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전부는 아니지만, 성적을 기본 전제로하는 학교 수업
2학기 첫 시험이 끝났다. 성적 확인 중인데 이번 지필평가는 서술형 없이 선택형 문제만 출제하였다.
채점을 하고 학급별 평균을 보다가...말로만 듣던 성적 중위층 실종과 전체적인 성적 하락, 그리고 상위권과 중위권 간의 격차 심화(하위권보다는 중위권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 곧 성적 중위층 실종이 큰 문제다)
그리고 내가 가르치는 한문 과목만 그런가하고 동일 학년 다른 과목의 전체 평균도 보았다. 같은 학급인데 타 교과 학급 평균과 한문 과목 학급 평균의 차이를 보니 무려 10점 정도 편차가 났다.
이렇게 내 과목 자체와 타 교과와의 성적 비교를 해보니 잘 알겠더라. 내가 온라인 수업을 핑계로(아니면 온라인 수업이 아니었어도....) 학생들의 교과 성적 향상을 위해서 특별히 노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더불어 같은 상황임에도 등교 수업 시와 유사한 점수대를 유지하도록 가르치는 동료 교사들의 노력도 알 수 있었다.
원인 분석과 핑계 거리 찾기는 구별되어야한다. 현재 내 교과의 문제는 온라인 수업보다는 내 수업 자체에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재작년보다 학급 평균이 떨어진 것은 원인 분석에서 참조할 사항이 아니다. 왜냐하면 환경이 변했는데 내가 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을 말할 뿐 학생들의 태도가 급변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십여 년 익숙하게 반복했던 수업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할 때인가보다. 온라인 수업을 계속 하게될지는 모르지만 오프라인 수업 때도 지금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해야한다.
물론 학교 성적만이 배움이 전부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기본으로 전제하지 않고 하는 학교 수업은 학교 수업으로서의 목적에는 또한 부합하지 않는다. 평가 성적을 기본으로 어느 정도 유지한 채 수업이 주는 배움의 기능과 목적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한다.
내게 주어진 숙제를 잘 풀 수 있길 바란다. 머리만으로 분석하는데 그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