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사용자 인터뷰를 꼭 해야 하는 이유 (2)
2편 - 인터뷰 전 가설들은 대부분 오답일 확률이 높습니다.
지난 1편에서 할 일 이론을 소개하고, 진행한 사용자 인터뷰와 그 결과 사용자 스토리까지 보았습니다. 이번 편에는 인터뷰 결과 달라진 저의 가설과, 그것이 어떻게 실제 화면까지 이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려고 합니다.
1. 인터뷰 전 가설들은 대부분 오답일 확률이 높습니다.
가설이라고 거창하게 이야기하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제가 '고객은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던 부분에 가깝습니다. 결과는 많은 부분 오답이었습니다.ㅠㅠ
저의 가설이 틀렸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인터뷰 전에는 우리 제품(A 프로그램)과 고객(담당자) 사이의 관계만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더 넓은 맥락을 고려하지 못하고 고객이 우리 제품을 사용할 때에 어떤 불편함을 느꼈는지, 제품이 어떤 기능을 보완하면 좋을지만을 생각했던 것이죠. 인터뷰를 하고 나니 이제는 고객의 생활 속에서 우리 제품이 어떻게 녹아들 수 있을지 눈에 보이더라고요.
가설 1)
Before - 관리자는 어르신들의 직접적인 인지능력 향상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채택할 것이다.
After - 관리자는 모든 어르신들이 만족하고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프로그램 선택이 우선이다
가설 2)
Before - 우리의 경쟁사는 또 다른 인지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일 것이다.
After - 우리 제품의 경쟁자는 “버섯 키우기 프로그램"과 같은 자기 성취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가설 3)
Before - 관리자는 어르신들의 인지능력에 관한 정량적 지표를 통해 프로그램의 성패를 판단할 것이다
After - 프로그램 성과는 어르신들의 참여율과 만족도를 최우선 지표로 판단한다.
가설 4)
Before - 관리자는 어르신들의 인지능력에 관한 정량적 지표를 통해 프로그램의 성패를 판단할 것이다.
After - 어떠한 한 가지 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의 상태 변화를 측정할 수 없다. 또한 출석률 외에도 만족도, 담당자의 느낀 점 등 정성적 지표가 중요하다.
가설 5)
Before - 관리자는 A 프로그램에 관한 보고서 작성 시 프로그램 사용 데이터가 부족하여 답답했을 것이다.
After - 프로그램 보고서에 들어가야 하는 기본 내용은 참여율과 만족도이기 때문에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2. 그래서 결과가 화면으로 어떻게 나왔냐면..
“소비자는 4분의 1인치짜리 드릴의 구매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4분의 1인치 구멍을 원할 뿐이다.” 고객은 제품을 원하는 게 아니라 문제에 대한 해결안을 원한다. (p.235)
마지막으로 제가 찾은 문제에 대한 해결안을 소개할 차례네요. 앞선 인터뷰에서 보셨겠지만 A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문제도 물론 있었습니다. 해당 부분은 관리자용 대시보드 이전에 프로그램 자체의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이기에 이번 글에서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A 프로그램 관리자용 대시보드의 “할 일”>
- 프로그램에 등록한 모든 어르신들이 빠짐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참여율)
- 어르신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성취감)
- 어르신들이 활동을 만족하고 흥미를 갖도록 한다 (만족도)
<"할 일"로부터 뽑아본 기능 리스트>
1. 프로그램에 등록한 어르신 전체의 활동 내역을 알 수 있다
�전체 앱 사용, 세부 활동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영역 (그래프, 표)
2. 특히 활동이 부진한 어르신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앱 사용, 세부 활동 내역에서 어르신들의 활동 순위를 비교할 수 있는 영역 (그래프)
3. 전체 혹은 개별로 알림을 보내 부진한 어르신의 활동을 독려할 수 있다.
�앱 내 알림 혹은 핸드폰 문자로 바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
�등록된 어르신 한 명에 대한 프로그램을 사용한 내역을 볼 수 있는 개인 페이지
4. 활동이 늘었거나 점수 상위의 어르신들에게 칭찬 내용을 담은 알림을 전송할 수 있다. 매 회기가 끝난 후 활동의 기대효과 의미가 담긴 메시지를 전송한다.
�앱 내 알림 혹은 핸드폰 문자로 바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
5. 일정 비율 이상 참여한 분들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이수를 증명할 수 있다.
�개인별 리포트 발급 기능
�증명서 발급 기능
위에 나열한 기능들은 내부 상황을 고려하여 바로 개발 가능한 최선의 솔루션들을 선택한 것들인데, 이것들 이외에 많은 솔루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해당 솔루션이 "할 일"을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의 기능들은 현재 최소한의 기능만을 담은 MVP버전으로 디자인되어 곧 오픈될 예정입니다. 현재 개발 진행 중인 프로젝트임을 감안하여 어떻게 위의 기능들이 ui로 나올지 레이아웃으로 짤막하게 전달하려 합니다.
1. 전체 앱 사용, 세부 활동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영역 (그래프, 표)
2. 전체 앱 사용, 세부 활동 내역에서 어르신들의 활동 순위를 비교할 수 있는 영역 (그래프)
3. 등록된 어르신 한 명에 대한 프로그램을 사용한 내역을 볼 수 있는 개인 페이지 영역
4. 앱 내 알림 혹은 핸드폰 문자로 바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
5. 개인별 리포트 발급 기능
6. 증명서 발급 기능
개인적으로 저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사용자 인터뷰가 제품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된 AHA Moment 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요, 독자 분들께서도 읽고 좋은 인사이트를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