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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갱이 Oct 26. 2024

인격을 갖춘 아이를 키우기 위한 시간

아이가 바꾼 우리의 삶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K. 이 글은 나의 프라이언트 K 당신을 위해 쓰는 글입니다. 당신의 의뢰 덕분에 제가 계속 고민하던 지점들을 만나고, '인격'이라는 핵심단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좋은 의뢰 감사합니다.


당신이 준 의뢰는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교육 이야기와 아이를 키우면서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부분 그리고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부모로서 선생님에게 바라는 점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교육이야기는 무엇일지 고민해 봤습니다. 쉽사리 떠오르지도, 하나만 준다면 무엇을 주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교육보다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습니다. 무엇을 말할지 고민하다 보니 '교육'은 진짜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했고,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니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줌'이라 되어있더라고요. 저는 교육에서 '인격'에 주목해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7개월 아이를 키우며 지금까지 가장 바라는 부분이 바로 건강한 몸, 마음, 정신으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이죠. 


인격에도 비슷한 뜻이 있더라고요. 사람의 행동이나, 모습, 성품과 관련되어 있는 단어지만 ‘격’이라는 단어에는 ‘가지를 다듬어 모양을 바로잡는 가지치기’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 아이에게 지식과 기술적인 내용에 앞서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격에 대해 말하고 싶었나 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격은 삶을 대하는 바른 태도이고, 그로 인해 성장하고, 내면이 성숙해지는 수련의 길을 거쳐 만들어진 인격이었습니다. 여기서 저와 남편을 돌아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사람 되었다고 스스로 말하는 저와 늘 자신의 한계를 깨려는 남편은 더 좋은 어른, 더 나은 인격 함양을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앞으로 갈길이 멀지만 '인격'이라는 단어를 꼭 기억하며 아이에게 삶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사람에 대해, 사람의 성장에 대해 깊은 관심이 생겼습니다. 사실 아이가 60일 빨리 세상에 나온 이른둥이여서 발달에 대한 공부는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부모가 잘 알지 못하면 그 고통은 그대로 아이가 받는다 여겨졌을 때였으니까요. 조금 더 아이가 보통의 아이가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공부를 시작했었습니다. 그 와중에 온갖 매체에는 자극적이고 많은 정보들이 있었고, 저는 그 정보들을 판별할 기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육체적인 발달, 정서적인 발달, 뇌의 발달 등 공부하기 시작했었습니다. 발달에 대해 공부하면서 그 발달 시기와 딱 맞는 아이를 만날 때마다 어김없이 놀랐던 것 같습니다. 


대근육 발달시기에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잡고 일어서고, 스스로 걸으려고 하고, 뛰려는 모습이 있었고 언어 폭발기인 요즘엔 말하는 것을 전부 다 따라 하고, 기억하려는 것 같아서 늘 신기해하고 있습니다. 폭발적인 성장 덕분에 사람이 가진 잠재력, 학습력에 대해 또 생각해 보는 시기가 요즘입니다. 잊을만하면 부모에게 알려주듯 아이의 성장이 말을 건네옵니다. 어른들의 시선으로, 안전하다는 명목으로 아이가 가고자 하는 발달을 제한하고 있는 건 아닌지 늘 돌아보게 만듭니다. 임신 때부터 믿어온 '아이는 우리 생각보다 강하다'라는 게 꼭 육체적 뿐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훨씬 뛰어나다는 게 체감되는 요즘입니다. 끝없이 연결될 아이의 성장을 가로막는 존재는 되지 말자는 게 요즘의 다짐이며,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성장할 수 있음을 믿게 된 공부였습니다. 가장 먼저 변한 게 저와 남편이었고, 양가 가족들도 아이 한 명으로 인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은 늘 변화할 수 있는 존재임을 다시금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관점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부모의 관점에서 선생님에게 바라는 점을 말해달라 하셨죠. 저는 지난달부터 다시 아이들을 만나 교육현장에 있는데 그 관점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배울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딱 떠올랐습니다. 주변에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들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배워나가고 닮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꼭 교육현장뿐 아니라 주변의 삶이 그런 모양이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삶을 대하는 좋은 자세가 몸에 익혀지지 않을까요?


부모의 관점에서 선생님에게 바라는 점은 '명료하지만 다정한 피드백'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가족의 품 안에서, 사회 속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또 홀로 있을 때의 모습이 다 다르듯 아이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저희는 모르는 사회 속의 아이의 모습이 가끔 낯설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이게 발달과정상 당연할 수 있는 부분인지, 문제인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명료하지만 조금 다정한 어투로 말해주면 큰 힘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전업일 때도 마음이 휘청하지만 일을 시작하니 정말 비교도 안되게 휘청거리더라고요. 저도 부모가 되지 않았으면 못 느꼈을 감정이고, 모두가 저와 같지는 않겠지만 저도 교육현장에서 학부모님을 대할 때 마음에 새기려고 하는 부분이라 생각났습니다. 



같은 교육 현장, 다른 과목 선생님으로 있는 나의 프라이언트 K 덕분에

아이 교육에서 꼭 가지고 가고 싶은 단어와 교육현장에서 꼭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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