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작가 Jul 27. 2024

복싱 프로 라이센스 이야기_1화

프롤로그

만으로 2년,

받았다, 프로 라이센스!

나도 이제 3 차가 되는구나~ 초보티는 벗어야 하는데 하던 차에 기대 이상의 선물을 받았다.


애석하게도 예전만 못한 비인기 종목의 낮아진 프로의 벽이라지만 나에겐 큰 도전이었다.

(하물며 어린 시절 태권도도 한 번 안 배워본 사람이 30대가 되어서야 처음 투기 종목을 시작한지라...)

지난 2년, 퇴근하고 복싱장에서 살다시피 한 보람이 있다.

‘그래 그동안 노력했어요~’하고 노력상 받은 기분이었다.


직장인은 그냥 힘들다. 아침에 눈이 뜨이면 그때부터 만사가 다 힘들다. 늦어도 7시에는 일어나 8시에는 집을 떠난다.

9시부터 18시까지 일에 시달린다. 야근이라도 있을 적엔 21시는  되어야 체육관에 들어갈  있다.

하루 종일 일에 치인다. 사람에 치인다. 몸도 마음도 피곤하다. 퇴근할 때쯤 되면 혼이 나갔다는 표현이 적절하게 머리가 .... 하니 멍텅구리 상태가 된다.

하루종일 전화 받고, 회의하고, 외근 나갔다가 호다닥 복귀해서 PC 앉아 보고서를 작성한다.   없이.

 

직장인은 단순히 몸이 힘든 게 아니라 정신력이 고갈된다. 무언가 할 의지 자체가 사라진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피곤한 날 스파링을 하면 확실히 반응 속도가 느리다. 1라운드는 정도는 얼굴에 주먹 마사지 좀 받아야 정신을 차리곤 한다.

체육관으로 들어가기 전에 차에서 10분 20분 정도 눈을 붙이기도 하다. 그럼 좀 났다.


복싱은 무조건 체력인데

직장인은 체력이 부족하다.

주말엔 달린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해야 한다.

시간을 쪼개 쪼개 복싱과 웨이트를 병행한다.

늘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피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피곤해도 주먹을 내 지르다 보면 금세 머리에서 도파민이 질질 흘러, 힘든 줄도 모르고 마구 주먹을 휘두르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다.

헉헉.

지나고 나서 보니까, 처음 복싱장에 왔을 때부터 보던 회원들 중에 이제 몇 명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체육관에서 볼 수가 없다.

걔 중엔 타격 센스가 아주 좋은 학생도, 악바리가 두드러지게 센 직장인도, 신체적으로 타고난 장사형 아저씨도 있었다.

도중에 그만 두면 아무것도 아닌데...

이제는 무엇을 하든 간에 단순히 잘하는 사람보다도 꾸준히 오래 한 사람이 멋있다.

그리고 단순히 오래  사람보다도 끝까지  사람들이 훨씬 멋있다. 그만큼 그 일에 진심이었다는 거니까.

물론 그 끝은 각자 정한 나름이겠다만.


적어도 복서로서 내 최종 목적지는 데뷔전일 것 같다.

최소 4라운드를 헤드기어 없이, 8~10온스 글러브를 끼고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 죽어라 시합을 뛰어보는 것이 선수와 생활체육인을 가르는 기준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링에 올라가 시합을 뛰는 것만이 아니다.

생활체육대회와 프로 테스트와는 비견할  없는 진지한 시합 준비 기간과 토할 것만 같은 현장에서의 압박감을 이겨내고  위에 서는 것이 내겐 마침표다.


더파이팅을 보며 방구석에서 쉐도우를 쉭쉭해 대던 어리숙한 중학생이 어느새 자라

10년 넘게 웨이트를 하더니만 보디빌딩 대회에서 2등을,

다시 2년을 체육관에서 죽쳤더니 프로 복서가 됐다.


(1화 : 프롤로그)

(2화 : 더 파이팅)

(3화 : 생활 체육 대회 출전)

(4화 : 복싱 프로 테스트)















 











매거진의 이전글 복싱장에서 만난 사람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