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이 오는 카페에서 딸기 맛이 나는 커피를 마시고 있다. 이곳에는 다양한 테이스팅 노트의 커피가 있는데, 오늘은 딸기이자 스크류바이다. 그래서 글의 주제도 딸기맛이 나는 커피로 정했다. 하지만 나는 조금 틀어서, 스크류바 맛이 나는 딸기로 하고 싶어졌다. “스크류바나 딸기나.” 라고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이 커피를 마셔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딸긴데 스크류바 맛도 나네… 라고 생각하게 되면, 당신은 그 때부터 커피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라즈베리가 첨가된 초콜렛을 먹으며 얘기를 나눴다. 우리는 소고기를 먹으러 자리를 옮겼고, 삼성동 도쿄 재즈란 곳에서 처음 손을 잡았다. 지금 나는 Chet Baker의 My Foolish Heart라는 재즈곡에 맞추어 글을 쓰고 있는데, 당신에게도 그 날 이후로 많은 재즈 넘버를 들려줬다. 하지만 나는 안다. 지금은, My Foolish Heart건, My Funny Valentine이건, 비슷한 노래, 아니 똑같이 들리는 그냥 “재즈”일 뿐이란 것을.
그래서 난 오늘 당신에게, My Funny Valentine을 들려주려고 한다. 그리고 내일 당신 앞에서, My Foolish Heart를 틀것이다. 이어폰을 나눠 끼며 내가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눌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같이 보아야하며, 매일 같이 좋은 커피를 마시고. 좋은 재즈 넘버를 들어야 한다고 일장 연설을 할 셈이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서,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가 우리가 더욱 더 기념할 날이 될 날에, 우리는 다시 한번 도쿄 재즈에서 위의 두 노래를 신청할 것이다.
그 때 쯤 이면 아마 그 둘을 구분할 수 있겠지. 당신은 기다리면 된다. 당신은, 우리는, 그 때부터 서로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사랑을 하게 될 것이다. 서두를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당신은 그저 내가 준 테이스팅 노트와 유튜브 링크를 곱씹으며, “민성이는 귀여운데 멋지기까지하네.”라고 말하며, 나에게 사랑을 속삭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