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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데레사 Jun 01. 2020

유럽 문화를 알아보다

feat. The Europeans

20세기가 1919년에야 시작된 것 처럼 21세기는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에야 시작이 된 것 같다.
미국,유럽의 세계질서의 모범이라는 도식이 깨졌다고 볼 수 없지만, 여러모로 불안정한 시그널이 보인다. 
왜 서양인들은 마스크를 안 쓸까?
그 이유는 서양에 마스크가 부족했을 수도, (마스크를 쓰고 유럽인을 공포로 몰아넣은 이슬람에대한 거부감이 드는)문화적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혹시 학문적, 문화적으로 하등하다고 생각했던 동양에서 제안된 방안이라 심리적으로 인정하기 어려웠던 것이 아닐까? 어떻게 보면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보는 고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김대식 교수 / CBS라디오 인터뷰 중>>


어제를 기해서 (20년5월30일) 전세계에서 코로나19에 확진자가 600만명을 넘어섰다.

이 중 확진자가 많은 순으로 11위의 국가 중 미국, 유럽 국가의 확진자가 391만명 약 65%를 차지한다. 이렇게 많은 환자가 생겼다는 것은 경제 문화적으로 앞서가는 서양 국가에 어울리지 않은 비율이다.

도시 전체를 락다운 하기 보다 마스크 쓰기를 권장하는 편이 비용적으로 결과적으로 훨씬 효과적이었을 것을 실행하지 않았던 선택을 김대식교수는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동양 문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서양인의 우월의식으로 해석했다. 그만큼 지금의 우리에게 세계적으로 서양의 문화는 열등한 동양 국가들을 계몽하고 진보적으로 이끈다는 인식이 강하다. 건륭제까지만 하더라도 당시 청나라의 GDP는 전세계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이 온 세계를 압도하였지만 19세기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유럽 문명이 세계를 선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럽의 문화

그럼 이처럼 서양의 발달된 문명을 견인했던 유럽의 문화는 어떻게 창조되었을까?


대륙 전역으로 퍼져 나가는 철도는 유럽의 음악, 문학, 예술을 국제적으로 유통하는데에도 기여했다. 철도는 문화 시장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 철도의 영향은 기존의 시장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특히, 운송비용이 크게 절감된 도서 출판업에서는 그 변모가 더욱 뚜렸했다. (...)유럽의 문화 지도는 철도에 의해 다시 작성 되었다.
<유러피언 / 올랜도 파이지스 저 p. 101> 

유러피언의 저자 올랜도 파이지스는 유럽의 문화적 기준이 철도시대가 도래하면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이 문화 기준은 오늘날 유럽의 고급문화를 형성한 기반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유럽을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는 문화적 이동, 번역, 교환의 공간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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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과 자본주의


어릴때 우리집엔 턴테이블과 많지 않지만 10살이 갓 넘은 내가 듣기에 넉넉한 LP판들이 있었다. 나는 우리나라 가곡과 몇몇 클래식 음반을 주로 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비제의 '카르멘'을 좋아해서 여러번 듣곤 했다. 이국적인 하바네라 리듬이 돋보이는 이 가극은 프랑스인인 조르주  비제가 스페인 음악을 듣고 영향을 받아 쓴 곡이다. 그래서 가사는 프랑스어로 되있지만 스페인 리듬이 가미된 것이다. 

당시 비아르도 살롱은 젊은 프랑스 작곡가들에게 스페인 음악을 들려주던 매력적인 모임이었다. 러시아 소설가인 이반 투르게네프, 가수이자 작곡가인 폴린 비아르도, 그녀의 남편이자 유명 저술가인 루이 비아르도가 주축이된 비아르도 살롱은 국제적 인맥과 연락망을 통하여 당대의 중요한 문화 중개인 역할을 했다. 이들의 활발한 교류와 중개를 통해 유럽 전역으로 퍼진 문화는 비단 음악뿐 아니라 미술과 문학을 아우른다. 그리고 이러한 교류는 자본주의를 매개로 하여 더욱 빨라지고 풍성해졌다.


돈이 작가를 해방시켰고 , 돈이 현대문학을 창조했다.
<에밀졸라/문학 속의 돈 1880년>


특히 미술작품은 투자처로 손색이 없어 거래가 활발했다. 당시 인상파화가들의 미학적 원칙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었는데 뒤랑뤼엘은 인상파 화가를 후원한 유일한 딜러로 미지의 새로운 브랜드의 미술품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여 일반 대중의 예술적 취향을 바꾼 1세대 딜러이다. 


취향은 저절로 개발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중개인들, 가령 영향력 있는 후언자들, 비평가들, 딜러들, 컬렉터들 등에 의해 형성된다. 그들은 기성세대나 일반 관중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새롭고 까다로운 작품들을 사라고 권유하고 또 홍보하는 것이다. 
<유러피언 / 올랜도 파이지스 저 p. 664>


지금의 문화 예술의 생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처럼, 문화가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고 국제적/민족주의적 감각이 더해지면서 오늘날의 유럽문화가 자리잡은 것이다. 





책을 덮으며


어릴때 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독서를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나로서는 이 책을 읽으며 살롱 문화에 대한 동경심이 생겼다. 미술, 음악, 문학의 영역을 넘나들며 나누던 그들의 우정과 네트워크를 따라 풍요롭게 발달하는 문화와 맞물려 돌아가는 예술 경제의 선순환을 맛보고 싶어졌다. 당장은 그나마 참여하던 3개의 독서모임과 영어모임을 코로나사태로 못 나가는 현실로 그 갈증은 심해졌지만 기술의 발달로 점차 자리잡을 문화 향유의 방식은 더욱 다채롭고 많은 기회를 제공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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