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씨앗 한 톨

by 행부

제 이름에는 나무 목(木) 자가 두 번 들어갑니다. 그래서인지 나무를 참 좋아합니다. 잎사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를 듣거나, 나무가 많은 곳을 걷는 일도 좋아하고요. 마침 달력을 보니 식목일이었습니다.


산에 올라 묘목을 심지는 못해도, 오늘은 뭐라도 심고 싶어 졌습니다. 그렇다면 씨앗 같은 생각이라도 심어볼까? 하는 날의 이야기입니다.



햇빛처럼 들어온 생각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소파에 앉아 책을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친구 얼굴이나 볼까.’


특별한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냥 어디선가 불쑥 떠오른 생각이었죠. 처음에는 아주 작았습니다. 검은 모니터에 내려앉은 먼지만큼이나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생각은 머릿속을 돌돌 구르며 다른 생각을 끌어당겼습니다. '누구한테 연락할까, 어느 동네에서 만날까, 뭘 먹을까.' 한 톨 먼지였던 생각은 조금씩 생각 뭉치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결국 저는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전화를 들고, 번호를 눌렀습니다.


그 통화로 건너간 것은 손에 잡히는 어떤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몇 마디 음성이 공기를 흔들고, 그 떨림이 전기 신호가 되어 친구에게 닿았을 뿐이죠. 그런데 그 보이지 않는 작은 흐름이 토요일 오후 소파에 늘어져 있던 친구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옷을 고르게 하고, 지갑을 챙기게 하고, 집 밖으로 나오게 했어요.


그날 저녁 우리는 시간과 돈을 썼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작은 생각 하나가, 각자 집 안에 머물러 있었을 저녁을, 함께하는 저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지금 심고 있는 건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

예전의 저는 이 말을 조금 신비롭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일상의 진실처럼 느껴집니다.


아침에 눈을 뜨며, 오늘 하루를 떠올리는 순간부터 그날의 결을 그려가기 시작하니까요. 그래서 제 마음에 남는 질문도 단순해졌습니다.


지금 내 안에 떠오른 생각은 두려움일까, 가능성일까. 혹은 결핍일까, 감사일까.


그 알아차림이 내 선택을, 행동을 그리고 인생 방향을 바꿀 수 있음을 압니다.

삶은 작은 것, 보이지 않는 것 위에서도 방향을 잡아가니까요.


어쩌면 식목일에 심은 생각의 씨앗이 언젠가 인생에 넉넉한 그늘을 내어주는 나무가 될지도요.


생각은 사물이다.
— 나폴레옹 힐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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