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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 Jul 09. 2022

얻은 것과 얻지 못한 것

부정하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체리입니다! 오랜 시간 휴재를 했는데 그동안 여러분은 잘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특히나 요즘은 매일 굵직한 사건들이 생기는 시대라서 더 주위의 소중한 분들이 오늘도 별일 없이 지내셨기를 깊이 바라게 되네요. 제게도 많은 일이 있었는데 일단 휴재의 제일 큰 원인이었던 시험에 떨어지고 말았어요... 설마 수기입력한 걸 컴퓨터 입력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겠지... 계속 요행을 바라면서 현실을 부정했지만 그럴 리가 없잖아요. 이제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후..).

델프와 달프 시험은 간단하게 말해서 50점이 넘으면 합격이 됩니다.. 깊은 유감.

공부의 목적 자체는 굵게
- 시험 성적이 있으면 한국 기업이든 프랑스 기업이든 지원하기 좋다(프랑스 기업은 어학 능력이 면접으로 증명만 되면 상관 안 하는 분위기지만 한국 기업은 아무래도 증빙 자료를 원할 때가 대부분이죠)
- (아직 아무 계획 없지만) 아이라도 생기면 어디서 교육을 시켜도 굴러는 가게끔 제가 프랑스어를 익혀놔야 한다고 생각했음
- 다니엘 가족들이랑 더 많이 얘기하고 싶었음
- 나중에 혹시 취직했을 때 제 프랑스어 실력 때문에 스스로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가능한 한 적었으면 했음
- 제가 행정 처리할 때 다니엘한테 열 번 물어볼 거 한 다섯 번으로 줄일 수만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음
- 길에 나가면 젊은이들 말하는 게 너무 빠르고 제 듣기 능력 향상이 너무 더뎌서 향상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음

결국 골자는 정착에 도움이 되는 지식과 자신감을 얻고 싶다는 거였고 프랑스어 실력은 다행히 고객 응대를 할 수 있을 만큼 늘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저는 염불도 잿밥도 다 관심이 있기 때문에 큰돈을 내고 준비한 시험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게 마음이 아프네요. 일단 여기까지 왔으니 좀만 더 밀어붙이자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들 상황이 좋지 않아서 결정도 그리 간단하지 않은 상태에요. 2월부터 시험 때까지 하루 시간은 전부 시험 준비에 쏟아부어서 건강은 다 끌어다 쓴 상태이고 고양이는 우울증, 올 초부터 계속 제 간병에 집안일을 거진 떠맡아준 다니엘한테 몇 달을 더 참아달라고 말하기도 미안하고. 제가 그렇게 기특한 가족 구성원은 아니라지만 점점 더러워져가는 냉장고나 대청소가 시급한 집 상태를 보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한두 달을 더 밀어붙일 게 아니라 일단은 다 던지고 건강 회복이랑 고양이 치료, 다니엘이 쥐고 있던 집안일을 제가 넘겨받고 다들 쉬어야 하는 단계라는 데에는 아무도 이견이 없는 상태여서요.


 그래서 올해는 아마 연재를 재개하더라도 겨울쯤이 되지 않으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올리네요. 꾸준히 해오던 일이 지금 생활의 한 부분이 아니라는 게 아직 많이 이상하지만 길게 봤을 때 올해의 노력과 시도들이 프랑스 정착에 결정적인 부분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어서 돌아올 수 있게, 그리고 세 가족 건강에 관해 좋은 소식 전할 수 있게 노력할게요! 여러분들도 건강하시고 너무 덥거나 춥지 않은 한해였으면 좋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자잘한 소식이나 한주동안 벌어진 이야기는 인스타그램 @cerise.toon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https://www.instagram.com/cerise.t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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