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의 새벽 아래
기름투성이, 컨베이어 벨트 위
전력을 다 짜내어 바둥치는
이 전쟁 같은 노동일에
덤벼들기 전까지 알지를 못했다.
늘어 처진 육신에
또다시 다가올 내일의 노동을 위해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가운 소주를 붓는 심정을.
끊어질 듯 아려오는
허리통증을 잊어보려
MZ의 손에 들린
만원짜리 세계맥주 4캔과 피자 한 조각.
최저시급 1만원으로도
어림없는 이 사치스런 만찬을 후회하며
새벽 쓰린 가슴 위에
파스 한 장 붙인 채로
공단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어쩔 수 없이 이 절망의 벽을
기어코 깨뜨려 솟구칠
거치른 땀방울, 피눈물 속에
새근새근 숨 쉬며 자라는
우리들의 사랑, 분노, 희망과 단결을 위해
** 박노해 시인의 시 <노동의 새벽>을 인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