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사회는 시시각각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는 조급하게 만들지만 이럴 때 일 수록 느리게 가는 힘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정보 속 변화의 속도에 발맞춰 우리의 선택과 판단, 사고의 속도 또한 함께 진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판단할 때 그 일차적인 기준은 다름 아닌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입니다. 세상을 보는 눈, 어떤 정보가 신뢰할 만한지, 어떤 방향이 더 타당한지 결정하는 기준은 바로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선행지식에서 비롯됩니다. 이 선행지식이 정교하고 통일된 구조로 잘 정리되어 있을수록 우리는 복잡한 세상을 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또렷한 선행지식은 어떻게 획득할 수 있을까요? 지식은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핵심적인 과정이 바로 ‘읽기’입니다. 읽기란 남이 쓴 텍스트를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텍스트를 나의 기존 지식, 경험, 감정과 연결 지으며 새로운 이해를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활동입니다. 이 과정은 단지 정보를 습득하는 것을 넘어서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정보의 소비자가 아니라 세상을 해석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읽고, 생각하고, 연결하고, 판단하는 능력. 그것이 바로 빠르게 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