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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슬금 May 14. 2022

작은 즐거움과 여유가 충분했던

Havana, Cuba

코코택시 너무 귀엽게 생겼다. 하지만 타보진 않았다.




여행길에 스쳐 지나갔던 여러 명의 동행 중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친구와 함께 여행했던 곳이 쿠바였다.


쿠바에 도착했을 때 다이어리에 적어뒀던 짧은 글은 이러하다.


쿠바로 넘어왔다.
멕시코에서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11월이 되었으며 나는 쿠바에 와 있다. 체 게바라와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나라.
많은 여행자들의 막연한 로망. 호불호가 극과 극으로 나뉘는 나라, 쿠바.
내일부터 내가 보게 될 쿠바는 어떤 모습일까..


동행인과 여행 스타일 궁합이 잘 맞아서 쿠바에 머무는 하루하루가 편안하게 흘러갔었다.

체류하면서 보고 싶은 게 있으면 보고, 그냥 쉬고 싶으면 숙소에서 한국 드라마나 ebs 지식e 같은 방송을 보며 퍼져있었던 순간순간들이 기억난다.


장기여행 막바지였기 때문에 하루를 성실하게 보내는 것에 큰 의의를 두지 않았다.

일정을 빡빡하게 채우고 시각적 자극을 즐기는 것보다 (유럽에서의 나)

말레꼰에서 멍 때리는 것이 더 좋았다.(남미에서의 나)



아바나 길거리에서 사 먹었던 핫도그와 아이스크림.

말레꼰 풍경과 시내를 달리는 올드카.

먹었던 음식과 자주 갔던 식당.

묵었던 숙소의 깨방정 여사님.

동행인이 머리를 자르러 들어갔던 이발소의 힙했던 원장님.

(흰 러닝에 반바지, 야구모자를 착장한 까무잡잡한 피부의 잘생긴 청년이었다.)

거리에서 만난 어린이들에게 연필을 선물로 나눠주는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였던 동행인.



돌이켜보니,

여행도 삶도

짧게 스쳐간 작은 즐거움들이

마음에 오래 남는구나.


그렇게 쿠바는 다시 가고 싶은 곳이 되었다.


 


2009. 11.

쿠바, 아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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