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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작가 Mar 02. 2024

정부,공공기관 지원 사업 잘 먹는 사람들

기업 관계자가 알면 쓸모 있는 지원 사업 이용 팁

매해 연초가 되면, 경기도에서는 각 지자체별로 시책설명회를 개최한다.

시책설명회는 각 시군의 소재지 기업에게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해당 시군의 지원 사업을 발표하는 자리다.

크게 자금 금융 지원 부분, R&D 부분, 판로 개척 부분으로 3가지 카테고리로,

중소벤처기업부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재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FTA통상진흥센터, 경기대진테크노파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다양한 기관이 모여 한 자리에서 중소중견 기업 관계자들에게 지원 사업을 발표한다.

기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인 누구라도 참석할 수 있고, 오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아주 두꺼운 각 기관의 지원 사업이 정리된 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나는 올해로 6년째 이 시책설명회에서 우리 기관 지원 사업 발표를 맡고 있고,

이번 글에서는 지원 사업을 만드는 입장에서 그리고, 그간 다른 기관들의 사업들을 쭉 들어보며 느낀 ‘공적 지원 사업 이용하기 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팁 1.  <지원 사업 존재 여부 확인하기>


23년 기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 공시기준 우리나라 중앙 공공기관은 총 347개사다.

여기에 지방 공기업 412개사(23년 클린아이 공시 기준)를 더하고, 킨텍스(고양시+경기도+코트라 출자)나 각종 문화, 복지재단처럼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의 출연기관 800여 개 사를 더하고, 무역협회처럼 순수 민간 협회지만 공공의 성격을 가진 곳들도 더하면 거의 2천여 곳의 기관에서 공적 지원 사업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많은 곳에서 내가 원하는 사업을 얼마나 부지런히 잘 찾아 먹는지는 순전히 자기 역량이다.

날씨 좋은 어느 날 카페에 앉아, 공공기관 홈페이지를 싹 다 들어가 보며 찾아보는 거다. 본 글의 최하단 링크에서 웬만한 기관 정보는 다 찾아볼 수 있다. 지방의 지자체 중에서는 상공회의소에 지원 사업을 위탁하는 경우도 있으니 소재지에 따라 상공회의소를 홈페이지에서 찾아봐도 좋고, 무역협회나 중소기업중앙회와 같이 민간 협회나 조합의 지원 사업도 찾아보면 좋겠다.


팁2. <같은 사업 찾기>


공적 지원 사업은 다 똑같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내가 원하는 그 지원 사업은 다수의 기관에서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내가 전시회 참가비를 지원받고 싶다면,

ⓐKOTRA의 '해외전시회 개별 참가 지원 사업'이나 '단체관 지원 사업'(산업통산자원부로부터 해당 업무와 예산을 위탁받아 코트라가 사업을 운영하고 집행), ⓑ동일한 사업명으로 운영되는 킨텍스의 전시회 참가 지원 사업(경기도 및 소재지별 시군 예산),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중소기업 개발 생산 판로 맞춤형 지원', ⓓ중기부 수출 바우처(전시회 참가비 정산 가능), ⓔ산자부 수출바우처(전시회 참가비 정산 가능), ⓕ경기도 수출바우처(전시회 참가비 지원 가능)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비슷한 사업이 많은 이유는 예산의 출처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원 사업을 만드는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들 머리에서 나오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서 그럴 수도...)


대게 예산의 출처가 다른 경우 모집 범위가 다르다. 산자부나 중기부 같은 중앙행정기관 지원 사업은 모집 대상이 전국인 반면, 경기도나 각 시군의 지원 사업은 해당 소재지별 기업이 모집 대상이다. 참고로 중앙부처 사업일수록 예산의 규모도, 모집 규모도 크다. 다만 파이가 큰 만큼 사업에 지원하는 기업 수도 많아서 선정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 작은 지자체나 출자 지방 공기업에서 운영하는 지원 사업의 경우, 예산과 모집 규모는 작지만 운이 좋아 지역 기업들이 해당 사업에 관심도가 낮다면 선정될 요인이 중앙부처 사업보다 훨씬 높다.


여담이지만, 언젠가 퇴근길에 라디오를 듣는데 2030세대를 관통하는 한 문장을 들었다. "서울엔 집이 없고 지방엔 일이 없다" 지방엔 진짜 기업이 없다. 지방에 있는 동기나 동료 직원들과 사내 메신저로 연락하다 보면, 지원 사업을 만들어도 지역에 기업 풀이 너무 작으니 매번 지원하는 기업만 지원하고, 선정되는 기업만 선정되는 걸 왕왕 본다고 한다. 강원도나 제주도가 블루오션이다. 지원 사업을 독식할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바닷가에서 즐겁게 일하고 싶다.(내 희망 사항이다.) 지방으로 가자. 모 시청에 가서, 시장 미팅을 하고 나갈 때 기념품으로 해당 지역의 규모가 좀 있는 기업의 제품을 나눠주는 걸 본 적 있다. 이런 기업들이 각종 사업을 독식하겠지... 싶었다.


중복 사업은 이렇게 찾으면 된다.

각 기관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지원 사업들을 모아놓은 안내책자를 PDF버전으로 공지사항에 올려놓는다. 컴퓨터에 '2024 지원 시책' 폴더를 하나 만들어 놓고, 각 기관의 지원 사업 모음집을 만들어보자.


네이버에 “중소벤처기업부”을 검색하고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중기부 지원 사업을 다운 받을 수 있다. 중기부 지원 사업만 해도 거진 수 천 페이지다. 한 번쯤은 쭉 훑어 볼만하다. 왜냐면 지금 내게 당장은 필요 없는 지원 사업일지라도 언젠간 필요할 지도 모른다. 그때 '아 예전에 그... 지원 사업 봤던 거 같은데?' 하고 찾아보면 되겠다. 정 일일이 다 볼 시간이 없면, PDF를 열고 control + F를 누른 뒤에 내가 원하는 사업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된다. “전시회”, “제품 디자인 제작 지원“, “3D", "애견 용품”...

경기도 지원 사업은 ‘이지비즈’로 접속하면 경기도청의 사업뿐만 아니라, 경기도내 소재 각 시군의 사업을 모두 확인할 수 있고, PDF본으로도 다운 받을 수 있다.


PDF본이 없다는 기관은 있을 수가 없다. 기관 지원 사업은 책자로 발행해야 되는데 PPT 버전이든 한글 버전이든 Ver1..2...10으로 raw 파일을 인쇄 업체와 수 차례 주고받으면서 책자 표지 디자인부터 글자체까지 여러 번수정 버전을 주고받고 최종본은 PDF로 받아 내부결재를 득하고 책자를 제작한다. (규모가 작은 기관은 사업이 많지 않아 팜플릿을 제작해서 배포할 거고, 그 팜플렛 마저도 PDF본은 있다.)

총무팀이던 마케팅팀이던 담당자들은 다 가지고 있다.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게 없다면, 전화해서 달라고 하면 된다. 기업 지원 사업 안내문을 모아 놓은 파일을 대외비라며 안주는 멍청한 소리를 하는 공공기관 직원이 있다면, 일단 정부 정보공개 포털(https://www.open.go.kr/com/main/mainView.do)에서 한 번 찾아보고 없다면 공개 청구를 해보자.

(실제로 내가 모 시청의 기업지원과에 해당 지역의 산업 현황 정보, 중소기업 지원 시책, 지역 중소기업 육성 전략에 관한 자료를 요청하니, 그런 게 있긴 한데 자기는 그런 걸 직접 외부로 보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걸 줘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이상한 소리를 한 주무관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외부공개가 되어 있는 자료라 시청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하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정확히 홈페이지 어디서 다운 받으면 되냐고 물어보니 자기는 잘 모르겠다고, 나보고 알아서 찾아보라고 했다. 그래서 정보공개포털에서 찾아 다운로드한 적 있다. 이렇게 협조가 안되서야...그 지자체 쪽으로는 고개도 안 돌리고 싶다.)


정부로부터 내가 원하는 지원 사업을 하나 발견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중복 사업을 찾는 것이다. 지원 사업 하나에 투입할 내 노력이 아깝지 않으려면 타율을 높여야 한다. 한 번 지원해 보고 떨어지면 외면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면 좋겠다.

코트라 지원 사업에 참가해서 떨어졌다면, “Okay 코트라 꺼져, 그럼 경기도 지원 사업으로 간다!, 경기도도 떨어졌어? 그럼 포천시로 간다!” 이런 마인드가 필요하다.

내가 전시회 사업을 주로 하다 보니, 전시회로 계속 예를 든다만, 여하튼 전시회에서 참가한 업체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자기 돈으로 참가하는 바보가 어딨냐며 웃으시는 분도 있다. 내가 여러 지원 사업을 담당하면서 느낀  지원하는 사람만 매번 지원하고 뽑히는 업체만 매번 뽑힌다는 거다. 기똥차게  찾아서  분들이 많다.


팁3. <일정 확인 하고 중복 서류 체크 하기>


횡단보도 앞에만 가면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듯, 내가 지원하려고만 하면 지원 가능한 사업이 없다. 죄다 모집마감... 모집마감... 모집 마감이다. 왜 그럴까. 사업 계획을 제대로 안 했기 때문이다. 그냥 내가 당장 필요할 때만, 필요한 순간에만 급하게 각 기관 홈페이지를 뒤적 뒤적이다가 공공문을 보며

"에이 이것도 마감, 저것도 마감, 이건 모집 중이긴 한데...모집 자격이 안되네" 라며 몇 번 둘러보다가 이네 "정부 사업은 쓸모 있는 게 하나 없어" 라며 혀를 차고 포기한다.


다행히 대게 정부 지원 사업은 연간 일정이 비슷하고, 매년 비슷한 시기에 공고가 올라온다. 그래서 지원 사업 안내 책자는 전년도 걸 봐도 크게 다를 게 없다. 예산, 모집 규모, 모집 시기, 지원 요건, 지원 서류 등 거의 비슷하다.

정부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지 않는 이상은 지원 사업을 담당하는 직원도 전년도에 다른 담당자가 했던 내용에서 크게 바꾸지 않으려 한다. 전담당자가 그렇게 사업을 만들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과 매너리즘 그 어딘가에서 타협하는 거라 보면 된다.

여하튼, 관심 사업들을 쭉 찾아, 각 기관별로 몇 월에 주로 공고를 올리는지 파악한다. 1월엔 중기부, 3월엔 지자체, 4월엔 창업진흥원, 9월엔 강원경제진흥원, 10월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비즈니스 하루 이틀하고 접을 건 아니지 않겠나, 이번에는 타이밍상 지원 못 받았더라도, 다른 제품 만들 때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서류도 체크해 놓으면 좋다. 공통 서류와 기관별로 달리 요청하는 서류로 나눠서 보관해도 좋다. 특히 공통 서류는 잘 모아 놓자. 예컨대, 공통서류로는 사업자등록증, 중소기업(소상공인) 확인서, 여성기업, 사회적 기업 증빙 서류, 특허 및 인증 서류, 공장등록증과 같은 기본적인 발급 서류가 있겠고, 사업 계획서나 기업, 제품 소개 자료는 각 사업마다 다르게 제출할 테니 그것도 버전별로 잘 보관해 놓자.

지원 형태별로도 분류해 놓으면 좋다. 예컨대, 정책 자금 지원용 서류, 판로 개척용 서류, R&D용 서류...

이렇게 정리해 놓으면, 품이 줄어든다. 효율적으로 일하자.


팁4. <정부 지원 사업 활용해서 사업 계획 하기_해외 판로 개척 편>

이거야 말로 내 전문 분야인데 이건 다음 편에서... 계속


브라이언 캘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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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egbiz.or.kr/notice/a/m/boardView.do?brdiId=BR000000060286&brdId=notice

https://www.open.go.kr/com/main/mainView.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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