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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욕꼬질이들 Oct 16. 2024

평슐랭 1탄 진미평양냉면 후기

평범한 사람의 평양냉면 투어

나는 제주도에 가서도 평양냉면 집을 찾아갈 정도로 메밀 냉면을 좋아한다.

강남역에 들를 일이 있어 갔다가 근처 강남구청역에 미쉐린 평양냉면 집이 있길래 굳이 버스 타고 찾아갔다


장점

1. 비교 불가한 육수

나는 평양냉면에 맹물을 기본 두 컵 부어먹을 정도로 더욱 밍밍한 맛을 좋아한다

평소 먹는 입맛은 짠 편이지만 평양냉면만큼은 더 맹숭맹숭하게 해서 깊게 우러난 미세한 육수와 메밀의 향과 맛을 즐기는 게 좋다

이 집도 찬 맹물을 두 컵 부어서 먹었는데 고기의 잡내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고 미세하게 기분 좋은 향과 맛이 있었다. ‘깔끔한 육수’라는 표현보다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 같다.


2. 적당한 양

곱빼기로 주문해야 한다는 후기가 있었는데 먹다 보니 이해가 가긴 했지만 만두까지 주문했기 때문에 나에게는 딱 좋았다. 다른 집에 비해 면의 양이 크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면보다는 육수를 사랑하는 나에겐 좋다.

3. 노 브레이크 타임 노 웨이팅

서너 시쯤이었는데 브레이크 타임이 없었고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근처 평냉집은 다 브레이크 타임에 걸려서 가지 못했는데 브레이크 타임이 없는 거 자체가 가게의 회전율이 좋다는 것을 반증하는 거 같다.


아쉬운 점

1. 면의 굵기

개인적으로 좀 더 굵은 면을 좋아하는데 소면보다 살짝 두께가 있는 정도로 얇아서 아쉬웠다.


2. 젓갈향이 강한 반찬

김치와 냉면에 곁들여 먹으라고 나온 듯한 다진 양념에서 액젓, 젓갈맛이 많이 나서 평양냉면의 슴슴한 맛을 잡아먹는다. 개인적으로는 김치도 반찬도 슴슴해야 냉면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아마 좀 더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취향도 반영해서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나온 것 같았다.


3. 만두

하도 맛있다고 해서 먹었는데, 나에겐 그냥 기름지고 짭짤한 만두였다. 늘 평양냉면에 만두 반접시를 주문하는 나에게는 다른 집과 비교했을 때 크게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4. 화장실

한국에도 젠더뉴트럴 화장실이 있다니 남녀가 함께 쓰는 화장실이 서울 한복판에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볼일을 보고 나가는데 볼일을 보는 남성과 마주치거나, 칸 안에서 이성이 볼일을 보는 소리를 듣거나 상대의 볼 일이 끝날 때까지 갇혀있는 상황이 달갑지 않은 나에게는 다시 가고 싶지 않을 정도의 허들이다.


총평 4.4점

장점보다 단점을 많이 적었지만 육수가 모든 단점을 다 눌러버리는 곳이다. 굳이 강남역에서 버스 타고 가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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