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와 재생가능 에너지는 무엇이 다를까요?
최근 2050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면서 신재생에너지 또는 재생가능 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더구나 2021년 요소수 대란 사태나 최근 유류 가격 폭등 현상 등을 겪으면서 기후변화가 심해질수록 우리나라의 자원 수급 현황은 점점 더 불안정해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의 가치는 앞으로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어요. 그런데 과거에는 ‘신재생에너지’를 주로 이야기했다면 최근에는 점점 ‘재생가능 에너지’라는 말을 더 자주 들을 수 있는데요. 얼핏 비슷해 보이는 이 두 단어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신재생에너지는 사실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에너지 영역을 포함하는 단어예요.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서 이렇게 부르는 것이죠. 사실 지금까지 '신재생에너지'를 말할 때 이 두 가지 다른 에너지원에 대해 말해왔던 것입니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ㆍ이용ㆍ보급 촉진법에 따르면 ‘신에너지’란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거나 수소ㆍ산소 등의 화학반응을 통하여 전기 또는 열을 이용하는 에너지인데요. 수소에너지나 연료전지, 석탄을 액화ㆍ가스화한 에너지들을 모두 포함합니다. 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와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무공해 에너지로, 일반적으로는 대체에너지를 구성하는 한 요소로 이해됩니다.
신재생에너지 중 수소에너지는 물이나 유기물, 화석연료 등의 화합물에 존재하는 수소가 여러 가지 화학반응을 할 때 나오는 에너지입니다.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오염 물질이 없고 부피를 줄여서 한 번에 많은 양을 운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미래 대체에너지로 각광받고 있어요.
연료전지는 연료를 연소시키지 않고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만들어내는 장치인데요. 주로 산소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합니다. 마지막으로 석탄 액화ㆍ가스화는 고체 연료인 석탄을 휘발유 및 디젤유 등의 액체 연료로 전환시키거나 높은 압력으로 석탄을 합성가스로 만들어서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만드는 기술이에요. 초기 투자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발전효율이 높고 저급한 연료를 활용해 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에 해당하는 신에너지의 영역에 재생 가능하지 않은 에너지원인 '화석연료를 변환한 에너지'가 포함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신재생에너지는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가 에너지원이 되어 새로운 에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화석연료를 변환한 에너지는 재생할 수 있지 않기 때문이죠.
이것이 왜 문제가 될까요? 신재생에너지 중 신에너지에는 기존 화석연료 에너지의 변형에 그칠 뿐인 에너지원들이 포함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방법의 전환'만 있고 여전히 화석 연료인 원유나 천연가스를 사용할 뿐 아니라, 대기오염 물질 및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것이죠. 즉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원임에도 불구하고 환경친화적인 재생에너지와 동격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어요.
과거 실제로도 한국 정부에서 발표하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에 IEA(국제에너지기구) 재생에너지 기준을 적용하면 수치가 현격하게 낮아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이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고, 따라서 최근의 정책이나 보도자료 등에는 점차 '신재생에너지' 대신 '재생에너지'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오염 물질을 배출하고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에너지원이 어떻게 '친환경 에너지'가 될 수 있었던 걸까요? 사실 이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같은 대기 오염 물질로부터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 책임보다는 기존 산업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어요. 또한 현재 대부분의 수소 에너지나 연료 전지는 화석연료인 원유나 천연가스를 통해서 만들어지는데요. 이는 친환경적이거나 재생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는 아닙니다.
이와 다르게 구별되는 것이 바로 재생 가능 에너지입니다. 재생 가능 에너지는 재생 가능한 자원, 즉 햇빛(태양), 바람(풍력), 비, 조수(조력), 파도, 지열과 같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보충되는,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부터 수집된 에너지를 말해요. 예를 들면 태양 에너지로 식물이나 해조류에 의해 만들어지는 바이오매스 연료가 있어요. 석유, 석탄 같은 화석 연료와 우라늄 등의 원자 연료와는 대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죠.
재생 가능 에너지는 말 그대로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를 의미해요. 보통 재생에너지와 재생 가능 에너지라는 두 가지 용어가 섞여서 사용되기 때문에 헷갈릴 수 있지만 두 용어는 같은 의미를 지닌 단어랍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와 재생 가능 에너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구분해서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되는 용어인데요, 이로 인해 몇 가지 오해나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해요.
먼저 국제기준과의 차이로 인해 통계적 차이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요.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세계 197개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제출하였는데요. 기후위기가 세계적인 문제로 부각되면서 많은 나라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역시 중요하고 민감한 이슈로 자리를 잡으면서 이와 관련한 국가 간 소통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그런데 만약 발전 비중을 말할 때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비율' , 다른 나라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산정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국가 간 커뮤니케이션에 오해가 생길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재생에너지를 정의할 때 나라마다 미세한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재생에너지와 신에너지를 합쳐서 통계를 내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사용하지 않는 용어이기 때문에 국외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재생에너지 비중으로 이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신재생에너지이나 재생에너지에 대한 명확한 분류와 정의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와 재생 가능 에너지의 차이, 조금 이해가 되셨나요? 전례 없는 기후위기 속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에 집중했을 때 더욱 근본적인 에너지 전환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래서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유럽연합(EU) 등 국제 사회는 이미 재생에너지에 집중하고 있죠. 화석연료가 점점 고갈되어 가고, 기후변화로 인해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는 지금,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때입니다.
<참고자료>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공식 블로그 : 신재생에너지와 재생가능에너지의 차이
그린피스 : 신재생에너지와 재생가능에너지, 뭐가 다르지?
https://www.greenpeace.org/korea/update/6956/blog-ce-re-definition-explanation/
네이버 지식백과 : [시사상식사전] 재생에너지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830068&cid=43667&categoryId=43667
한국수자원공사 공식 블로그 : 신재생에너지vs재생가능에너지, 무슨 차이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