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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망토 채채 Oct 09. 2022

다양한 음악 모임의 가능성, 문토 소셜링을 진행하다

거의 모임 중독자(?)가 되어버린 요즘


올여름, '문토'라는 플랫폼으로 모임을 여러 번 열게 되었다(문토에서는 모임을 '소셜링'이라 칭한다). 사실 이전에 알고 있었을 당시에는 특정 기간 동안 운영하는 모임 위주였다. 그때 모임장을 신청했는데 거절당했었지...(답이 안 왔다;;) 무튼 오랜만에 앱을 다운로드하고 들어가 보니 소모임처럼 그날 그날 다양한 모임을 열 수 있었다.

처음 열었던 모임의 형태


토요일 아침이었던가, 눈 뜨자마자 심심해서 문토로 한번 번개를 열어보았다. 모임 이름은 "벅스 뮤직 피디와 함께 삼각지 뮤직바에서 얘기해요". 얼마나 모이려나 싶었는데 웬걸. 당일 열었는데도 참여 희망자가 많았다. 평소에 가고 싶던 삼각지 뮤직바가 있었는데, 마침 이렇게 가게 되어 신이 났다. 그렇게 3명(한 명은 노쇼;;)이서 첫 모임을 가졌고, 나는 또 바로 다음 모임을 기획했다.



조금 더, 음악 이야기


두 번째 모임부터는 나의 주특기를 조금 더 살려보려 했다. 단순히 뮤직바만 가는 게 아니라, 그 이전에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도 하고 서로의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며 나아가 추천까지 해주는! 그런 시간을 가졌다. 특히 AI 알고리즘이 아닌 나의 수동 추천에 의한 곡들을 받았을(?) 때, 매우 좋아하셨다. 이를 위해 사전에 설문지를 통해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 가장 좋아하는 노래 가사는 무엇인지 등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탈하는 사람들도 생기긴 했다(설문은 부담스럽다나). 하지만 사전에 모임 참석 멤버들의 정보를 받고, 그걸 토대로 내가 음악을 추천해주고 자료를 준비하는 만큼 사람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그래서 이 과정을 늘리면 늘렸지, 더 축소하고 싶지는 않았다.


구구절절 모임 설명...


이렇게 사전에 모여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1~2시간은 금방 가게 된다. 주로 파티룸을 대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블루투스 스피커를 가져가서 함께 음악에 귀 기울이는 경험이 참 좋았다. 생각보다 우리는 온전히 음악에 집중하는 시간이 길진 않기 때문에 더 소중했다. 이 노래를 누가 고른 걸까? 와 같은 재밌는 퀴즈도 할 수 있었다.



힙하고 좋은 음악 공간이 많아!


평소에 가고 싶었지만 친구들이 시간이 안 되거나, 맞추기 어려워 가지 못했던 곳들도 있다. 이런 곳들을 음악을 좋아하는 멤버들과 함께 가니 즐거움이 더욱 컸다. 삼각지, 압구정, 이태원, 홍대 등지의 뮤직바를 부지런히 다녔다. 그러다 보니 욕심도 점점 생겨났다. 이런 모임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문토도 그런 고민을 했던 것 같다. '클럽'이라는 것이 생겨났는데 이는 멤버 신청을 받은 다음, 그 클럽 안에서 지속적으로 소셜링을 통해 조금 더 장기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나는 냉큼 또 '뮤직러버클럽'을 만들었다. 하하... 모임 중독자. 그게 나예요.


우수 클럽으로 선정되어 받은 프라이탁 파우치!


추석 연휴 때는 한강에 가서 돗자리 피고 음악도 들었다. 그날 마침 보름달이 떴는데, 날씨도 너무 선선해서 좋고, 서로 선곡해온 음악도 좋아서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신성한 보름달



역시 사람이 중요한데

클럽 소셜링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어느 날은 신기하리만큼 통하는 멤버들이 있는 반면, 어느 날은 찜찜한 멤버가 있는 날도 있었다. 예를 들어, 갑자기 자신의 개인적인 썸을 소셜링에서 충족(?)한다거나, 이성에게 집적대기 위한 목적으로 나오는 사람도 있었다. 다른 소셜링에 참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정도는 양반인 것 같았다. 노쇼는 기본이고 술 마시고 실수한다든지와 같은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하지만 모임을 주최하는 입장에서 노쇼는 정말 정말 안타깝다. 대부분 모임이 대기인원이 있기 마련인데, 노쇼를 하면 다른 사람의 참석 기회까지 없애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제발 하루 전, 당일 몇 시간 전에라도 미리 말해주면 좋겠다. 그래도 평소에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음악을 좋아하는 순수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즐거웠던 기억이 훨씬 많다.




순수한 재미로 하는 일

지금도 클럽 소셜링을 개최하고 있고, 앞으로는 1달에 1번 정기 모임을 정례화하고자 한다. 하지만 참여율이 현저히 낮은 멤버를 어떻게 끌어들일까도 고민이고, 이상한 사람들을 솎아내는 것도 고민이다. 그래도 이 모든 과정들이 즐겁다. 정말 순수한 재미로 하는 일이니까. 앞으로는 점점 생기고 있는 음악 감상 공간도 함께 가고, 루프탑에서 파티도 하고(날이 추워져서 어쩌지), 연말에는 음악 결산도 함께 해볼 생각이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딥한 모임을 하고 싶은 갈증이 있다. 4주 동안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해보고도 싶고, 조금 더 한 기수의 멤버들과 여러 번의 모임을 진행해 보고 싶은 것이다. 이렇게 더욱 난 중독되어가고... 그렇지만 재밌는걸. 이 모임을 하면서 뮤직 피디 일도 게을리하지 않도록 조금 더 자극되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문토 인스타에도 소개되었다!

요새 이런 커뮤니티, 모임이 더욱더 활성화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나의 모임을 차별화할지도 조금 고민된다. 하지만 고민보다 설렘이 앞선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임이 너무나 많다! 음악은 영화, 여행 등 다른 주제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더욱 무궁무진하다. 모임 중독자가 기획하는 다음 모임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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