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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두비 Nov 05. 2022

도시철도 vs 자동차

누가 봐도 도시철도의 승리

도시철도 벽면에 붙은 그림 중 도시철도가 자동차에 비해 얼마나 좋은지를 알려주는 것이 있다. 건강에는 얼마나 좋은지, 환경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등 꽤 흥미롭지만 누구나 대강 알고 있는 정보를 준다.


이 그림은 조금 달라져야 한다. 승차감을 비교하는 것이다. 나는 차가 없어서 자주 지인의 차를 얻어 탄다. 자동차를 탈 때, 차주가 뒷좌석을 정리해놓지 않은 적이 많다. 예고없이 내가 탔기 때문이다. 먼지, 인형, 서류, 아이스크림 봉지 등 과분한 것과 함께 탄다. 그래서 서로 몸 둘 바를 모를 때가 많다. 마치 내방 같다. 게다가 차주 본인도 핸들, 브레이크 등으로 운전석이 넓지 않고, 소수의 인원이 함께하는 만큼 노래 선정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임영웅 노래를 듣다가 르세라핌 노래를 들을 수도 있기에 서로를 이해해야 하는 시간이 온다.


그에 반해 도시철도의 운전석은 어떻겠는가. 어둠 속을 헤치고 나아가는 멋진 기관사! 뒷좌석에 태운 사람은 계획을 가지고 탑승한 멋진 수 천명의 승객들. 게다가 정리까지 마쳐놓았다. 많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사님이 행복하게 운전할 수 있다면 적어도 공리주의의 시점에서 좋지 않을까. 매일 같은 길을 지나도 매번 발 빠짐을 주의할 것을 알려주는 시스템, 강변을 지나며 코멘트를 얹어주는 다정한 감성, 도시철도는 예술이다.


예술을 감상할 때 너무 많은 사람이 있으면 잘 느껴지지 않는다. 피에타를 보러 가서는 인파 속에서 외국인들의 정수리만 보고 온 내 마음이 그랬다. 그러니 도시철도는 조금 더 귀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 출퇴근 시간 모두가 행복하도록 배차를 더 늘려달라. 출퇴근 시간에만 지하철을 타는 직장인에게도 붐비지 않는 시간대의 승차, 하차감을 보여줘야 한다. 듣고 있는 노래가 더 잘 들려서 출근의 슬픔이 달래 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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