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기도의 끝자락
그녀 소식에 너무 놀랐다. 마음을 표현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그녀에게. 그것도 5월이었다니.
5월 어느 일요일, 우리 부부는 그녀가 일하는 매장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언제나처럼 밝았고, 웃음은 함박이었다. 그녀를 알게 된 해부터 그녀의 찡그린 얼굴은 본 적이 없다. 늘 환하게 웃어주었고, 웃었다. 만나면 큰 소리로 날 불러주었다.
그녀는 면이나 리넨 소재의 그녀에게 딱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옷차림이 있었다. 그래서 난 그녀의 차림을 좋아했다. 레이어드 해 입은 레이스 속치마에 프로방스 스타일의 풍성함이 과하지 않은 스커트를 즐겨 입었던 그녀. 밝은 갈색으로 염색한 단발머리, 하얀 목에 쁘띠 스카프가 잘 어울렸던 그녀. 가죽가방보다 퀼트 손가방이 어울렸던 그녀. 수수한 묵주팔찌조차도 그녀의 손목을 빛냈다. 미사 전 후로 제대를 차리고 정리하며 성전을 조용조용 다소곳 오가는 그녀의 모습은 사진처럼 찍혀있다.
대로 옆에는 그녀가 일하는 매장이 있다. 그리고 조금만 걸으면 그녀가 사는 아파트 단지가 나온다. 그곳에서 도로 하나를 건너면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다.
대로에는 교차로 세 개가 연이어 나오고 그곳엔 긴급출동차량이 가까이 오면 소리 신호와 함께 직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달려 있다. 그래서 긴급차량이 오기 전이나 지나갈 때 교차로와 긴급차량에서 울리는 신호음은 언제나 다급하고 안타까운 비명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난 성호경을 긋거나 짧은 기도로 그들의 안녕을 마음으로 기원한다.
5월에는 긴급출동 신호음을 자주 들었다. 어쩌면 다급하게 지나갔을 한 대의 구급차에 그녀가 실려갔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저린다.
기도의 끝자락이 길어진다.
성전에서도 성모동산 성모님 앞에서도 걷다가도 그녀를 위해 기도드린다.
아가다에게 건강을 도로 주시고, 그녀의 손을 놓지 마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