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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디얼리스트 Aug 10. 2022

시골로 가는 이유 (2) - 층간소음 해방

그동안 층간소음을 경험하고 해결방법을 찾아본 뒤 내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사실 층간소음뿐만 아니라 층간흡연, 층간냄새 따위의 갈등 역시 마찬가지라고 본다)


- 한번 귀가 트이면 되돌리기 어렵다.

- 당연히 피해자는 말할 것도 없고, 가해자가 된 사람들의 스트레스도 심하다.

- 원만하게 해결된 케이스는 거의 없다.

- 판사, 변호사도 포기했다. (차라리 조폭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 현실적인 답은 이사뿐이다.


층간소음 피해자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면 인간 같지도 않은 윗집 놈들을 찢어 죽이고 싶다는 글들 투성이다.

평소 화를 잘 내지 않는 나도 피가 거꾸로 솟는 경험을 하고 나니 그들의 심정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내가 겪은 사례 대신 이런 일반론을 늘어놓는 것도 굳이 다시 떠올리고 싶지조차 않은 기억이기 때문이다.

다만 유난히 소음에 취약해 병원까지 다니게 된 아내를 위해 나는 냉정을 지켜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먼발치에서 아파트를 바라보며 문득 깨달았다.

'집들이 너무 붙어있다.'

이윤을 남겨먹기 위한 건설사의 시공방식이야 차치하더라도 집들이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 게 이상할 노릇이다.

아파트라는 공간에 대한 회의감이 몰려왔다.


나중에 다시 아파트로 돌아오게 될지, 단독주택에 살게 될지는 모르겠다.

짜증나는 윗집에 대처하기 위해 정리해둔 방법들을 실행할지 여부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아무려나 아내를 위해 시골로 간다.

열악한 시골집이라고 해도 층간소음만 없으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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