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읽는 데레사 May 13. 2019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바보야 문제는 시스템이야

http://www.yes24.com/Product/Goods/69655504


습관은 언제나 화두이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고치고 싶은 습관이 꼭 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떡하면 늦게 일어나는, 폭식하는, 쉽게 포기하는, 게으른, 부정적인, 인간관계를 피하는 나의 습관을 바꿀 수 있는지 항상 알고 싶어 했다. 하지만 동시에 습관은 고치기가 정말이지 너무 어렵기에 습관을 고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까지 항상 도매급으로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또 얼마가 지나면 다시 습관에 대한 책을 들추다가 사거나 빌려온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떠신가? 나만 그런까?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이처럼 습관을 고치고 싶은 욕망도 있지만, 무엇보다 저자의 드라마틱한 일화를 소개하는 영상을 보고 희망을 얻었기 때문이다. 야구선수인 저자는 훈련 도중 동료가 휘두르다가 손을 미끄러져 날아간 배트에 미간을 정통으로 맞고 생사의 고비를 넘기게 된다. 하루 만에 심정지가 세 번이나 오고  혼수상태가 와서 목숨을 담보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희망을 붙들기는 정말이지 쉽지 않다.  네 살부터 야구를 시작해서 누구보다 건장하던 사람이 똑바로 걷기조차 못해서 물리치료를 반복하던 절망에서 작은 습관을 쌓아 뚜벅뚜벅 걸어 나온 스토리가 리마커블 하다.  이를 통해 습관에 대한 저자의 연구와 통찰력에 관한 내용이 이 책에 들어있다.


기업가이자 투자가인 나발 라비칸트는 이렇게 말했다. "위대한 책을 쓰고 싶다면 자신이 먼저 그 책이 되어야 한다."나 역시 이 책에서 언급한 내용대로 생활했다. 부상에서 회복되고, 체육관에서 몸을 단련하고, 운동장에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이고, 작가가 되고, 사업에 성공하고, 책임감 있는 어른이 된 것은 다 작은 습관들 덕분이었다. 작은 습관들이 내 재능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 책에서 제일 공감했던 부분이 "목표"를 보는 관점이다.  보통 뭔가를 바꾸려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이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목표가 있어야 세부계획을 짜고 습관을 (보통 악습관을) 정비한다. 하지만, 저자는 목표 따위는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한다. 목표는 승자 편향적 사고를 일으키고 행복을 제한하며 일시적인 변화를 부를 뿐, 장기적 발전을 이끌어내기엔 부족하다.


다시 "변화"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무언가를 "변화"시키고 싶다는 것은 현재의 상태가 "불만" 스럽다는 뜻이고 이는 "욕망"과 현실이 불일치하다는 뜻이다. "욕망"이 없는 상태는 "행복"의 상태이다. (다른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이 맥락으로 볼 때 우리는 생각보다 많이 "행복"한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이에 대한 감사함을 의식적으로 느끼더라도 삶에 대한 불만과 불안은 적지 않게 해소할 수 있다) 그래서 행복하지 않을 때 우리는 변화하고자 하며 목표를 세우고 습관을 포함한 행동을 바꾸어 변화하려고 하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행동의 변화는 3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1단계: 결과의 변화 (체중 이 바뀜, 성적이 바뀜, 돈이 많아짐 등)

2단계: 과정의 변화 (운동 시작함, 교과서나 책을 많이 봄, 가계부를 쓰기 시작함 등)

3단계: 정체성의 변화 (건강한 사람이 됨, 독서가 혹은 학력이 높은 사람이 됨, 부자가 됨 등)

여기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큰 비밀은 정체성의 변화이다. 체중이 5kg 빠진다고 다 건강한 사람은 아니지만, 건강한 사람은 군살이 없다. 성적이 단기간 오른다고 해서 학력이 높고 여러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멘토가 되지는 못하지만 그 반대는 가능하다. 해서, 습관을 바꾸기 어려운 이유는

첫째, 변화시키는 대상이 잘못되었고 (단기 목표 같은 결과만 변화시키려고 함)

둘째, 변화의 방식이 틀렸다 (아래에서 살펴보기로 함)고 본다.


누구든 한두 번쯤 체육관에 가거나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행동 뒤에 자리한 믿음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그 변화가 유지되기 힘들다. 변화는  사람을 구성하는 특성의 일부가 되기 전까지는 일시적일 뿐이다.
-목표는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독서가가 되는 것'이다.
-목표는 '마라톤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목표는 '악기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identity(정체성)는 '실재하다'는 의미의 라틴어 'seentitas'와 '반복적으로'를 뜻하는 'identidem'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즉, '반복된 실재'라는 말이다. 매일 출근하는 회사원, 주로 집안일을 하며 아이를 돌보는 가정주부, 매일 학교에 다니는 학생, 수십 년 동안 매주 교회에 가는 종교인, 한 달에 4~5권의 책을 읽는 독서 가등 사람을 규정하는 정체성을 관통하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하는 행위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1.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결정한다

2. 작은 성공들로 스스로에게 증명한다

의 두 단계로 이루어 낼 수 있다.


그럼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습관을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을 간략하게 보자면 아래와 같다.

쉽게, 재미있게, 단순하게

예컨대 마라톤을 하려면 무척 어렵지만 운동화 끈 묶기, 10분 걷기, 1000보 걷기, 5킬로미터 달리기로 나누어 그중에서 내가 실현 가능한 쉬운 습관을 반복적으로 하면 점점 난도를 높여가며 마라톤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럼으로써 나는 건강한 사람 내지는 운동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이 행동을 결정한다

우리는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 식탁에 사과가 있던 콜라가 있던 무의식적으로 먹고 마신다. 침실에 앉아 있으면 졸리고 학교에서 점심시간 종소리가 울리면 배가 고파진다. 극적인 예는 베트남 파병 미군의 헤로인 중고 일화이다. 1971년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의 베트남 파병군인 중 15퍼센트가 헤로인에 중독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귀환 후 이들 중 단 5퍼센트만이 1년 안에 다시 중독되었고 3년 안에 다시 중독된 이는 12퍼센트밖에 안 되었다. 즉, 베트남에서 헤로인을 복용했던 열 명 중 아홉 명이 거의 하룻밤 사이에 중독 증상에서 벗어났다. 이는 베트남에서의 스트레스 상황과 헤로인에 접근하기 쉬웠던 환경에 처했었지만, 미국으로 귀환하자 이런 촉매들이 전혀 없는 환경에 놓이고 맥락이 바뀌자 습관이 바뀐 것이다. 헤로인 중독이 말이다. 이러한 환경의 무서움을 이해하고 나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디자인하면 좋은 습관을 쌓고 나쁜 습관을 제거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재미와 보상

사실 좋은 습관이 주는 보상은 습관 그 자체이지만, 현실 세계에서 좋은 습관은 뭔가 얻는 게 있어야만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하여 자신의 좋은 습관을 시각화하여 달력에 표시를 하거나 클립을 옮기면 보상처럼 느끼고 매일 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또는 넷플릭스를 해지하고 매달 계좌에 10달러씩 모으는 방법도 있다. 이렇듯 즉각적인 보상은 습관을 강화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습관에도 적성이 있다

습관은 성격 하나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지만 유전자가 우리를 특정한 방향으로 몰고 간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내 안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선호도에 따라 어떤 행동을 남들보다 더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여 자신의 생물학적 차이나 재능, 성격 등 맥락에 맞는 전략을 짠다면 장기적인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소개하는 좋은 강연자료를 첨부하며 서평을 마무리하겠다.

https://youtu.be/rYwNa_8Wjug


작가의 이전글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