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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 Nov 25. 2024

글을 쓸 때 해야 할 네 가지 질문

책을 쓰거나 글을 쓸 때 무엇을 어떻게 쓸지 모를 경우가 있습니다. 글을 쓸 줄 모르는 사람도 질문하고 답하면 쉽게 쓸 수 있습니다. 오늘은 질문에 답하는 글쓰기 방법을 함께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나 자신에게 던지는 네 가지 질문으로 시작하십시오.

첫 번째 누구를 도울 것인가?입니다.

너무 당연하지만 대부분의 초보 작가가 던지지 않는 질문입니다. 그냥 글 부터씁니다. 아무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우선 쓰기 전에 ‘나는 도대체 이 한 편의 글을 통해 누구를 도울 것인가’ 질문에 대한 답부터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가을이니까 가을에 대해서 글을 한 편 쓰세요.”하면 바로 글부터 씁니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어와 내 볼을 스치고 작열하던 태양의 뜨거움은 저만치 멀어져 가고, 첫사랑의 기억이 아득한 바닥에 떨어지는 은행잎을 보니 마치 내 삶이 떨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 가을이 가고 나면 또 추운 겨울이 오겠지...


가령 이런 글을 썼다면 이 글은 누구한테 도움을 주고 돕는 것일까요? 이거는 누구를 돕는 글이라기보다 그저 자기 멋에 취해  문장 하나 예쁘고 화려하게 쓰는 거에만 집중한 글입니다. 내 글을 통해 돕겠다는 의미를 갖지 못하는 글이 됩니다.

대신에 다음과 같이 써보세요. 만약에 가을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는데 누구를 돕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예를 들면 오늘 퇴근길 집으로 오는 길 가로수 길가에 은행잎 색깔이 노랗게 바뀌었습니다. 하나 둘 떨어지는  잎을 보며 이제 가을인가 보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문득 생각해 보니까 내가 집안일하고 또 회사 일하고 남편 뒷바라지하고 애들 챙기느라 정신없이 살다 보니까 계절이 바뀌는 것조차도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퉁해졌습니다. 

도로 주차된 차 백미러에 내 얼굴을 비춰봤습니다. 곳곳에 잔주름이 보이고 희끗희끗 흰머리가 하나씩 보였지요.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계절 바뀌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내가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바쁘게 허겁지겁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생각이 들었지요.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낙엽을 내 신세 같아 마음이 서글펐습니다.


집에 오니 고 2학년 딸이 나를 보고 환하게 웃으면 인사합니다.

“엄마, 왔어! 고생했어...” 

딸애를 보며 생각을 바꾸었지요. 그래, 가을이 계절의 끝이 아니고 겨울이 계절의 끝이 아니고 또 봄이 오면 새싹이 돋아나고 여름이 온다. 지금부터 내가 다시 내 삶을 잘 추슬러 내 인생에 가을과 겨울 잘 보내고 인생의 봄맞이하는 날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이렇게 글을 쓰면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처음에는 맞다 나도 계절 바뀌는 줄 몰랐네. 거울을 보며 주름살이 언제 이리 많이 생겼지. 얼굴 피부가 왜 이리 탄력이 없어졌지. 이러다가 뒤로 갈수록 그래 나도 내 인생의 봄 한번 만들어볼까 이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이렇게 쓰는 글이 사람의 마음에 힘을 주고 돕는 글입니다. 내 글을 모든 육아맘에게 주려고 쓰는 것이 아니라 딱 나 같은 사람을 위한 글이면 된다는 것입니다. 항상 자신을 생각해 보고, 세상에는 나하고 비슷한 사람, 그 사람들에게 카페에서 수다 떠는 것처럼 글을 쓰면 됩니다. 


두 번째 던져야 할 질문은 누구한테 무슨 말을 전할 것인가?.

누구한테는 걸 핵심 독자라고 하며, 무슨 말을 전할 것인가를 핵심 메시지라고 합니다. 글을 쓸 때 핵심 독자와 핵심 메시지만 있으면 무조건 글 쓸 수 있고 책을 출간할 수 있습니다.

저 근데 작가님 죄송한데 누구한테 무슨 말을 전할 것인가를 저는 알지만 저는 글을 너무 못 써요. 그래서 책을 내는 게 걱정이에요. 하소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글쓰기의 가장 기본은 못 쓰는 글, 형편없는 글, 횡설수설하는 글, 산으로 가는 글을 많이 쓰면 쓸수록 글쓰기 실력은 늘어납니다. 그러니까 일단은 글을 많이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 어떤 경험을 전할 것인가?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내가 전하려는 메시지에 대한 근거, 증거가 있어야 독자가 내 글에 관한 신뢰를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면 독자들은 왜요? 왜 인생을 살아가는데 용기가 필요해요? 용기 없이 살 수 있잖아요. 항상 이런 반론을 제기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답해야 합니다. 내 경험을 뒷받침하는 글을 쓰면 독자는 신뢰하게 됩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용기가 필요한다고 써놓고 뒤 받침 하는 내 경험을 쓰면 됩니다.

옛날에 제가 남편과 강원도 영월 청풍랜드 번지 점프 갔는데요. 용기가 없어서 못 뛰어내리고 다시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왔다. 나 그때 쪽팔려 죽는 줄 알았다. 함께 갔던 동료들은 다 뛰어내렸는데 저 혼자 못 뛰어내렸다.  한 10년 동안 가슴에 한이 맺혀가지고 다른 일을 하는데도 쭈구리가 돼가지고 제대로 못하고 괴롭게 살았다. 후회막심했다. 이렇게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경험을 씁니다.

근데, 지난여름 아들네 집에 다녀오다가 남편을 졸라 다시 번지점프하러 갔다. 이번에도 그 위에 올라가니까 몸이 자동으로 바들바들 떨리고 심장 박동이 막 쿵쾅쿵쾅거렸다. 또 한 번 제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내려가서 쭈구리 같은 인생을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다. 주먹을 불끈 지었다.

“이번에는 무조건 뛰어내린다.” 

속으로 중얼거리며 몇 번을 다짐했다. 남편은 내 손을 꼭 잡아 주었다. 내 순서가 다가올수록 침이 바짝바짝 마르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안내원이 몸에 안정장치를 했다. 안내원이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을 크게 3번 복창하라고 소리쳤다. 하나, 둘, 셋! 

여러분 제가 어떻게 됐을까요? 

저는 처음 알았습니다. 제 양쪽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있다는 것을! 용기는 저로 하여금 하늘을 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해 주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어떤 일을 하든 적극적이고 활력 넘치고, 파이팅 넘치고, 에라 모르겠다 일단 날고 보자 싶은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용기는 그 자체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삶의 모든 부분에 있어 힘과 활력을 제공하는 멋진 요소입니다. 여러분 용기를 갖고 삽시다.라고 씁니다. 그래야 독자들이 번지 점프하는 거 얘기 들어보니까 그럴듯하네, 용기를 가져야겠네라,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항상 메시지는 작가 본인의 경험담과 결합이 되어야만 힘을 갖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제 어떻게 도울 것인가? 에 대한 답변이 필요합니다.

글을 한 편 쓰는데 앞에 예를 들었던 처럼 용기가 없어 번지 점프 하지 못했을 때의 경험, 용기를 내었을때 때의 경험을 담아서 예시로 전할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혼자 독백처럼 일기 형식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강의 형식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강의 형식 예를 들면, '용기는 사전적 정의는 이러하고 저의 경험은 이렇습니다. 번지 점프대에서 이랬고, 저랬고, 이랬다. 용기는 우리 인생에서 꼭 필요한 요소'라고 강의하듯이 글을 쓸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글을 쓸 때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글을 쓰면 쉽게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나는 이 글을 통해 누구를 도울 것인가?(용기 없는 친구 ‘지원’)

두 번째, 그에게 무슨 말을 해 줄 것인가?(용기를 가져라)

세 번째, 어떤 경험을 전할 것인가?(번지점프 경험)

네 번째, 그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용기 갖는 글 형식 3가지)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순간마다, 이 네 가지 질문을 떠올리고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시작하고,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글쓰기가 더 이상 두려운 산이 아닐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차분하고 고요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죠. 글은 손이 아닌 엉덩이로 쓰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득하게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내 생각은 글이 되어 있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글을 잘 쓰는 왕도는 없습니다. 못쓰는 글을 많이 써보는 것입니다.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글 쓰는 공부를 하고 템플릿에 맞게 쓰는 게 최고의 글쓰기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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