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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창영 Apr 10. 2021

인생 리모델링 10 - 인생 배경화면은 맑음

쾌활한 창영 씨

인생 리모델링 10 – 인생의 배경 화면은 맑음, 유쾌한 창영 씨


     

 컴퓨터를 켜면 처음 맞이하는 것이 배경 화면이다. 인생에도 배경화면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내 무의식에는 어떤 것이 배경화면으로 깔려 있을까 생각했다.

 비를 좋아했다. 고등학교 다닐 때 비에 젖은 새 한 마리가 비 오는 날 거리에서 죽어 있는 것을 보고 비의새를 생각했다. 당시 유행했던 노래의 가사 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비에 젖은 비둘기가 서러웁게 우네요.” 그 새를 보자 그 노래가 떠올랐다. 비에 젖어 죽은 비둘기는 내 무의식에 비가 내리는 장면을 배경화면으로 만들었다. 

 비의새에 대한 전설도 만들었다. 그것이 장편동화 ‘안드로메다 베타 별과 천전리 각석의 사랑 이야기’의 소재가 되었다. 비는 내 것이라 떠들고 다녔고, 내 허락 없인 비를 맞으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비는 내 인생의 배경화면이 되었다.

 어차피 내리는 비라면 싫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싫어한다고 내리는 비가 내리지 않을 리 만무했고, 비를 싫어해 비 오는 날 짜증을 내는 사람을 보며, ‘어차피 내리는 비를 좋아해버리면, 맑은 날도 좋고 비 오는 날도 좋지 않은가? 그러면 날씨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일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비를 좋아하여 인터넷 닉네임으로 ‘비의새’를 사용했다. 나를 아는 사람은 비의새라는 닉네임에도 익숙할 것이다. 또한, 윤창영하면 비를 떠올리고, 비가 내리면 나에게 전화를 해 같이 식사나 술을 마시자는 사람도 많았다. 그렇게 살아왔다. 문제는 내 마음의 배경화면이 비가 된 것에 있다.     

 비는 흐리고 감성적이며 정적이다. 그렇다 보니 내 정서도 감성적이었고 정적이었다. 그것이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다. 또한, 앞으로도 계속 비를 좋아하는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정적인 윤창영보다는 동적인 윤창영으로 바뀌고 싶다. 정적인 윤창영은 말을 해도 진지하게 하는 경향이 있어 유머스럽지 않고 남에게 부담을 주는 경향이 컸다. 그래서 쾌활한, 유쾌한 윤창영으로 리모델링하고 싶은 것이다. 난 유쾌한 사람을 보면 옆에 있기만 해도 즐겁다. 그렇기에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인생의 배경화면을 비 오는 풍경이 아니라 비 개인 아침의 쾌청한 날씨로 바꾸고 싶은 것이다. 항상 유쾌한 생각을 하면 얼굴에도 웃음이 배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편안함을 준다고 생각한다. 

 혼자 있을 때도 거울을 보며 나를 위해 웃어주기로 했다. 그리고 틈만 나면 휘파람을 불 것이다.다. 그것이 내 얼굴의 근육을 자극하여, 유쾌한 나로 만들어주리라. 뇌는 잘 속아 넘어간다고 한다. 평소 생활에 나는 유쾌한 사람이라고 반복하여 생각하고 웃으며, 휘파람을 분다면 유쾌한 에너지가 뇌에서 솟아날 것이다. 그것이 나를 실제 유쾌한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이제 내 인생의 배경화면에서 비는 그쳤다. 검은 구름도 물러갔다. 그리고 아침 햇살이 비추는 푸른 숲 속의 강으로 내 인생의 배경화면이 바뀌었다.      

 “앞으로 나를 유쾌한 창영 씨로 불러 달라. 줄여서 유쾌 창영.”     

 나는 곧 며느리를 맞이할 것이며, 할아버지가 된다. 난 할아버지로 불리기를 거부한다. 아내와 아들과 며느리와 손주가 그리고 나를 아는 사람이 나를 부를 때     

 “유쾌한 창영 씨”     

하고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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