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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기일 Feb 04. 2024

전략기획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인턴 이야기

1. '전략'

 "전략"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할 때, 일반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꽤나 근사한 단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픈 직무라고 느끼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공교롭게도, 얼마 전 전략이라는 단어와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현재 회사에서는 인턴 생활을 시작할 때, '강점 혁명'이라는 책을 통해 자가진단을 진행한다. 나의 1강점은 '전략'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상상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발상(Ideation)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했지만, 나를 이루는 주 테마는 전략이라는 결과를 받아들고는 조금 멍하니 있었다. 결과를 받고 난 후 과거를 반추해보니, 나름 전략적으로 생각하기는 했던 것 같아 그냥 수긍하기로 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2. '전략 기획'

회사에서 뽑는 직무들 중, 전략기획이라는 테마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여, 거들떠도 보지 않던 분야였다. 엘리트들만 갈 것 같은, 똑똑한 사람들만 갈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고, 내가 해당 직무에서 인턴생활을 할 것이라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감사하게도 한 회사에서 인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글을 쓰는 지금도 전략기획 인턴생활을 하는 중이다.






3. '전략 기획은 아이디어'

그렇게 듣도보도 못한 직무를, 1주일 간의 교육을 진행한 후에 시작하게 되었다.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팀원으로 일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나를 제외한 우리팀 인턴 전원이 일을 해 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들이 이야기하는 모든 내용을 따라가기가 정말 힘들었다. 아이디어를 가감 없이 제시하며, 정보를 척척 찾아 엑셀에 멋들어지게 제공하는 모습에 남몰래 위축되기도 하더라.


 나는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찾는 것이 굉장히 서툴다.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여러 정보들을 가볍게 찾는 것이 중요한데, 항상 찾지 못한 정보들이 있을 것 같아 더 찾아보아 시간을 결국은 낭비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고스란히 야근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정말이지 눈물나는 상황이다.


아이디어들의 수집은 정말로 중요하다. 또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이걸 찾고 말만 하는 것이라면 누구를 앉혀놔도 할 수 있을 것이다. 




4 '전략 기획은 아이디어의 가공'

 전략기획은 아이디어만 많다고 잘 할 수 있는 직무가 아니다. 정보를 척척 찾아 멋지게 정리하는지도 포인트가 아니다. 현재 느끼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지시한 요소'에 대한 대답을 논리적으로 잘 해낼 것

둘째, 상사가 내가 만든 보고자료만 보고도 이해가 완벽하게 되도록 자료를 구성하는 것


일반적으로 직장은 항상 바쁘고 급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데드라인에 맞춰 구성하는 것이 정말 고되다. 추가로 골치아픈 점은 논리에 대해서 너무 깊게 고민하는 순간, 자료에 담을 것들이 너무 많게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생각을 쳐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 회사의 시기별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분석해주세요. 라는 업무가 들어왔다고 치자.


나의 접근방식은 '마케팅 전략'에 사용되는 모든 도구들을 시기별로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머리에 생각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 카페, 뉴스기사, 신문광고, 전광판, 게임 배너 등등 수단은 너무나도 많다.


이 모든 것들을 도표로 정리하고, 하나하나 체크하게 되면 답이 없다. 정말로 답이 없어진다.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게 되어 나는 하루종일 이 쓸모없는 자료들을 체크하고, 표를 채워나가기 위해서 시간을 허비했다. 결국은 업무를 끝마치지 못하고 사과의 말을 담아 보고한 후 퇴근했던 기억이 있다.


이 문제는 '너무 담고싶은 것들이 많아요. 가장 큰 줄기부터 조금씩 넓혀가는 방식으로 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라는 사수분의 말에 단번에 해결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중요한 건 모든 변수들의 분석이 아니구나. 더 깊게 들어갈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결국은 정리를 잘 해내는 것이 요지구나.


재미있는 사실은, 이 원리는 글을 쓸 때도 똑같이 적용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항상 하고 싶은 말이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캔버스에 무엇부터 써 내려가야 할 지 모르겠어서 시작도 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았다. 그런데 결국은 글도 똑같다. 중요한 포인트를 잡고, 독자들이 편하게 읽도록 서술하는 것이 포인트다.


5. '전략 기획은 아이디어의 가공, 그리고 액션'

 가공에서 그친다면 그것은 결국 누군가 읽고 고개정도 끄덕일 수 있는 정보글에 그칠 것이다. 하지만 전략기획 보고서는 절대로 정보 제공에 그쳐서는 안된다. 행간의 의미를 끊임없이 찾아내고, 해당 현상들을 분석하여 도출해낸 원리(인사이트)를 통한 액션까지 제시해야 한다. What, Why, How - 이를 모두 합하여 제안하는 것이 '결론'이다.


샤브샤브를 팔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보고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1) '최근 샤브샤브가 인기가 많아 샤브샤브 팔아야 합니다.' (X)

2) '최근 샤브샤브가 고객 입맛 사로잡고 있어, 1인 샤브샤브를 팔아야 합니다. (X)

3) '주로 2인 이상이 먹는 샤브샤브, 혼자서도 먹고싶어하는 고객 파이 확인하여(Why) 1인 샤브샤브(What) 겨울 신메뉴에 출시하여 (How) 니즈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O)


적어도 인턴인 내가 현재까지 이해한 바로는 3번이 가장 좋은 답변이다. 세부적인 사안들도 제안한다면 좋겠지만, 샤브샤브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에 여기까지! 사실 예시라고 써놓긴 했지만 부끄러울 따름이다.


6. '전략 기획은 아이디어의 가공, 그리고 액션' 이후.


 아직 인턴이지만, 힘들고 고되다는 느낌보다는 '더 잘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것 같다. 이제 실근무 기준으로 1주 남짓 남았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서 끝마치는 좋은 인턴생활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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