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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창영 Apr 09. 2021

* 인생 리모델링 9 - 깨끗하게 살아가기

* 인생 리모델링 9 – 깨끗하게 살아가기

     

 성장기 때, 몸과 주변 환경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습관이 되지 않았다. 장사하는 어머니는 항상 바빴고, 집은 지저분했다. 청소하는 것이 몸에 습성화되지 않아 지저분한 환경 속에서 자랐다. 그래도 살아오면서 큰 불편을 몰랐다. 왜냐면 나에겐 그것이 당연하였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몸을 깨끗하게 하고 집 안 청소를 하는 것이 나에겐 귀찮은 일이었다.

 결혼해서도 그 습성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아내의 잔소리 폭탄은 당연했다. 올해가 결혼 30주년이다. 신혼 초에 들었던 잔소리를 이제껏 들어왔다. 인생 리모델링을 시작하고 그런 습성도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1. 냄새 안 나게 하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몸에서 담배 냄새가 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그 냄새를 자신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입 냄새는 상대를 아주 불쾌하게 만들기도 하고 그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준다.

 나에 대한 아내의 잔소리 중 50%는 담배에 관한 것이다. 담배는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하지만 틈만 나면 총알처럼 쏘아대는 담배에 대한 잔소리가 나에겐 큰 스트레스다. 담배에 대한 잔소리 중에 많은 부분이 냄새에 관한 것이다. 이해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냐고 항변하곤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었다. 아내의 잔소리를 덜 듣기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방법을 찾아야 했다. 담배를 끊기는 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금까지 100번도 넘게 담배를 끊겠다는 결심을 했지만 끊지 못했다. 최선책이 아니라면 차선책이라도 마련해야 했다. 하루에 한 갑 반을 피우던 담배를 반 갑 수준으로 줄이려고 결심했다. 그러면 한 갑을 줄이는 것이 된다. 이 목표 달성 또한 쉽지 않음을 경험상으로 알고 있다. “한 갑 반을 피우다 한 갑을 줄이면, 한 갑 피우던 사람이 담배 끊는 것과 같은 것 아니야.”라고 아내에게 억지스러운 말을 하기도 했다.     

         담배 피우는 양을 1/3로 줄이고 냄새를 없애기 위해 그 다음으로 선택한 것이 가글을 하는 것이다. ‘담배를 끊지 못하겠다면 냄새라도 없애자.’라 생각하고 가그린을 사서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로 했다. 그리고 담배를 피운 후에 입을 헹구어내었다. 입안의 텁텁함이 없어지고 냄새도 많이 줄었다. 왜 진작 이 생각을 못 했을까? 가그린 가격도 만만하지 않았다. 작은 통 하나에 편의점 가격이 1,800원이나 했다. 하지만 몇 배나 되는 큰 가그린은 다이소 가격으로 3,000원 정도 했다. 궁여지책으로 가그린 큰 통을 사서 휴대하기 편한 작은 가그린 통에다 부어 넣어 호주머니에 휴대하고 다니기로 했다. 지금 내 호주머니엔 가그린 통이 들어있다.     

 냄새와 관련된 또 하나의 아내의 불만은 내 입에서 나는 구취다. 그래서 나에게 양치를 하고 난 뒤 혓바닥을 긁으라는 소리를 수도 없이 했다. 냄새의 원인 중에 하나가 입속에 있는 균이며, 많은 부분 그 균은 혓바닥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내의 깨끗한 혓바닥은 붉은색을 띄고 있지만 내 혓바닥은 언제나 하얗게 되어있었다. 그것을 긁어내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구취를 줄일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귀찮아서 하지 않았다. 인생 리모델링을 시작하고 아내의 말을 듣기로 했다. 잠을 자고 나서 바로 양치를 한 후 혓바닥을 긁었다. 혓바닥을 긁으니 어느 순간부터 입에서 나는 불쾌한 느낌이 줄어들었다. 진작 아내의 말을 들을걸  ‘아내의 잔소리도 많이 줄어들겠지!’     




2. 몸 청결 유지하기     


 어머니는 바빴다. 아버지 벌이가 시원치 않으니 아들 3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장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생활력이 강했다. 아마 어머니가 장사하지 않았다면, 아들 3형제를 제대로 양육할 수 없었을 것이다. 90이 넘은 어머니는 아직도 장사하신다. 자식에게 손 벌리기 싫다고 말하며.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집안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었고 살림은 그다음이었다. 아들들이 철이 들었다면 집을 청소하는 등 청결을 유지했을 테지만 우리 형제는 그렇질 못했다. 집은 항상 먼지투성이었고 내의도 잘 갈아입지 않았으며, 샤워 시설이 없는 집에서 목욕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런 것들이 나의 일상이었고 결혼을 해서도 그런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다.

 아내는 나에게 몸을 깨끗이 하고 내의를 하루에 한 번씩 갈아입으라고 수도 없이 잔소리 폭탄을 퍼부었다. 생각해보면 난 참 미련했다. 반복되는 잔소리에 짜증만 내었다. 인생 리모델링을 시작하고 아내의 말이 틀린 말이 하나도 없음을 깨달았다. 게으름도 게으름이지만 몸을 깨끗하게 하지 않는 습관이 문제였다. 이런 습관도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남들이 들으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나에게는 이것도 노력해서 극복할 문제였다.     

 - 하루에 한 번씩 샤워하기 – 샤워할 때 항상 보디로션을 사용할 것. 샤워 후에 몸을 깨끗이 닦고 난 후 수건으로 세면기, 샤워기 등을 깨끗하게 닦기

 - 내의는 매일 갈아입기, 가능하면 어제와는 다른 옷 입기

 - 음식을 먹은 후에는 양치하기

 - 스킨, 로션, 선크림은 항상 바르기

 - 향수 뿌리기

 - 옷은 항상 옷걸이에 걸어서 지정된 장소에 걸어놓기     




3. 청소     


 사실 청소 및 집안일은 아내가 전담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습관이 되어있지 않고 성격도 꼼꼼한 편이 되지 못하기에 집안일은 잘 하지 않는 편이었다. 가끔 하기도 하지만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나고 마음 내킬 때, 아내가 잔소리 폭탄을 퍼부을 때만 마지못해 했다. 꼼꼼하게 하지 않으니 집안일을 해도 아내가 또 다시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하는 집안일이 아내 마음에 차지 않았고 내가 해놓은 것을 아내가 다시 하는 것을 보고 ‘어차피 아내가 할 것, 내가 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을 한 것도 집안일을 하지 않게 된 원인이라면 원인이다. 또 다른 원인은 청소 등 집안일을 하는 것이 습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장기 때는 엄마가 하는 것, 결혼해서는 아내가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청소를 잘 하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아내가 숱하게 잔소리를 해대어도 꿋꿋하게 버텼다. 아내의 이야기를 매일 하는 잔소리 정도로만 여긴 것이다.

 인생 리모델링을 하기로 생각하고 글을 쓰던 중, 전날 밤 아내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거실 청소기라도 좀 밀어주세요.” 순간, 머리를 때렸다. ‘인생 리모델링을 하겠다고 하고서는 가장 쉬운 청소조차 하지 않았구나!’

 인생의 변화를 주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기에, 집안일도 인생 리모델링의 한 부분으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불규칙적으로 하기보다는 하루 30분이라도, 규칙적으로 하자. 그것이 쌓이면 아내의 짐을 덜어줄 수 있겠구나.’

 그래서 하루 30분은 무조건 집안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설거지와 집 정리를 할 때, 로봇 청소기를 돌렸다. 복잡한 정리는 아내가 했기에, 난 간단한 청소만 하면 되었음으로 힘들지도 않았다. ‘이런 쉬운 일을 왜 하지 않고, 그런 잔소리 폭탄을 들으며 살았을까?’ 인생 리모델링을 하고 난 뒤, 내 삶을 돌아보니 한심한 일들이 한 두 가지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청소를 시작하고 나니 좋은 점이 많았다. 아내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었고, 집이 깨끗하니 마음마저 깨끗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청소를 한다는 것은 어쩌면 내 마음을 깨끗하게 닦는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 몸과 환경과 마음을 깨끗하게 닦으면, 내 인생도 깨끗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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