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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기일 Jul 03. 2020

지킬 박사와 하이드 - 0.1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읽기 시작했다. 속도는 경이로울 만큼 느리다. 한 시간에 한 문단을 읽어 내려간다. 

모르는 단어들과의 줄다리기를 하며 한 블록을 힘겹게 읽어내려간 후, 생각이 든 것을 한 번 정리해 보려 한다. 


1. 주인공들의 이름에 관한 이야기 - Mr. Utterson, Henry Jekyll, and Edward Hyde.


Utter - 1. (강조의 의미로) 완전한 

             2. (입으로 어떤 소리를) 내다.

             3. (말을) 하다.


Hide -  1. (남이 보거나 찾지 못하게) 감추다[숨기다]

             2. 숨다


변호사 친구인 Utterson. 이름의 일부분인 utter의 의미는 [소리를 낸다/ 말을 한다]임을 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를 연결짓기 위해서는 Hyde의 의미를 찾아보아야 한다 생각했다. Hyde는 hide와 같은 발음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일부러 변형시켰다고 가정해 보자. Hyde의 이름은, 지킬 박사의 숨기고 싶고 그다지 반갑게 맞이하고 싶지는 않은 자아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둘을 결합하게 되면, 추악한 인간의 본성을 입 밖으로 내어 말한다는 의미로 파악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는 어쩌면 이 작품을 모두 읽었을 때, 내가 결론내릴 작품의 주제일 수도 있다. 물론, 내 머릿속의 상상이다. 


그렇다면 Jekyll의 의미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사실 잘 모르겠다. 여기까지는 연관짓지 못했다. 아쉬울 따름.


2. 문장의 표현성


이 작품의 첫 줄이다. 


Mr. Utterson the lawyer was a man of a rugged countenance that was never lighted by a smile; cold, scanty and embarrassed in discourse; backward in sentiment; lean, long, dusty, dreary and yet somehow lovable. 


출처 - Story of the door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


무표정에, 무뚝뚝하며, 웃은 적도 없고, 차갑고, 소통에 능하지도 않다. 말랐고, 키 크고, 음울하고, 칙칙했지만.


하지만 왠지 매력적(정감이 가는)이었다. 


부정적인 것들을 모조리 늘어놓았지만, 결국 초점은 마지막 한 표현인 "yet somehow lovable"로 향한다. 보통의 문장들이 맨 뒤에 초점을 주지만, 이런 부정적인 요소들을 머릿속에 그려주다 마지막에 한 번 긍정적인 면모를 언급해주면 관객들은 이 캐릭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우리와 친근한 사람을 생각하게 될까? 


3. 번역


At friendly meetings, and when the wine was to his taste, something eminently human beaconed from his eye; something indeed which never found its way into his talk, but which spoke not only in these silent symbols of the after-dinner face, but more often and loudly in the acts of his life. 


출처 - Story of the door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


beaconed라는 표현을 번역본에서는 '빛났다'라는 의미로 옮겼다. 적절한 번역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왜 하필 beaconed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일까. 신호나 경고의 역할을 하는 불빛을 의미하는 단어인데,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단순히 빛났다고 한다면, flashed, shined, sparkled 등 수많은 단어들이 존재했을 것인데, 하필 beaconed라니. 사람들에게 앞으로 나타날 위험의 분위기를 미리 깔아놓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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