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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쟌카 Aug 22. 2019

[주간아티스트] Alternative R&B: JMSN

음울하게 넘실거리는 음악성, 반짝이는 재능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JMSN을 알게 된 것은 2017년 말이다. 사업적 기회로 그를 알게되고, 한 달 후쯤 내한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연말에 동료와 홍대에 있는 한 공연장을 찾았다.  


백스테이지에서는 아티스트와 인사를 나누게 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의 이 아티스트의 강렬한 인상은, 후에 그의 엄청난 공연으로 배가 되었다.


아티스트는 백스테이지 여러 댄서들과 밴드 세션 연주자들로 붐비는 가운데 큰 소파에 눕 듯 앉아있었다. 새파란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있었음에도 그 눈빛이 반짝반짝 넘실거렸다. 첫 눈에 보기에도 허무주의 같은 것에 젖어있는, 음울하게 빛나는 예술가의 모습이었다. 포스터에서 본 모습과는 또 다르게 아우라가 엄청 커서, 같이 간 동료마저도 본인이 본 모습이 맞는지 공연 무대 가까이 가서 다시 확인하자고 했을 정도였다.


백스테이지에서 발현된 아우라는 무대위에서 엄청난 존재감으로 변모했다. 내 눈과 귀가 틀리지 않았는지, 우연찮게 만난 업계 동료분께서도 저런 엄청난 놈(?)은 오랜만에 본다고 하셨다. 왜 유통사 대표님께서 그의 음악을 국내에 소개하고 싶었는지, 자랑스러워 했는지 너무나 이해되는 무대였다.


본인이 만든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었고, 그렇기에 어떤 목소리로든 그 느낌을 표현해낼 수 있는 아티스트였다. 음정이나 리듬의 정확도에 무관하게 느낌의 정수만을 전달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얼마나 될까. 어떻게 보면 젊은 전인권 같기도했다. 개인적으로 정확히만 부르는 가수들을 별로 안좋아해서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무결점의 보컬리스트보단 아티스트란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더 좋으니까.


그의 춤 역시 그의 노래와 비슷했다. 잘 춘다고 못 춘다고 판단하기도 애매한 그의 몸짓은 이상하게 느낌이 살아있었다.


다녀와서 찾아보니, 내가 가장 좋아한 무대는 Drinkin'이란 곡이었다. 그의 대표 장르 얼터너티브 R&B를 가장 잘 살린 노래라 생각한다. 가장 유명한 노래는 Addicted, 무대 뒤에서 본 그의 음울함이 가장 많이 담긴 곡이다. 유투브 상에서는 Kiev 라이브 버전이 가장 좋다.


JMSN은 커리어 초기부터 대형 레이블과 계약하며 다양한 밴드명, 단독 이름으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음반 매출과 라디오 스트리밍을 최우선적 목표로 두는 레이블에서는 그의 능력만큼 각광을 받지 못했다. 이후 이름을 JMSN 으로 바꾸고 독립 레이블을 설립하고, 돌연 팝에서 '히피 R&B' 로 음악색을 바꾼 그는 대형 매거진에서 다뤄지기 시작했고, 결국 탑 독 엔터테인먼트(Top Dawg Entertainment)의 켄드릭라마와 같은 힙합 아티스트와의 작업으로 이어졌다. POP이라는 대중적인 색 대신, 자신의 색깔을 과감히 드러내고 독자적인 길을 걸은것이 제임슨에겐 신의 한수 였던 듯하다.


JMSN 을 보며 후회없이 사는 것, 이라는 슬로건에 여지없이 또 빠져들었었다. 자신의 기분을 담은 노래를 만들고, 단 한 사람이라도 그에 위로와 힘을 받는 것. 얼마나 멋진 삶일까 생각했다. 앨범형 아티스트와 라이브형 아티스트가 있는데, 제임슨은 놀랍게도 두가지 면모를 모두 갖추고 있다. 앨범에서는 밴드 사운드와 목소리가 너무 잘 어우러짐이 가까이 들려서 좋고, 라이브에서는 날 것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할 줄 아는 아티스트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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