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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uuzzyy Mar 18. 2022

3개월 만에 다시. 퇴사 부검.

#대기업에서_스타트업으로  #스타트업에서_스타트업으로  #프로덕트디자이너

응 데자뷰?

21년 12월 대기업을 나와 스타트업으로 이직했습니다. 그리고 22년 2월 다시 퇴사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이직할 곳을 정하고 나오지 않았으므로, 진정한 백수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글을 쓰기 위해 일부러 퇴사한 것은 전혀 아닙니다.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자 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이 보이는 요즘입니다. 그분들이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을 수 있도록 저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지난 짧은 회사생활을 회고하고 그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지난번 썼던 정식 퇴사부검의 형식과는 다른 저만의 방식으로 지난 퇴사를 돌아보고자 합니다.




1. 무엇을 놓쳤는지?


규모가 작은 조직일수록 사람이 중요하다.

지난 경험을 통해 당시에는 몰랐지만 너무나 중요한 것을 지난 회사에서 배웠습니다. 바로 "사람"이었습니다. 회사를 선택할 때에 절대 빠지면 안 되는 중요한 사항이었다는 것을 지금에 와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난 이직에서 회사를 선택할 때 나름 많은 고민을 하고 여러 기준을 세워 선택했었습니다. 당시에 세웠던 이직 기준표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 커리어와 가치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며 세운 내용이기 때문에 지금도 이 기준이 중요하다는 것은 변함없습니다. (참고: https://brunch.co.kr/@suzy8347/3)

(이전 이직 기준표) 평가 기준을 정하고 각 기준에 대한 점수의 총합을 비교하였습니다


대기업에서도 사람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개인보다 더 큰 조직과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누구 하나 일을 못하더라도, 혹은 빌런이 있더라도 어찌어찌 회사는 돌아갔습니다. 더욱이 제가 있던 기업 구조 상 프로젝트 철수 후에는 조직원들이 바뀌기 때문에 사람의 중요성을 크게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에서는 사람 한 명 한 명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한 사람이 조직의 생산성을 좌우하고, 몇 사람의 말과 행동이 곧 그 조직의 문화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의사결정권자들이 행하는 일련의 선택들이 회사의 방향성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사람 한 명으로 인해 죽어가던 회사가 살아나기도 하지만, 누군가로 인해 조직 전체가 와해되기도 합니다. 회사라는 배 위에서 다 같이 열심히 노를 젓지만, 누군가가 전기톱으로 노를 전부 박살 내어버려 한 순간에 배가 동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좌) 혹은 배가 이렇게 갈 수도 있습니다. --------------- (우) 하지만, 나는 다같이 배를 타고 하늘을 향해 날고 싶다구우!!




2. 무엇을 배웠는지?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여러 회사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 대부분의 회사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물어보았습니다.

"어떤 팀원과 일하기를 원하십니까?"

"어떤 직원으로 동료들에게 기억되고 싶습니까?"


그럴 때마다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의사소통을 잘하는 팀원이 제 동료이면 좋겠습니다."

"저는 의사소통을 잘하고 함께하고 싶은 동료가 되고 싶습니다."


좋은 의사소통의 조건에는 공감, 주장, 존중의 3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회사에서도 결국 사람 대 사람으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요소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회사에서의 의사소통이 일반적인 의사소통과 다른 점은, 그 목적이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크게는 프로덕트가 성장하여 회사의 성공을 바라는 목적, 작게는 오늘 하고 있는 업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자는 목적이 되겠네요.


그래서 저는 '좋은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회사'란 어떤 회사일지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회사는 개인에게 맡겨진 업무를 끝까지 진행시킬 책임과 권한을 준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해당 직원의 선택과 결정을 믿고 따라준다. 또한 결과는 최대한 객관적인 지표로 판단하며 결과가 나오기 전 과정에서 마이크로 매니징 하지 않는다.

2. 팀원-팀원, 팀원-임원 간 서로 가볍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질문을 하거나 피드백을 주고받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하지 않는다. 그걸 고민하는 시간에 물어보면 진작에 고민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3. 상사 or결정권자가 업무 내용에 대해 비판의 피드백을 할 때 충분한 히스토리를 알고 비판한다. 왜 해당 결과물이 나왔는지 그 배경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의견을 준다.

이 외에도 더 많은 조건들이 있겠지만, 제가 경험하면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를 해보았네요. 저도 좋은 의사소통을 하는 동료가 될 수 있도록 무던히 노력을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3. 추가된 "회사 고르는 기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기존에 세웠던 좋은 회사를 고르는 기준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추가된 부분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회사에서 디자인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 디자인이 제품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다양한 방법으로 판단한다.

2. 디자이너가 업무를 할 때에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입사할 경우) 나의 업무와 관련해서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은 누가 될 것인지 확인한다.

3. 나와 함께 일하게 될 동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본다.

4. 회사 운영진들의 연혁, co-founder들의 창업 이력을 알아본다.


1~3번은 앞선 내용으로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데, 4번의 내용은 약간 뜬금없기도 하네요. 어느 스타트업이든 시행착오 없이 처음부터 모든 것이 스무스하게 성장할 수는 없을 겁니다. 저는 창업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창업자가 어떤 시련을 수없이 마주하며 회사를 성장시켜 나갈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팀원으로 입사를 하는 개인의 입장에서 그 모든 시행착오 중에 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과, 여러 번 창업 사이클을 겪어온(혹은 그에 준하는 경험을 쌓아온)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천지차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습니다. 무조건 연쇄 창업자를 따라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초기 스타트업에 팀원으로 입사를 하게 되는 경우라면 이런 기준을 가지고 회사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팀원들을 두고 나오게 되어 아쉽지만 서로의 안부도 물으며 연락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습니다. 고맙고 배울 점 많은 동료들을 언제라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니, 좋은 회사 생활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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