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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herazade Aug 06. 2017

雪國

홋카이도, 일본 

눈쌓인 전나무 숲길을 걸어

계곡을 따라가자

코 끝에 와 닿는 유황냄새, 후끈한 열 기운.

 

맨발로 눈을 밟고 온천 안으로 들어서자

몸 안에 금방 따스한 기운이 돌았다.

숲 속에서는 까마귀들이 울어댔고,

까마귀들이 후드득 날아가면 

그 바람에 가지에 쌓인 눈이 툭 툭,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손을 뻗어 눈 속에 묻어둔 맥주를 

꺼내 마신다.

머리 위로는 눈발이 휘날린다.

해가 져 간다.

또 한 번,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인적 없는 산 길을 따라 계곡 을 내려간다.주위는 온통 눈꽃들이 휘어감싼다.


이 산 속에 이런 작고 소담한 온천이 있는 줄 누가 알았을까?
온천이 너무 뜨거워 눈으로 물 온도를 맞춘다.



머리는 차갑고, 몸은 뜨겁고

아래에선 후끈한 열기가, 

머리 위에선 차가운 눈이 ..

그 상태로  삿포르 숲 속에서 마시는 

삿포르 겨울 한정판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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