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비애야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
월급에 의존하며 관성적으로 회사를 다니는 삶.
난 일탈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다.
회사를 꽤 오래 다녔음에도 딱히 잘하는 게 없다는 이상하고도 초라한 사실을
회사원, 특히 문돌이의 숙명이라고 치부하기엔 구차했다.
그 기간에 기술을 배웠다면 아마 전문가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분명 지금도 늦었을 리 없다.
시골이라는 공간에서 시험해 볼 것이다.
후회는 없을 것 같다.
가능성을 발견한다면 새로운 길을 타진할 것이고,
가능성을 찾지 못한다면 회사에 더욱 고마워하며 열심히 다닐 수 있을 테니까.
개인적으로 재정비도 필요한 시기였다.
얼마 전 받은 건강검진 결과는 우울함 그 자체였다.
고혈압과 지방간, 높은 안압, 목디스크까지.
사무직은 이렇게 책상머리에 앉아 있다가 서서히 병들어 가는 건가 싶었다.
한 템포 쉬어갈 때다.
시골에서는 몸을 많이 움직여야겠다.
술담배를 멀리하고, 가공식품을 적게 먹어야겠다.
돈 안 되고, 쓸데없어 보이는 일들을 많이 해야겠다.
아참, 수염을 기르고, 파마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