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네 Dec 18. 2024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지 않게 한 남자의 말과 행동

우연히 만나서, 혹은 일상에서 한눈에 반하거나 지켜보면서 호감이 서서히 커지는 게 제일 좋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된다. 인위적으로 만나 알아가는 과정에서 이런 사람하고는 잘 안 맞았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만났지만 가치관도 잘 맞고 티키타카도 잘되고 눈빛도 통하는 사람을 만날 때는 이런 게 운명인 건가, 할 때도 있어서 만남의 방법보다는 그냥 이 사람이다 싶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 운명인 것 같다.




- 혼자서 재미없는 얘기를 지나치게 길게 얘기한다.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와 내용이 가득한 자기 업무, 관심사에 관한 얘기. 듣다가 너무 재미없고 지겨운데 상대가 지루한 공기를 못 읽는다. 너무너무 재미없고 길어서 중간에 끼어들면, 자기가 말하는데 자주 끼어든다고 지적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눈치 없는 사람을 싫어한다.



- 너무 어린 십대 걸그룹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콘서트 사진 프사로 하고, 그립톡 끼우고 다님)은 좀 이상해 보인다.



- 돈 좋아하세요? 하며 ‘돈을 밝히시나 봐요?’ 하는 뉘앙스로 하는 발언이 싫었다. 일단 그런 의미가 아니었는데 맥락충(이란 단어를 최근에 배움) 같아서 싫었고 내가 돈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느껴졌다 한들, 그렇게 말하는 게 무례하고 나와는 합이 안 맞구나, 하고 느껴졌다. 나는 불필요한 돈, 시간, 물자 낭비를 싫어하는 짠순이라 여자 김종국 소리를 듣는데 억울하다.



- 자기에 대해 얘기는 안 하고 질문만 쏟아낸다. 운동 좋아해요? 뭐 좋아해요? 최근에 언제 연애했어요? 취미가 뭐예요? 뭐 전공했어요? 등등, 그런데 답을 듣고 대화가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다음 질문이 이어진다. ENTJ 유형의 사람들이 종종 이랬는데, 나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다는 사실이 좋긴 하지만 소통이 되는 느낌은 아니다. 자기에게 맞는 사람인지 확인하려고 면접을 보는 느낌이라 나중에 가면 불쾌해진다. 본인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달라고 하면 궁금한 걸 질문을 하라고 한다. 맥락이 뚝 끊긴다.



- 역시 ENTJ 사람의 일화인데, 돌직구 고백을 날린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인데 온갖 질문들로 나에 대해 파악을 마친 후, 그래서 내가 좋아 싫어? 딱 얘기해, 이런 식이다. 시간 낭비를 싫어하며 까칠하고 짜증이 느껴져서, 나도 효율성을 중시하는 타입이지만 정이 떨어졌다. 아니, 너에 대해서는 얼굴하고 이름 밖에 모르는 수준인데?



- 내가 하는 발언 하나하나에 상처를 받는 것 같은 사람이 힘들다. 감정 상할까 봐 굉장히 조심해서 말하기를 해야 하는 상대는 내 감정도 소모시킨다.



- 지난 연애에 대해 상대방의 잘못만 줄줄 읊으며(안물안궁인데) 깎아내리는 사람. 왜 결혼까지 이어지지 못했는지에 대해 그 사람이 결격 사유가 많았느니, 너무 공주 대접을 받으려 했다느니 등. 그냥 간단히 제가 부족했었나보죠, 하고 넘어갔으면.



-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하지도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지 않고(안 보여주면 안 보이면 본인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뭐 계속 만나보자는 식으로 대하는 사람. 결혼 적령기가 지났는데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고 일단 만나보자, 는 못하겠다. 관심을 주고 연락을 자주 하지도 않고 우리 관계가 포함된 자신의 비전과 미래가 눈에 그려지지 않으면 시작을 하기 싫다. 시간 낭비를 싫어해서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ENTJ의 모습이 나에게도 있다.



- 너무 뜨문뜨문 연락하는 사람. 6-7시간을 20-30분마다 한 줄씩 뜨문뜨문 이어지는 대화가 힘들다. 짧은 시간이어도 실시간으로 몰입도 높은 대화를 하는 게 좋다. 사람이 아무리 바빠도 5-10분 대화할 시간도 없지 않을 텐데.  



- 힘아리가 없는 사람. 너무 축 쳐져 있고 우울해 보이고 기력이 없어 보이는 사람, 말이 너무 느릿느릿한 사람, 질문을 하면 대답이 너무 늦게 나오는 사람은 매력이 반감된다. 신중한 사람이 좋지만 신중한 게 아니라 답답했다. 아, 좀 빨리 좀 말해, 하고 싶다. 나는 그래서 에너지 발산형인 E인 사람이 그나마 나에게 맞겠구나, 하고 발견했다, 고 해야하나 비논리적일지라도 스스로 타협했다. 활발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오는 사람이 좋다.



- 알아먹다, 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 알아먹는다고 하면 너무 아저씨 같고 과격해 보인다.



- 학부에 자격지심 있는 사람. 누구나 자격지심이 있겠고(나는 최근에 나이 자격지심이 생긴 듯..) 자격지심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미 내가 보기에, 아니 누가 보더라도 자기는 한국 사회의 기준에서 충분히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인데도 대학 졸업한 지 십 년도 넘었는데 대학 얘기에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고, 반대로 명문대 출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는 것이 불필요해 보이고 불편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