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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종 Jan 16. 2023

특근야행

- 노동의 새벽 아래

기름투성이, 컨베이어 벨트 위

전력을 다 짜내어 바둥치는

이 전쟁 같은 노동일에

덤벼들기 전까지 알지를 못했다.


늘어 처진 육신에

또다시 다가올 내일의 노동을 위해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가운 소주를 붓는 심정을.


끊어질 듯 아려오는

허리통증을 잊어보려

MZ의 손에 들린

만원짜리 세계맥주 4캔과 피자 한 조각.

 

최저시급 1만원으로도

어림없는 이 사치스런 만찬을 후회하며

새벽 쓰린 가슴 위에

파스 한 장 붙인 채로

공단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어쩔 수 없이 이 절망의 벽을

기어코 깨뜨려 솟구칠

거치른 땀방울, 피눈물 속에

새근새근 숨 쉬며 자라는

우리들의 사랑, 분노, 희망과 단결을 위해


** 박노해 시인의 시 <노동의 새벽>을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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