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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글 Jan 10. 2021

공립초등학교 주5일 쌍방향수업의 소회  

저학년도 할 수 있냐고요? 네 몇 가지만 갖춰진다면 됩니다.

"선생님 오늘은 제가 1등으로 들어 왔네요. 오늘 저 말고 00이는 아직 안왔어요?"

 운이 좋게도 우리 학교는 대도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교생 수가 적은 학교다. 한반 학생들은 20명 내외로 구성되어 있고, 한 학년에 반도 두개 밖에 없다.


 어쩌면 실시간수업을 위해서라면 최고의 조건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아이들에 비해 많은 예산은 학교에 태블릿 pc구매를 용이하게 했다. 집에 마땅한 스마트 기기가 없는 모든학생들에게 대여 해 줄 수 있었다. 아마 그래서 전면적인 실시간 수업을 시작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 1학기 부터 학습꾸러미를 성실하게 열심히 만들었다. 매주마다 아이들에게 한권의 책 발행을 해서 나눠주고 과제를 sns(클래스팅)에 올려서 해결하던 방식에서, 2학기에는 기존에 하던 학습꾸러미에 실시간 줌 수업을 더해서 매일 아이들과 수업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보통 우리반의 수업시간은 40분이다. 통으로 40분이고, 수업시간 이전에 접속해서 수다떠는 시간(비공식 시간)을 포함하면 하루에 아이들과 60분 정도 줌에서 만난다. 많은 선생님들이 그렇듯 나도 학교에 일찍가서 아이들을 맞이하는걸 좋아한다. 일찍 줌에 접속한 아이들은 집에 있는 물건을 자랑하거나, 화면을 보고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에 서로 말을 건다. 나도 학생들에게 그날에 맞는 주제를 던져서, 한명씩 이름을 불러주면서 물어보고 의견을 나눈다.


줌 vs 구글 미트


 학부모님과 선생님들 둘 다 많이 쓰이는 실시간 플랫폼 중 어떤것이 나은지 궁금해 하실 것 같다. 일단 구글 미트 같은 경우에는 구글 계정이 있어야 접속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쓰기가 어렵다. 부모님의 구글계정을 사용하거나, 학교에서 구글 계정을 따로 학생들에게 발급해주어야 한다. 우리 학교는 전교생에게 구글 계정을 발급해주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우리반은 2학년이고 나는 저학년 담임이다보니 아이들이 구글 계정에 들어가고 사용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서 줌으로 선택하였다. 잘한 선택인 것 같다. 구글 미트는 줌보다 과제 제출의 다양함을 제공한다. 구글 스프레드 시트, ppt, word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제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시간 수업 후


 일주일에 몇번만 등교하다보니 아이들이 서로 좀 어색해하는 면이있었다. 등교를 해도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로 인해 서로 대화할 시간이 없기에 오히려 서먹했던 것같다. 하지만 실시간 수업으로 집에서 마스크를 벗고 아이들이 편한 상태로 수업을 듣다 보니 서로 많이 친해졌다. 이제는 서로 수업시간에 줌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수업 전에도 일부러 일찍 접속해서 친구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줌에서 사용 가능한 기능들


1. 수업시간에 함께 나와서 펜으로 그려보는 주석작성 기능


우리반은 2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하나씩 체험해보면서 수업을 점차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첫번째로는 ‘주석작성’기능이다. 이 기능은 아이들의 펜 사용이 가능하게 함으로서 협동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한다. 아래는 우리반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곱셈 퀴즈를 풀어서 함께 미니언즈를 색칠한 작품이다.



2. 학교 모둠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소회의실’ 기능


두번째로 우리반이 잘 사용하는 기능은 ‘소회의실’이다. 마치 모둠활동처럼 아이들을 소회의실에 나누어서 배치하면 같은 회의실의 아이들끼리 대화가 가능하다. 그리고 관리자(선생님)가 정한 만큼 대화를 한 후, 다시 원래의 수업으로 돌아올 수 있다. 더욱 재미있는 점은 관리자는 각각의 개별적인 소회의실에 참여하고 나오기가 자유롭다는 것이다. 정말 이 기능을 쓸때는 그냥 학교에서 일반적인 모둠활동을 하는 것 같다. 소회의실 기능으로 다양한 것들을 하는데 최근에 아이들이 또 하고 싶었다고 하는 활동은 수학 놀이였다. 5단을 배운 후 자기 차례일때 “만두~ 만두 만두 만두!”를 외치고, 0,5,10,15,20,25,30,35등의 5단에 해당하는 숫자를 외친다. 친구들은 손을 모두 오무리거나, 모두 필 수 있다. 모든 친구들의 핀 손가락 개수가 자기가 말한 5단과 일치할때, 먼저 빠져나올 수 있다.


마냥 간단하지만은 않은 놀이였는데 아이들이 무척이나 재미있다고 또 했으면 좋겠다고 끝날 때 아쉬워 했던 놀이였다. 아이들은 우리의 생각보다 언택트 비대면 수업에 빨리 적응하고 있었다.


소회의실 기능을 사용할때는 명확한 역할과, 리더를 정해주고 선생님이 소회의실에 돌아다니면서 피드백을 해줘야 잘 돌아간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만약에 선생님이 소회의실 밖에서 기다리고만 있다면 모둠활동이 원할하지 않은 경우도 많을것 같다. 


물론 시행 착오도 많았다. 처음 일주일은 아이들이 집의 와이파이환경에 따라서 소리도 잘안들리고 끊긴다고 하는 경우가 많았고 새로운 기능을 익히느라 아이들이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경우도 많았다. 기계가 안 좋은 경우 학교에서 새로운 기기를 대여해주었고, 부모님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서 아이들은 점차 수업을 들을만한 집안의 괜찮은 장소를 찾게되었다. 이제는 아이들이 수업을 듣는 위치도 각자 고정되었고 또 컴퓨터 사용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있다.


이것저것 하나씩 갖춰가는 실시간 수업 풍경이다. 다시 말했든 그런데 우리학교는 전교생 수가 매우 적고 대여 가능한 기계가 학생 수를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것 같다. 원활한 실시간 수업과 학생 한명한명 개별적 피드백을 위해서는 20명 이내의 학생 수의 필요성이 어느때보다 더욱 대두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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