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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넌 Sep 10. 2024

모든 것에 연연

연연에도 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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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작은 것 하나하나에 연연하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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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소한 순간이 머릿속에 맴돌아서 하루종일 그 생각을 하면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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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그런 사소한 순간이 여러 개 있고, 하루종일 그 여러 개를 반복재생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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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평한 나무 판자에 조그만 흠집이나, 보풀 같은 게 나면 그것을 매만지느라고 하려던 일을 시작도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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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서는 태연한 척 판자를 무릎 위에 올려두고 헤헤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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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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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아니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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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연연하지 말자, 라고 생각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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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연하지 말자, 라고 생각하는 것조차 연연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가, 지금 또 연연하고 있네, 또, 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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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연하지 말 것에 집착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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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익히고 배울 것이 많다. 어떻게 하면 연연하지 않게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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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연하면 연연하는대로 두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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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결국 연연하게 되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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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지금 나의 말장난 굴레에 놀아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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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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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연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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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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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라,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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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연함에 연연하며 어떤 짧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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