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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튼 Dec 05. 2021

사랑은 영화처럼, 이별은 책과 같이

00. 에필로그

성수동 거리를 걸으며, 한창 이별에 대해 떠들다 친한 언니는 내게 물었다.

"너는 하도 말한 남자들이 많아서, 이젠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그럼, 나는 발끈하며 "언니, 나 언니한테 말했던 남자는 두 명 밖에 없었어"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차디찬 얼음장 같은 바닥 길을 걸으며, 나는 생각했다.

내가 사랑을 시작했던 모든 지점엔 '영화'가 있었으며, 그들과 헤어진 이유에는 '책'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크게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던 여행지에서 사랑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은 크게 부러워하며, 이것이 마치 특별한 일인 양 받아들이곤 했다. 

영화 '중경삼림'이 좋아 다시 방문한 홍콩에서 만난 남자와 1년 간의 연애를 하다, 이병률 시인의 책이 계기가 되어 헤어지고. 영화 일이 하고 싶어서 다니게 된 '영화 아카데미'에서 만난 남자와도 1년간 열애를 하다, 이별의 끝에서 최유수 작가의 책을 주고받았던 기억이다.

 그렇게 해서, 이 이야기를 글로 써보자고 해서 쓰게 된 '사랑은 영화처럼, 이별은 책과 같이'


누군가의 자식으로 태어나, 별다를 것 없는 성장기를 거쳐, 그렇게 사랑받고 자라진 못했던 김씨네 첫째 딸이 20대가 되어 처음으로 온전한 '사랑'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그것에 회의적이었다가, 다시 '사랑'이 없으면 살 수 없음을 전하는 짧은 글일 것 같다. 

더불어, 그때만 느낄 수 있었던, 그래서 지금의 나는 그 감정을 온전히 담아내기 힘들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한다. 

그래도, 철저한 나의 기록 습관 덕분에 잊지 않고 그들과, 그 추억들을 기록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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