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잠을 뒤집어 잤는지 등을 뒤덮은 근육들이 우리하다. 척추를 비틀어도 소용이 없고. 다 무너져간 청춘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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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비가 무릎 너머로 흘러넘쳤다. 지하의 사람들이 괴성을 지르며 사라졌다. 인제는 아무도 뚫고 나올 수 없어. 사람과 사랑이 모두 휩쓸려 죽어버렸다. 이건 물속에서의 증발. 사계가 지나도 되돌아올 수 없이 괴사한다. 불어터져 사라진 이들의 울음소리.
이건 인재입니다. 막을 수 있었습니다.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나요. 텅 빈 책임 전가와 놓쳐버린 후회의 마음들. “저기는 비가 많이 내리는구나.” 디스플레이 너머로 다른 토지의 증발을 바라보는 이들은 다 같이 모여 김치찌개를 먹는다. 숟가락과 숟가락이 모여 국물을 빨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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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워! 부러워! 너의 삶이, 너의 옷이, 너의 사람이, 너의 문이, 너의 모든 게. 부러워! 그래서 너를 죽이고 말 테야. 기대해. 우리는 모두 너를 부러워하고 있을 거야? 아무쪼록 조심해. 너를 쫓아갈 테니깐. 너로 살고 싶어. 너가 되고 싶어. 그러니 한 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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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언어를, 누군가의 낭만을, 누군가의 가삿말을, 누군가의 무언가를 무시한다. 저 아래의 돌멩이가 내게 말했다. 이 병신새끼야. 누군가를 무시하는 이들은 누군가에게 무시 받길 허용한다. 우린 바람을 타고 너의 찌푸려진 미간 위를 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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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건 하나야. 너도 알잖아? 나는 이미 너에게 말했다. 잘 찾아봐. 그간 따라온 길 위에 과자 마냥 뿌려댔거든. 한번 말해볼래? 망설이지 않아도 돼. 이건 나만의 소원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소원이니깐. 주저하지 마. 주저할수록 무너지는 우리의 다리. 조금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빗물은 넘쳐 우리 사이를 갈라버릴 거야. 그러니 한번 맞춰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