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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xley Oct 15. 2023

영원한 건 없다는 말만이 영원하겠지

  한적한 시간의 만족스러운 행복. 커피와 글, 가을볕, 그리고 윤슬처럼 잔잔하지만 빛나는 노래들. 작은 행복에서 커다란 만족감을 얻는다. 지저분한 자극으로부터 내가 나를 지킬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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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연이라는 거, 너무 연약하지 않은지. 언제까지고 이어질 것처럼 느껴지다가, 어느 순간의 어느  사소한 어긋남 때문에 흩어지는 게. 사람이 약한 건지, 관계의 끈이 약한 건지. 그래서 항상 긴장을 멈추지 않는다. 늘 의식하고 지키려 한다. 그래야만 당신과의 연약한 인연을 이어갈 수 있으니. 연약한 인연에 미약하게나마 힘을 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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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로지 ‘영원한 건 없다’라는 말만이 영원할 뿐이라는 사실을 슬프게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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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마다 끝내 포기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영화 <소공녀>의 미소에게는 아무리 궁핍에 몰려도 한 잔의 위스키와 담배가 그녀의 그것이고, 영화 <라라랜드>의 세바스찬에게는 재즈가 그의 그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이고 누군가에게는 꿈일 존재들. 내게 포기할 수 없는 존재는 커피와 글쓰기다.    


  

  뭐라고 해야 할까, 어떤 관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년간 지속해온 운동. 행성의 자전과 공전, 사계절의 운행처럼 내게 커피와 글쓰기는 수년간 호흡처럼 자연스레 이어진 관성이다. 그렇기에 포기할 수 없다는 말이다.     



  집 근처 스타벅스의 창가 자리에서 햇살을 쐬며 글을 쓰는 일. 그것이 망가진 정신이 죽음으로써 나를 조준하던 과거의 삶에서 나를 지켜냈고, 앞으로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테다. 확신할 수 있다. 말마따나, 전쟁이 일어나 안온한 일상이 파괴되지 않는 한 꾸준히 지속하겠지.     



  지켜내야 할 존재들이다. 미소는 결국 그녀의 그것을 지켜냈고, 세바스찬 또한 그의 그것을 지켜냈다. 나 또한 내게 풍파가 닥쳐도 나의 그것을 지켜낼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히 강해져야 한다. 마음이 단단해져야 하고, 외형과 주머니 사정마저도 그래야겠지. 내가 하는 사색의 대부분이 그래왔듯, 이번에도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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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을 찬미한다. 으깨진 은행 열매를 제외한 가을의 모든 존재를 사랑한다. 선선한 볕, 적당한 습도, 뚜렷한 하늘, 수수한 내음의 낙엽, 악몽마저 허락하지 않는 밤공기. 가을의 모든 존재를 아낀다. 시월의 삶은 아름답다.     

  가을에는 저마다의 추억이 있겠지. 그들의, 그날의 추억은 모두 아름다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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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든 자신감이 중요하다. 모든 일의 시작에서 자신감이 있는가 없는가는 일의 성공 여부까지 좌우할 수 있다. 그것이 면접이든, 고백이든, 하물며 싸움이든 말이다. 그렇기에 오늘도 명심하기. 남자는 자신감. 물론 여자도 자신감. 자신감 빼면 시체인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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