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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Jan 31. 2024

암호화폐의 재탕인가? 부활인가?

실물자산의 토큰화, 증권형 토큰

암호화폐 시장은 주기적으로 변화하며, ICO, NFT, DAO와 같은 새로운 블록체인 솔루션을 통해 주목을 받아왔다. 2023년 말, NFT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새로운 혁신, 바로 증권형 토큰(ST)으로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증권형 토큰은 부동산, 미술품, 주식 등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을 통해 디지털화하고 증권화하는 기술로, 자본 조달과 자산 분배의 새로운 차원을 제시한다.


기업이 자본 조달이나 자산과 이윤 분배 등을 위해 증권을 발행해서 소유자들에게 기업 가치나 운영 관련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처럼, 다양한 형태의 실물자산에 대한 소유권, 사용권 등을 여러 개인들에게 분배하는 것이 증권형 토큰인 것이다. 그런데 이미 부동산이나 미술품 등은 소유자에 대한 권리를 계약서나 공증 등의 형태로 이미 문서화해서 보장하고 있다. 이것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

첫째, 발행이 수월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문서 형태로 구성되는 자산의 소유권은 전자문서의 형태라고 하더라도 발행과 이의 증명 과정이 복잡했다. 또, 실제 법적인 보장을 받으려면 변호사부터 시작해서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로 인해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증권형 토큰은 발행이 수월할 뿐 아니라 발행과 동시에 법적 권리 행사가 가능하다. 그 과정이 단순하고 빠르다.


둘째, 소유권과 대상자산이 유연하다. 증권형 토큰은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한 명이 아닌 수 십 아니 수 백명으로 확대할 수 있다. 또한, 대상이 되는 자산 역시 다양할 수 있다. 한우, 롤렉스 시계, 가방, 와인, 영화, 웹툰 등 다양한 자산을 토큰으로 발행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자산의 가치 권한에 대해 시기나 행사 방안, 이윤 분배 방안에 대한 기록이 쉽고 이런 내용을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다.


셋째, 유통이 자유롭다. 기존의 기업 주식 거래는 규제와 제약이 많지만, 증권형 토큰은 2017년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자금을 모으고 투자자들과 이해관계자들을 모집할 때 이용한 ICO(Initial Coin Offering)를 닮았다. ICO처럼 ST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24시간, 다양한 계약조건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그렇다보니 기존의 금융업계와 다양한 자산 운영 업체들의 기대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롤랜드버거는 2022년 3000억 달러 수준인 전 세계 ST 시장 규모가 2030년이면 35배 넘는 10조9000억 달러, 원화로 1경 4170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에서는 기업들이 만기 회사채를 증권형 토큰으로 발행해 별도의 중개업체없이 투자자들에게  별도의 서류 인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수 년전의 ICO와 달리 자산을 기준으로 발행이 되는데다가 증권 규제 적용을 통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전통적인 증권 법률과 규제를 통해 수익, 배당, 이익 분배와 기존 증권과 유사한 권리와 의무를 보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안전하고 신뢰도가 높다.


그렇다보니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증권형 토큰에 대한 제도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한 사업자의 발행처에 발행한 ST는 자체 유통 거래소에 상장시키고 거래할 수 없도록 했다. 아직 구체적인 ST 관련 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내 증권사, 빅테크 기업 그리고 기존의 암호화폐 거래소와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ST 발행과 ST 거래소 사업에 본격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물론 서로간의 합종연횡도 활발해 여러 기업들간 컨소시엄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렇게 국내에도 ST 시장이 본격 형성되었을 때 기대되는 것은 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이나 탄탄한 중소 기업들이 다수의 개미 투자자들을 쉽게 모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예적금보다 이익이 높으면서 안정적인 채권 시장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실제 해외에서는 안정적인 채권을 대상으로 Debt Token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 증권형 토큰을 통한 채권 발행은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소액 투자 기회를 주어 자산의 대중화를 이끌어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가능하게 하고, 발행과 운영 과정의 비용 절감과 관리의 편리함이 보다 투명한 채권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내의 다양한 자산과 채권이 국내를 넘어 해외 투자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글로벌 자산 유통 시장이 형성되어 해외 진출 역량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기여도 할 수 있다. K-POP이나 K-웹툰처럼 국내의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자산과 지적재산권들이 증권형 토큰으로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선보이면 보다 빠르고 규모있는 자금 확보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들 투자자가 이들 자산을 기반으로 한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기도 할 것이다. 


이렇게 증권형 토큰은 기존 제도와 법적인 보장과 함께 블록체인이 갖는 탈중앙화된 투명성과 글로벌화의 가능성을 장점으로 비로서 블록체인의 실질적 활용 영역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 이 과정에서 퍼블릭 블록체인 메인넷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기존에 탄탄하게 마련된 인프라와의 결합이 있어야 글로벌로의 확장성이 담보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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