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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현 Jan 05. 2019

한류 열풍 때문에 해외 취업.. 미래가 없다-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해외 취업 현실에 관한 고찰



말레이시아에 취업을 하고 머물면서 매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혹은 나와 같은 분야에서 오래 일한 사람들은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급여는 어느 정도인지 미래는 존재하는지 등등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 오늘 한번 다뤄보려고 한다.


우선 개인적으로 이전에 올렸던 글들과 유튜브에선 말레이시아 생활 속 여러 장점에 대한 내용만을 다뤘고 어찌 보면 매우 희망차고 좋은 나라인 듯한다. 그러나 밝은 면이 강할수록 어두운 면은 더욱더 어둡기에 오늘은 이 어두운 면에 대해서 파헤쳐 보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취업난을 피해 해외로 도피를 한다. 물론 해외로 도피하는 것도 만만하지 않다. 누군가 도와주는 사람 없이 혼자서 해외로 나가기엔 리스크가 매우 크고, 더군다나 한국에서도 취업이 안되는데 해외에 취업이 어떻게 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많이들 좌절한다.


하지만 해외에 나와있는 사람들도 한 걸음을 먼저 내디딘 것뿐이지


사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은 아는 만큼 보이듯 이 모든 초조한 감정이 이전에 비해 더욱 커지기 시작하고 좌절한다.



해외취업 특히 말레이시아에서 일하는 것이 왜 미래가 없는지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려 한다.




1. 코딱지 같은 월급 수준


말레이시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구인 공고를 보았을 것이다. 대게 말레이시아의 현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liknked in이나 job street 혹은 월드잡 등 다양한 사이트를 통해서 직업을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재밌는 건 한국인의 월급이다. 대게 고객 관리나 어카운팅, 마케팅 등등 대부분의 포지션의 급여는 5,000에서 7,000으로 굉장히 낮은 편에 속한다. 한화로 환산하면 150만 원에서 180만 원 대이다. 게다가 세금을 깎는다면 더더욱 손에 쥐는 돈은 작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대졸 중소기업 초봉 2700만 원 대기업 초봉 4000만 원 이에 비해 훨씬 적다



말레이시아에 존재하는 발 논 리가 하나 있다. 바로 말레이시아 생활 물가가 싸기 때문에 임금도 싸야 한다는 굉장히 단순한 1차원 적인 논리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에서 일하는 한국인은 물가가 말레이시아보다 저렴한 것에 비해 받는 월급은 더욱 높고 한국인 직원에게 머물 수 있는 주거와 차량까지 제공되는 회사도 많다.


다만 말레이시아에선 주재원이 아닌 이상 위와 같은 혜택들은 거의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까운 수준이고 이직을 하며 월급을 올리더라도 개 똥만큼 올라가기 때문에 선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월급 150에서 180 받고 생활 하기엔 이 곳에서 정말 세월만 흘려보내고 있다고 보면 된다. 보통 룸 렌트보다는 안전상의 이유로 대부분 한국인들은 콘도에 거주하고 대부분 1500 (40만 원)에서 2000(50만 원) 링깃을 월세로 내고 산다. 그렇게 월세로 내고 남은 돈은 100만 원 조금 넘는다.


교통비 10만 원, 식비 50만 원, 친구들과 어울리며 나가는 돈, 각종 경조사나 여행 혹은 취미나 물건 하나 사면 손에 남는 돈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실질적으로 남는 돈은 거의 없고 이 곳에서 하는 일이라곤 비교적 좋은 집에 머물 수 있고 매일 아침 출근할 회사가 있다는 것, 그리고 해외에 나와 있다는 메리트가 전부이다.


근본적으로 직업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가장 "근본적인 목적"이다. 그러나 이 곳에서 일하는 것은 이 근본적인 목적을 충분히 충족시키기 어렵고 회사에 임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를 해도 회사 측에서는 다른 한국인들에게 주는 만큼 주는데 무엇이 부족하냐는 입장이다.



2. 직업 선택의 제한성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엔 제한이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같은 나라는 기본임금이 너무나 낮기 때문에 한국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직종이라면 한국인을 채용할 이유가 마땅히 없다.


특이한 경우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대졸 초임은 3500링깃으로 시작한다. 한화로 바꾸면 95만 원이 대졸 대기업 초임 연봉이다. 참고로 아르바이트 풀타임으로 근무하면 1600링깃 40만 원대 월급을 받고 산다. 어쨌든 이렇게 월급 임금 자체가 매우 낮기에 한국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포지션이라면 나의 월급을 바닥으로 깎고 들어가도 뽑힐까 말까 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말레이시아 사람들 특히 중국계 사람들은 3가지 언어를 사용한다. 중국어, 영어, 말레이어 이렇게 3개 국어가 가능하고 해당 분야에 대해 신입 혹은 전문가 미만의 경력을 갖고 있다면 기업 입장에서도 굳이 많은 돈을 써서 한국인을 채용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한국인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korean speaking이라고 쳐서 나오는 직업들에 해당이 된다. 물론 경력을 쌓아도 그 분야에 머물 수밖에 없으며, 너무 경력이 많아지면 over qualitfied로 이직에 제한이 생기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매니저 급으로 진급하여 활동한다면 더 나은 대우를 받겠지만 그래도 같은 경력 대비 한국 중소기업 직원에 비해선 적은 월급 수준이다.


반면 선진국으로 간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에 간다고 가정하다. 기본임금이 한국에 비해 높게 형성이 되어있기 때문에 굳이 한국어 능력을 필요로 하지 않더라도 해당 직무에 직원이 필요할 경우 한국인을 채용한다. 물론 이 부분도 어느 정도 능력이 돼야 가능한 내용이지만 말레이시아에 비해서 어느 정도 오픈되어있는 부분이 확실히 존재한다.



3. 한류 열풍으로 인한 불상사


한류 열풍이 뜨거워지면서 동남아 국가에서 한국인을 더 좋게 보고,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 속에서 비친 주인공과 나와 동떨어진 모습을 보며 대게 실망을 하지만 확실히 한국인 버프를 많이 느낄 수가 있다. 그러나 이건 해외에 살고 있는 나에겐 크게 좋은 이야기가 아니다.


한류 열풍이 동남아를 강타하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많이 늘어난다. 나와 같이 일하던 직원도 외국인인데 한국어를 엄청 잘한다. 현재 우리 회사에서는 3명의 한국어 가능자가 존재한다. 이 중 한 명은 나 이고 나머지 둘은 현지 사람이다. 이 두 사람들과 대화는 문제없이 이뤄지고 한국인이다 싶을 정도로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한다.


대게 회사에서 한국인을 채용하는 목적은 한국에서 넘어온 서류 문서를 확인하기 위함과 한국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 목적을 위해서 회사는 더 많은 돈을 쓰고, 비자를 받아가며 한국인을 채용한다. 그러나 한국어를 유창하게 잘하는 현지 사람이 있고 비자 발급도 필요 없다면 당연히 회사는 가성비 좋은 로컬 사람을 사용할 것이다.


물론 일 하는 스타일이나 채용에 결정되는 무수히 많은 다른 요인들이 있겠지만 그런 요인들이 모두 같다는 가정 하에 회사에선 어쩔 수 없이 노무비 절감을 위해 로컬 사람을 뽑을 것이다.



4. 우리는 외국인이다


대한민국처럼 모든 나라 법안이 외국인에게 친절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국민을 보호하는 법이 더 강하게 존재하고, 외국인인 나는 비자 없이 이 나라에 머물 수가 없다.


세계 많은 나라들이 일정 능력 혹은 직업군에 속하면 영주권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에선 굉장히 적은 소수의 사람들이 영주권을 획득했고 사실 이 수치는 터무니없게 낮기 때문에 0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우리 회사 인사 담당자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네가 말레이시아에서 10년 20년 일하면 나라에서 너에게 머물 수 있도록 영주권을 제공해 줄 것이다 라는 소리를 했는데 2018년도에 들은 개소리 중에서 베스트로 꼽을 수 있었다. 게다가 한국인 지원자가 있었는데 말레이시아에 오래 살았기 때문에 말레이시아 여권을 신청하면 발급이 가능하다는 말도 했다. 회사에서 현실을 쌩판 모르는 사람을 왜 인사 담당자 매니저 직급에 앉혀 놨는지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비자 없이 머물기 위해 비자 런을 한다던가, 불법 적인 방법도 서슴없이 진행하고 있고, 합법적인 비자로 머물고 있더라도 언제 어떻게 비자가 끊길지는 모르는 것이다. 게다가 말레이시아는 현재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제공할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인다.



이렇듯 다양한 이유로 나는 말레이시아에서 나의 미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미 일찍 깨닫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친구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에서 점점 심각해지는 취업난과 취업을 위해서 자신의 가치를 깎아 가면서까지 채용되기를 바라는 절실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물론 나도 이 회사에 취직될 때 나 자신의 가치를 깎아가며 지긋지긋한 백수 탈출을 위해 지원했다. 이런 복합적인 것들이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가치를 다 깎아먹은 것 같다. 다만 내가 현재 말레이시아에 머물 고 있는 이유는 한국에 비해 나를 찾아주는 회사가 많이 있고, 아직 성장하고 있는 나라이기에 나라가 성장하고 있는 이 흐름에 맞춰 새로운 기회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도박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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