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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블블랙 Jun 07. 2021

'음(mm)'은 '클럽하우스'를 대체할 수 있을까?

카카오 '음(mm)'과 클럽하우스의 일일 비교 수기

한국형 클럽하우스, '사운드K'라는 이름으로 소문만 무성하던 카카오 판 클럽하우스가 오늘 출시되었다. 이름은 '음mm'. 앱스토어에서 검색하기도 어려운 이름이다. 아마 앱스토어 검색보다는 링크 공유를 통한 유입이 더 클 것으로 판단해 시도한 모험이 아닐까 싶다. 출시 이전부터 주목을 받던 어플리케이션이니만큼 얼른 깔아보았다. 이용자 입장에서의 간단한 비교를 해보고자 한다.

(21년 6월 7일 기준 최신 버전인 0.1.0 기준)


1. 첫인상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서비스의 이름이었다. 카카오는 보통 자사 서비스에 '카카오'를 붙인다. 그리고 기존에 갖고 있던 '카카오톡'의 인프라를 한껏 활용하여 서비스 이용자 풀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음(mm)은 달랐다. 앱스토어에서의 어플리케이션 개발자 항목을 보지 않으면 어디서 만든 서비스인지 알 수 없다.

색깔, 이름. 어디에서도 카카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이는 브런치와 상당히 유사하다. 브런치는 로그인할 때 외에는 카카오의 흔적이 거의 없다. 적어도 서비스 내에서는 그렇다. 아마 이 뜻은 기존 카카오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의미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마치 브런치처럼.


그래도 역시 회원가입 및 로그인은 카카오 계정이었다. 계정 생성에 대한 허들은 한국인들에게는 클럽하우스와 유사할 듯 하다. 전화번호를 직접 입력하는 것보다는 심적 부담이 덜했다.


2. 계정 생성

클럽하우스와 다르게 실명을 강권하지 않는다. 닉네임을 입력하라고 뜬다. 그 이후 아이디를 입력하라고 뜨며, 아이디는 바꿀 수 없다고 강조되어 알려준다. 그 이후에 관심사 선택이 나온다. 클럽하우스에서 볼 수 있었던 수많은 영문으로 된 관심사들이 아니다. 스물 몇가지의 직관적인 한글 관심사가 나온다. 적당히 고르면 된다. 그러면 계정 생성이 끝난다.

아래 몇 개 더 있지만 그래도 직관적이다. 한글이라서 그런가.


3. 프로필 설정

클럽하우스의 프로필과 유사하지만 조금 다르다.

클럽하우스와 거의 유사하다. 텍스트 기반으로 장문을 서술할 수 있는 자기소개 항목이 있다. 하지만 상당히 달랐던 점은, '웹사이트 추가하기'이다. 이 부분은 클럽하우스의 '트위터 계정 연동' 및 '인스타그램 계정 연동'과는 많이 다르다. 클럽하우스가 프로필에 URL을 직접 추가할 수 없고,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계정만 연동할 수 있게 한 것은 클럽하우스의 한계를 제한된 형태의 퍼스널 브랜딩으로 정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음(mm)에서 URL을 직접 입력할 수 있게 했다는 건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웹상의 퍼스널 브랜딩은 정말 여러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기타 블로그, 그리고 심지어 브런치마저도 포함된다. URL을 직접 입력할 수 있으니, 일반 기업체 홈페이지(~~~.com)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오픈프로필 연결하기'는 사실 예상했던 기능이긴 하다. 카카오의 서비스임에도 카카오를 이름에 붙이지 않고, SNS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카카오톡의 친구를 연동하지 않았다. 카카오톡과는 별도의 관계를 만드는 SNS를 구축하겠다는 목적에서 최선의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4. 방 목록

화면에서 방 하나가 차지하는 UI 크기가 크다.

방 목록 UI에서 볼 수 있는 방의 정보 또한 다소 다르다. 클럽하우스와 다르게 프로필 이미지가 최대 7개까지 노출되며, 팔로워가 아니어도 내부 인원이 10명까지 보인다. 방마다 관심사를 설정할 수 있어 최상단에 표시되는 점 또한 다르다. 방 하나에 대해서 클럽하우스보다 더 많은 정보를 표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클럽하우스는 방에 들어가지 않은 채, 밖에서 볼 수 있는 방 정보가 한정적이었다. 그런 부분을 보완한 듯 하다.

하단 메뉴 바도 다르다. 클럽하우스 또한 하단에 메뉴 버튼이 있지만, 음(mm)은 하단 메뉴를 고전적인 방식을 차용해 행 전체로 할당했다. 제일 많이 접근해야하는 메뉴를 배치했을 텐데, 프로필이 아니라 스케쥴을 배치한 것 또한 음(mm)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5. 방 기능

방을 열 때, 상기했듯이 토픽(관심사)을 고를 수 있다. 또한 클럽하우스에는 있으나 음(mm)에는 없는 옵션이 있다. 바로 '팔로우한 사람만 들어오기' 옵션이다. 아예 오픈하거나 아예 닫거나밖에 없다. 이 부분은 아직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것인지, 예정이 없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방을 만들고 나서는 공지를 추가할 수 있다. 방의 공지는 클럽하우스에서 클럽으로 방을 만들었을 때, 클럽에 추가할 수 있는 룰처럼 방 입장시 하단부에 팝업으로 출력된다. 얼마든지 수정 가능하다. 클럽하우스에 비해 상당히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음(mm)에서는 표현하기 위해서 스피커를 연타할 필요가 없다.

말 없이 이모지로 표현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트위터에 자동 RT가 추가된 것처럼,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상당히 반겨할 만한 기능이다.

방 내부에서 오픈채팅방을 연동할 수도 있다. 이 부분 또한 방 관리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6. 기타

음성 지연(레이턴시)는 클럽하우스와 비슷한 정도이다. 음질은 클럽하우스처럼 세 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 그리고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생활 소음 제거에 대한 기능이 있는 것 같다. 자체적으로 노이즈 캔슬링을 할 수는 없으니, 아마 노이즈 게이트가 포함되어있지 않을까 추측한다. 만약 그렇다면 음악을 주 콘텐츠로 하는 이용자들이 다소 곤란할 것 같다. 아직 클럽이라는 개념이 없다. 아마 곧 추가되지 않을까 싶다. M1 맥에서 IPA를 추출해서 실행해봤다. 클럽하우스와는 다르게 방 입장까지는 가능하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이패드 스크린 사이즈를 지원하지 않는다. 기껏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연동했지만, 아이패드에서 매끄럽게 동시에 사용할 수 없다.


7. 앞으로는...?

애초에 런칭 당일, 0.1.0 버전으로 이 서비스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워낙 클럽하우스가 유니크한 서비스였다보니 클럽하우스의 UI/UX와 비교해서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벌써부터 클럽하우스의 대체재로써는 기능상 부족함이 거의 없다. 클럽하우스에서 필요로 하던 기능(이모지, 방 내 공지 등)이 추가된 것도 그렇고, 알게 모르게 카카오라는 이름이 가져다 줄 낮은 허들 또한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업데이트의 방향성에서, 음(mm)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음성 채팅 서비스와는 다른 포지셔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것 같다. 트위터 또한 최근 생긴 '스페이스'라는 기능을 통해 이미 음성 채팅이 활성화되어있다. 하지만 이용자층과 경험이 완전히 다르다. 페이스북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음(mm)은 클럽하우스와 이용자층이 완벽하게 겹친다. 이 부분을 어떻게 흡수할 것인지, 음(mm)의 향후 릴리즈 노트가 기대된다.


브런치는 진입 시에 카카오톡의 인프라를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는, 간혹 카카오톡과 다음 메인에 뜨는 자신의 글로 그 엄청난 배경을 체감하곤 한다. 음(mm)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올해 안에 셀럽이 만든 음(mm)의 방이, 카카오톡 메인에 '실시간 이야기중!' 등의 수식어를 붙인 채 노출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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