁이 작진 않았지만, 5명의 국과 밥그릇을 두기엔 작아서, 각자의 밥그릇은 반드시 들고 먹고, 국그릇과 반찬들을 식탁에 가득 뒀다. 


오븐에서 꺼낸 지글거리는 삼겹살이나 고소한 고등어 구이를 바로 먹었을 때가 어릴적의 행복한 기억이다. 


그때로부터 몇 년이 흐른후에는 누나들은 대학진학과 결혼으로 집에서 멀어져갔고, 더 몇년이 흐르자, 나도 군대와 유학으로 집에서 멀어져갔다.


심지어 요즘은 각자의 일과 꿈을 위해서 누나들은 서울과 샌프란시스코에, 부모님은 부산에, 나는 콜로라도에서 지낼예정이다. 


한때는 대전의 좁은 앉은뱅이 식탁에서 같이 밥을 먹었던 가족이 이렇게나 멀리 떨어질 줄 알았을까?


누나들과 반찬 경쟁을 하던 것, 작은 누나 허벅지에 내가 뜨거운 삼겹살을 떨어뜨려서 혼났던 기억등을 떠올리면 나는 아직도 웃음이 지어진다. 


요근래에도 부모님을 보러 내려가면, 나에게 한 끼라도 더 먹이려고 하신다. 


아직도 부모님 눈에는 내가 앉은뱅이 식탁에 앉은, 고기만 좋아했던 아들인가 보다.


부모님이 주신 사랑이 나에게 뿌리가 됐다.
















매거진의 이전글 "동화가 되어버린 방탈출 예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