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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 Sep 23. 2021

[Review] 고귀한 마음의 본성을 기억하라

잭 콘필드 <마음이 아플때 불교 심리학>




오 고귀하게 태어난 그대여. 오, 빛나는 출생의 그대여. 기억하라, 그대여, 빛나는 참된 본성을 마음의 본성을 그것을 신뢰하라.

그것으로 돌아가라 그것이 그대의 집이니



잭 콘필드는 태국, 미얀마, 인도에서 승려로 수행한 뒤 1974년부터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명상지도자이다. 임상심리학 박사이기도 한 그는 통찰명상수행원과 스피릿록 명상센터 등 미국 내 최대 불교 수행 그룹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잭 콘필드는 명상 수행과 관련된 저서들을 썼는데, 그의 스승이었던 아잔 차 스님에 대한 <아잔 차 스님의 오두막>을 읽어본 경험이 있다. 저자는 책에서 '개인적이고 실제적인 진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삶에서 도망치는 것이 아닌 삶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현명하게 해쳐나가는 가장 현명한 방법을 찾고자 자신의 명상센터를 찾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수 십년 전 자신 또한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 태국의 숲속 사원을 찾아갔다고 이야기 한다. 불교 수행에 정진하던 잭 콘필드는 혼자서 하는 고요한 명상으로는 일상의 모든 문제들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명상에서 배운 원칙을 일상에서 통찰하고 체현하는 작업을 생략할 수 있는 지름길이나 영적 우회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후 심리학 대학원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서양의 의료중심적 임상 접근법과 불교 철학의 지혜를 접목시키는 노력을 계속해오고 있다. 책 <마음이 힘들 땐 불교 심리학>은 총 다섯가지 큰 챕터, 24개의 세부 장으로 나눠져 있다. 불교 심리학에서 제시하는 기본 원칙들을 소기한 후 마음챙김, 괴로움, 내려놓음, 지혜를 주제로 해당 원칙들을 보다 세부적으로 설명한다.



원칙 1 : 모든 인간이 가진 내면의 고귀함과 아름다움을 보도록 하라



융심리학의 저명한 정신분석가인 로버트 존슨은 많은 사람이 자신의 선함을 믿기를 매우 어려워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두려움과 가장 나쁜 생각을 자기로 쉽게 간주해버린다. 융은 쉽게 의식되지 않는 이런 특성을 그림자 라고 불렀다. 존슨은 이렇게 말한다.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자기 그림의 어두운 일면을 감추는 것 보다 더 완강하게 자기 그림자의 고귀한 일면을 거부한다.  ···자신의 성격에 심오한 고귀함이 존재함을 아는 것이 자신을 형편없게 여기는 것 보다 더 불편하게 다가오는 듯 하다"



잭이 말하듯 사람들은 '제약당하고 결핍된 정체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있다. 심지어 이는 아주 확고한 믿음으로 자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계발에 열광하지만 그들의 삶이 변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기 계발 산업에서 말하는 발전은 현재의 결핍을 전제한다. 더많은 사람들이 자기 계발의자기계발을 통해 얻고자하는 결과에 대한 열망이 강렬할수록 지금 이 순간 자기자신에게 느끼는 절망감은 더 커진다. 하지만 삶은 코치들이 역설하는 문구나 스스로 상상하는 결과의 이미지가 아니다. 현자들이 말하듯 삶은 지금 여기 현재에 있다. 끝없는 불만족의 원천이며 가능하다면 시작부터 뜯어고치고 싶은 이 순간이 바로 삶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 감정으로 세워진 결심은 그 어떤 것이라도 실패하기 마련이다.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사성제다. 고, 집, 멸, 도의 네 가지 진리로 구성된 사성제는 부처가 처음 설한 가르침이라고  전해진다. 사제의 첫 번째는 고제다. 고제는 불완전하고 더러움과 고통으로 가득차 있는 현실을 바르게 보는 것이다. 고에는 구체적으로 생,로,병,사의 4고와 원증회고(원수와 만나는 고통), 애별리고(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 구부득고(생각대로 되지 않아 생기는 고통), 오온성고(색수상행식의 오온에 대한 집착에서 오는 고통)를 합친 8고가 있다. 그외에 집제는 현실세계의 고통의 원인을 설명하고, 멸제는 깨달음의 목표 마지막으로 도제는 열반에 도달하기 위한 수행 방법인 팔정도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 차있다는 불교의 가르침은 좌절의 이유가 아니다. 그보다는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틀을 제공한다. 우리는 자신의 고통의 이유를 분석하고 스스로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인간 존재와 관련된 독특한 경험을 한다. 불교에서는 이를 불성이라고 한다. 불성은 청정한 마음의 본성으로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부처가 될 수 있는 씨앗이 있다고 보는 불교의 사상이다. 사성제의 진리에서 고통의 존재를 긍정하고 분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깨달음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우리 모두에게 이 불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불교 심리학은 자기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서 이 불성을, 빛나는 정신의 본성을 보기를 강조한다. 서양 심리학에서는 '기분전염' 또는 '감정 공명'이라는 이름으로 이 현상을 설명하는데 선한 감정이 감염되 듯 불성의 존재를 믿는 존중의 언행은 그들의 선함으로 연결되는 통로인 것이다. 불성에 대한 믿음은 기독교의 인간관 과도 유사한 점이 있다. 그리고 칼 로저스의 무조건적 긍정적 수용과도 상통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잭은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이며 첫 원칙에 대한 설명을 마무리한다. "불교심리학은 우리 내면의 변화를 촉진하는 명상 인지적 방법은 도덕적 훈련 등 일련의 강력한 수행법을 제시한다. 그렇지만 불교심리학은 가장 급진적인 비전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불교심리학을 접하는 모든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비전이다. 그 비전이란, 우리가 어느 곳에 있건 우리 본연의 고귀함과 가슴의 자유를 알아보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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