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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지 Jan 25. 2021

시작하며, 인생 = F(선택)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더라.



어떤 선택은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남긴다. 이 때 선택은 과욕을 뜻한다.

어떤 선택은 마음 속 깊은 상처를 남긴다. 이 때 선택은 희생을 뜻한다.

또 어떤 선택은 뜻밖의 행운을 가져온다.  이때 선택은 용기를 뜻한다.


나의 인생은 많은 선택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속에서 과욕을 부리기도 희생을 하기도 때론 용기를 내기도 했다.  


정치인이라는 나의 숙명이 그렇듯 내 하루 일과 속에는 많은 선택이 숨겨져있다.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함께 할지 말아야 할지와 같은. 


이런 선택을 반복하며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선택은 너무 능동적일 필요도 너무 수동적일 필요도 없었다. 오히려 너무 능동적인 선택은 방향이 명확해서 쉽게 무너졌고 인위적이어서 때론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너무 수동적인 선택은 선택이라고 부르지도 못할만큼 얻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 선택은 내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선택에 있어서 만큼은 노자가 이야기하는 무위를 따른다. 결과까지 의도하지 말자는 것이다. 내겐 선택에 있어 유연함이 필요했다.


시간이 흐르고 40대 후반이 되고나니 그간의 선택들이 떠올랐다. 

아내에게 청혼을 했던 순간, 그때 용기를 내서 잡지 않았다면 지금의 우리와 내가 있지 않았을 것이다.

첫 아이를 낳기로 결정했던 순간, 그 아이를 포기했더라면 안정적인 삶을 위해 회사를 옮길 생각을 안했을 것이다.

어렵게 옮긴 두번째 직장을 다니며 첫 부서 이동을 요청했던 순간, 부서장의 반대를 무릅쓰고 옮기지 않았더라면 내게 방송사 시험을 보라는 선배를 만나지도 못했을 것이고, 아나운서 시험을 보지 않았을 것이다.

아나운서가 되지 않았다면 2008년 노동조합 집행부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2018년 뜻하지 않은 퇴사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또 한번 가족을 힘들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2018년 퇴사를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청와대를 다녀오지 않았을 것이고, 정치인도 되지 않아 있을 것이다. 


모든 흐름이 순탄해보여도 그 순간순간했던 고민들과 두려움이 존재했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데' 라는 말을 그렇게 많이 듣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나보니 연관이 있는 선택들이었다.  

생각을 해보니 그런 선택들을 어떻게 했을까? 

그 힘은 '용기'였던 것 같다. 


내가 많은 선택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던 말은 '안된다'였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안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막상 답도 주지 못한다. '아주 강한 안돼'와 '조금 덜 강한 안돼'가 있다. 가끔 친절한 사람들은 작은 가능성을 실어 '해봐'라고 하면서도 결국 선택은 내게 하라고 한다. 그렇다보니 선택에 있어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저 참고만 할 뿐이지 정답은 될 수 없었다.


내가 했던 많은 선택들에서 나는 조금씩 '안된다'고 하는 남들에게 나의 의지를 설득하기 보다 나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나만의 주문을 반복했다. 그때 내게 했던 말은 '나도 옳을 수 있다'는 용기였다.


'결국 내가 옳았어'라는 말을 하려는 것보다 내 선택의 기준이 남의 경험이나 이야기보다 나 자신의 의지가 될 

때 비로소 결과를 온전히 내 삶에 받아들일 수 있었더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나의 삶도 상당한 좌충우돌이었고, 지금도 많은 실수들을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나 스스로를 설득할 수 없는 선택은 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나는 항상 옳을 수 없지만, 나도 옳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은 수많은 선택 중 후회를 덜하게 하는 방법은 될 수 있고, 때로는 그 믿음을 만드는 용기는 내 삶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놓았기에, 다채로웠고 고민 많았던 나의 이야기를 다른이들과 공유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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