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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글 Aug 30. 2020

선생님, 코딩이 뭐예요?

초등학교 선생님이 바라보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현주소와 지향점 탐구 일기

선생님! 코딩 교육 학교에서 하신다고 했는데 잘 모르겠어요.
 우리 아이 학원 보내야 하지 않나요?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소프트웨어 학원들


학부모님들이 상담 때 종종 하시던 질문이다. 뭔가 배우긴 배워야 하는데 뭘 배워야 하는지 걱정하시는 학부모님들이 많이들 상담 때 물어보신 내용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초등학교 실과 5, 6학년의 한 단원으로 들어오면서 많은 선생님, 학부모님, 학생들의 관심으로 다양한 연수와 학원들이 마구 생겨났다. 게다가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조한다고 하니 당연히 학부모님이라면 뭐지 하고 걱정이 되시리라 생각한다.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이제는 누구나 한번 들어볼 법한 친숙한 단어이지만, 막상 소프트웨어 교육과 코딩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설명해주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코딩 교육과 컴퓨터 사용 능력 교육은 헷갈린다.


 4학년 담임으로 학급 아이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기 위해서 아이들을 컴퓨터실에 많이 데려갔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이들은 '한글, 파워포인트' 등의 기본적인 문서 편집 프로그램에 대해서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학교 다닐 시절보다 오히려 퇴보한 느낌이었다. 아마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환경으로 인해서 컴퓨터 자판 치는 것부터 어색해하는 아이들이 더러 있었다.


 소프트웨어 교육, 코딩 교육에 앞서 나는 먼저 기본적인 컴퓨터 조작과 관련된 ICT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반 학생들은 몇 달 동안 한컴 타자, 한글로 문서 만들어서 제출하기, PPT에 애니메이션 넣어서 이야기 만들어서 선생님에게 보여주기에 매진하였고 학기 말에는 꽤나 수월하게 컴퓨터를 사용하곤 했다. 우리는 코딩 교육을 논하기 전에 기초교육을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화려한 이름, 코딩 교육


코딩 교육하면 무언가 대단하게 새로운 교육 같은데 사실 방법이 바뀌었을 뿐, 교육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관심을 끄는 것은 미지의 것이고 남들보다 무언가 달라진 새로운 것이다. 코딩 교육도 그런 일환으로 화려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코딩 교육이 정말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철학을 알기보다는 뒤처지지 않아야겠다는 불안함이 생기는 것이다. 그 불안함을 틈타 새로운 교육시장이 생긴다. 코딩과 관련된 그럴듯한 말과 외부활동, 동아리 활동으로 학생부를 꾸미고 다양한 실적에서 유리한 점을 갖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이유가 아닌 진정으로 새로운 교육에 관심을 가진 경우도 있지만, 만약 코딩 교육을 배우고 가르치는 이유에 대해서 스스로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면 교육의 본질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실 그게 그거예요 본질은 같습니다.


새로운 교육에서 담고 있는 주제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는 컴퓨팅 사고력의 증진, 둘째는 협업능력, 셋째는 문제해결력이다. 소프트웨어 교육, 코딩 교육에서 담고 있는 이러한 가치와 주제들은 사실 초등교육에서 이전부터 강조하던 부분과 같다. 다양한 교과목을 통합적으로 배우면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문제해결력을 배우는 것이다. 코딩 교육에서 강조하는 코딩능력도 나의 생각을 순서에 알맞게 표현하는 좋은 방법인 것이다. 즉, 교육의 진정한 목표와 코딩 교육의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컴퓨팅 사고력과 코딩 교육은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어떤 일을 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차분히 의견을 나누어 생각해보는 시간 가지기, 자신의 말만 하지 않고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생각해보기, 다른 사람의 의견에 깊이 공감하고 답답해 보이더라도 협력해보려 노력하기와 같은 것이 바로 코딩 교육의 핵심이며 정수다. 


더 자극적이고, 흥미를 이끄는 다양한 매체들도 학생들의 동기부여의 적절한 도움이 되지만 새로운 교육방식에만 치중하고 본질을 잃는다면 교육에서 진정으로 추구하는 목표를 잃게 된다. 


이번 매거진은 저자가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장 기초이자 중심이 되는 교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고력, 협업능력, 문제해결력과 같은 교육의 본질인 가치들을 배우고 가르치려 쌓아온 그간의 노력들을 공유해보는 방향성을 가지고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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