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랑 Sep 28. 2021

001. 위선적 이너 피스를 경계하라



오늘의 명상일기 : 늦은 퇴근 후, 잠들기 직전 15분의 짧은 명상을 진행했다. 명상에 들기 전 내 상태는 심적으로 위축된 상태였다. 이번 주말에는 바로 몇 십시간 후 맞이할 한 주에 대한 준비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다. 그렇게 갑자기 보낸 바쁜 월요일의 충격과 낮은 에너지 상태로 혼란스러운 생각들이 오고갔다. 명상을 하고 나니 수겹 쌓인 먼지들이 부유하듯 답답하고 따끔하던 공기의 느낌이 비온 뒤 맑은 이슬 냄새처럼 상쾌해졌다. 오랜만의 밤 명상이었는데 너무 좋았다. 오늘은 명상이 잘 되었고 시간가는 줄 모르게 몰입한 후 오롯이 집중을 유지할 수 있었다. 




명상을 공부하며 지금까지 가장 두려운 부분은 바로 그런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내면의 이야기를 듣고 그곳에서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그리고 그러한 여정을 각자가 잘 해나갈 수 있게 확신과 용기를 주는 일을 하고자하지만 정작 내가 무너지는 순간들 평화가 깨지는 순간이 오면 나는 내가 나에게 그 방법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내가 확신에 넘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지금 내가 평화롭기 때문일까? 하는 의심말이죠. 저는 이를 '평화의 위선'이라고 부릅니다. 눈으로 분간하기가 어려운 내면의 평화 상태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거나 이야기할 때는 그 진정성이 늘 위협받기 때문에 이를 주제로 타인과 이야기할 때 유독 주의를 해야합니다. 나는 오늘 평화롭기 때문에 긍정을 말하고 행복하기 때문에 미래를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가진 것들이 모두 사라지고 난 뒤에 혹은 힘든 일이 연쇄적으로 일어난 후에도 나는 내면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까? 오늘한정 제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어둠이 드리운 마음 ㅣ 건강한 마음은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합니다. 긍정적 생각은 늘 미래를 향합니다. 자신의 현재를 바라보고 미래를 계획하며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마음은 건강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가끔 자신이 그린 미래가 그리고 그 미래에서 얻은 희망이 완전히 망상일 수 있다는 부정적 생각과 그러한 생각에 힘을 더해주는 과거에 대한 우울한 서사 그로인해 더 강해지는 미래에 대한 파국적 진단에 우리는 무너지곤하죠. 고통스러운 생각들은 창의력에 틀이 없어서 각 종 장르를 넘나들며 그 수를 늘려갑니다.




괴로운 마음의 반응 인지하기 내면의 평화가 깨지고 그 안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이 올라오고 현재 상황에 대한 다양한 불만들이 움트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에 팔다리가 묶인 듯 답답하고 짜증스럽습니다. 심지어 신체적 불쾌감(가슴 답답함, 집중력 저하, 허기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나의 어떠한 생각 때문에 일어난 '반응'임을 인지합니다. 쌓여있는 업무가 있습니다. 내 마음 같지 않은 주변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같은 날 괜시리 마음에 들지 않는 애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를 힘들게 하는 외부의 것들에서 짜증을 거둘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두 감정 두려움과 공허함입니다. 




괴로운 마음의 근원 알아차리기'나'의 문제는 내가 아니고선 해결할 수 없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여정에서 현자와 멘토 그리고 친구들의 말이 도움이 될 수는 있겠으나, 결국에는 우리가 방향키를 쥐어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자신의 나약함을 그리고 쓸모없음을 직면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이러한 노력들이 효과를 낸다는 믿음이 없는 공허함에 우리는 겁을 먹고 '아직은 아니야'라며 다시 문을 닫고 안전 지대로 돌아갑니다. 일이 모두 끝날 때까지. 우리가 경험한 것 처럼 역시 시간은 흐르고 일상의 뿌연 소음은 우리의 문제를 덮겠지만 결국 다시 되풀이 될 것을 모두가 알고있습니다. 괴로운 마음의 근원은 집착입니다. 우리 혼을 얽매고 있는 집착의 엉킨 실을 풀어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 혼란 바라보기 ㅣ 혼란스러운 마음을 그저 바라봅니다. 괴로우면 내가 괴로워하고 있구나. 외롭다면 내가 외로워하고 있구나. 공허함에 몸부림 치고 있다면 공허함은 이런 느낌이구나 피하지않고 직면합니다. 그리고 그 느낌 그 생각들이 선명해지길 기다립니다. 지금은 나를 괴롭게 하고있으나 결국엔 나를 있게한 것들에 감사한 마음을 가집니다. "나는 왜 이런 집착을 갖고 있어서 이렇게 힘든거지?"와 같은 원망은 넣어두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나를 자극하는 따끔거리는 생각들을 하나씩 풀어봅니다. 수행에서는 이를 '내려놓음' 이라고 합니다. 내려놓음은 자신과의 대화입니다. 나는 이러한 행동과 생각들을 지속해왔어. 이제 성장한 나는 과거의 생각때문에 오히려 괴로워졌어. 이제 선택할 시간이 왔어. 나는 이 신념과 행동체계들을 유지하고 싶은가? 아니면 놓아버리고 싶은가? 결정하고 편안한 상태에 머무릅니다. 




이제 평화로운 상태에 대한 느낌을 유지하고 다시 혼란한 마음이 찾아올 때도 오늘의 경험을 기억하고 다시 해결하면 됩니다. 위선적 이너 피스는 고통을 회피하고 두려워합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 가장 큰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처럼 평화상태를 찾고 그 맛을 보면 그것을 위협하는 요인들에 과하게 반응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명상을 하고 또 일도 열심히 하고 일상의 매 순간 충만함을 느낄 때 스스로 예민해지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방어하며 보장되는 나약한 평화가 아닌 스스로 지켜낸 강인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건강한 대응방법을 연습해야 합니다. 


그렇게 평화로운 가슴은 어느 경지에서는 위협과 흔들림의 친구일지도 모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Review] 고귀한 마음의 본성을 기억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