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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레모스 Sep 17. 2024

비 오는 날의 멘토링

커피챗과 멘토링 그리고 코칭

“Hi K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저 KAC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K님과의 코칭 세션이 기억에 남아 먼저 연락드리게 되었는데요. 혹시 9월에 시간 괜찮으시면 런치나 커피 한 잔 어떠실까요? 코칭 선배님께 여쭤보고 싶은 내용들이 있어서요. :)“


2023년은 나에게 코칭의 해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장 5개월에 걸쳐 코칭 교육을 100시간 넘게 받았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진 코치 자격증 취득을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했다. 실습시간을 채우기 위해 고객을 찾는다는 글을 링크드인에 올렸는데 S는 그때 만나게 된 고객이다.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는 그녀와 나는 삼성역 어느 카페에서 처음 만나 서로에 대해 알게 되었고 커리어 코칭 또한 진행했었다.


그렇게 벌써 1년 반이 지났는데, 갑자기 연락이 온 거다. 코칭에 더 진지했다는 소식도 반가운데 나를 떠올렸다는 건 고마운 일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비 오는 목요일 왕십리 어느 카페에서 다시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S는 얼굴이 한결 가볍고 담백해 보였다.

“S님, 얼굴이 작년보다 한결 가볍고 담백해 보이네요.” 이렇게 말하자 S는 무척 공감하며 자신의 지난 1년을 언급하며 지금의 상태 또한 이야기해 주었다.

(코칭은 이렇게 보이는 모습 그대로를 말해주는 것으로부터도 때로 시작한다. 고객의 상태를 알아차려 말해줌으로써 고객 스스로 확인하며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


S는 지난 시간을 거치며 코칭을 배워 코치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굳힌 모습이었다. 자격증 취득 일정을 검색해 보고 교육 과정도 등록했으니, 계획이 S를 실행으로 이끌어주리라 믿었다. 나를 만나며 코칭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었고 1회 진행했던 코칭 또한 선택에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 기쁠 일이었다.


신기하게도 코칭을 받은 고객이 다시 코치의 길에 관심을 갖는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코칭을 받아 본 사람이 코칭의 여정과 가치를 깨닫고 변화를 경험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코칭은 또 다른 코치를 만들어낸다.

참으로 선순환적인 생태계임이 틀림없다.


S는 나에게 코치의 길을 가기 전 먼저 코치가 된 자로써 해주고 싶은 조언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 이야기에 나는 먼저 질문을 했다.

“S님은 왜 코치가 되려 하나요?“

“이걸 통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요?”

나도 모르게 코칭 질문을 던진 거다.

그리고 S의 답변을 통해 S 역시 자신의 생각과 목표가 명확해졌을 거고, 나도 어떤 이야기를 해줘야 할지 알게 되었다.


조언을 구한 그녀에게 지금은 코칭이 아닌 멘토링을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나의 경험을 듣고 싶은지 먼저 물어봐 동의를 받은 후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 나는 왜 코칭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게 되었는지

 - 내가 선택한 코칭교육과 배우고 남을 것

 - 교육 이후 자격증으로 가는 길과 자격증을 따기 위한 준비 및 노력, 시간 확보

 - 사내코치가 어떻게 되었는지 그리고 조직에서 어떻게 코칭을 접목했는지

 - 그리고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지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약속이나 한 듯 서로에게 줄 선물을 건네며 우리는 헤어졌다. S는 지인들과 함께 쓴 자신의 책과 회사 다이어리를, 나는 조직의 리더로 있는 그녀의 리더십과 코치의 길을 응원하며 리더십 다이어리를 선물했다.



이렇듯 멘토링은 코칭과는 다른 목적과 효과를 갖는다.

멘토링은 경험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이의 특정한 스킬 및 지식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전달, 설득, 경험 공유, 설명, 조언, 방법 전수 등을 사용했다.


ADKAR 모델이라는 걸 함께 소개하고 싶은데 모델의 앞 글자를 딴 Awareness, Desire, Knowledge, Ability, Reinforcement의 조합이다.

Awareness: 변화의 필요성 인식

Desire: 변화에 참여하고 돕고자 하는 욕구

Knowledge: 변화 방법에 대한 지식

Ability: 원하는 스킬과 행동을 실현하는 능력

Reinforcement: 변화를 유지시키는 힘의 강화


이 모델에 S와의 시간을 비추어 보면 그녀는 이미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A) 참여하고 돕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었다.(D)

내가 한 건 변화의 방법에 대한 지식(K)과 원하는 스킬과 행동을 실현하는 능력(A)에 대한 약간의 첨언이었을 것이다.

변화를 유지시키는 힘의 강화는 멘토링의 현장보다는 그래도 S가 코칭을 공부하고 해 나가며 더 미래로 나아가 있을 때 해줘야 할 작업이 아닐까 생각된다.


배움을 내재화하고 그 배움이 쓰임이 있게 된다는 건 참으로 재미있고도 가치 있는 일이다. 코칭은 나를 그 길로 인도해주고 있다. 그래서 코칭을 잠시 쉬고 있는(주기적인 코칭 모드) 지금도 일상생활에서 나는 여전히 코치로 살고 있다. 이제는 멘토링도 개념이 아니라 실전으로 코칭과 함께 더 잘 사용할 수 있겠다는 기대와 자신감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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