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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il Choi Jun 25. 2016

팀 플레이어

어떤 미국 회사에서 풀 타임으로 살아남기

Team Player


   이 간단한 단어가 담고 있는 의미는 해석에 따라서는 굉장히 많은 의미로 해석될 것이다. 먼저 누구든지 납득할 만한 교과서적인 의미를 보자면. 팀에 도움이 되는 사람 (우리 회사는 실제로 팀 단위로 운영 되니, 팀 = 회사 라고 가정한다.) 을 이야기 할 것이다. 엄청 일을 잘하지만 팀플레이어가 아닌 사람은 프리 랜서라는 좋은 제도로 데려다 쓰는 걸 미국 회사들은 선호하는 듯하다. 실제로 단기로 일하고 돈도 더 많이 받지만 당연히 회사차원의 복지는 없다. 이걸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 정규직을 원한다.


   그렇다면 팀 플레이어로 인정받는, 혹은 좀더 친근(?)한 표현으로 찍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맥관리다. 능력주의에 나이조차 안 묻는다는 미국에서 무슨 인맥관리 일까? 생각되지만, 짧은 내 경력으로 체득해온 인맥관리의 방법은 즉 친해지는 것이다. 지문이 없어질때 가지 비비라는게 아니라 (요건 사실 미국에선 왠만해서는 효율이 떨어진다.) 약간 더 친구 같이 되는것이었다. 내가 그랬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어디든지 취직이 된 상황이라면 기본적인 실력은 통과한 상태인데, 미국의 그 유연한 고용제도 속에서는 잘 살아남는게 더 어렵다. 우승보다 방어전이 더 어려운 그런 느낌이다. 스포츠에서도 많은 경우에서 1위와 2위의 차이는 실력차가 아닌경우가 많이 있다. 뭔가 다른 한가지가 더 있어야 하는것, 좀더 큰 그림을 그려야 방어가 되는거니까. 


   그 방어전의 한가지 전략을 예로 들자면, 아침마다 인사를 잘 하는것이다. 비단 보스 뿐만이 아니라 동료, 부하, 심지어는 청소 스탭이나 경비들에게도 말이다. 미국사람들의 특성은 비판과 칭찬 그 모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못했을때의 비판은 당연한것이지만 조금만 더 친절하고 친해져도, 그게 설령 겉치례일 뿐이라 하더라도, 말은 금방 돌기 마련이다. 즉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 라는 것은 어쩌면 또 하나의 포커페이스다. 그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팀원들과 때로는 보스와도 잘 지내는 것이다. 


   보스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서 인정을 받고, 동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면서 잘 도와주고. 그리고 항상 밝음을 유지하려 하고.. 어쩌면 정말 교과서적이다. 하지만 이걸 실천하다보면, 차라리 접대문화가 쉽겠다 하는 경우가 많이있다. 그럼에도 목을 조이는 느낌이 아닌건 (적어도 우리) 회사 분위기가 워낙 젊고 자유롭고 수평적이라는 좋은 조건이 있어서 더욱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수평적 구조의 양날의 검은 내가 뭔가 잘하던지 못하던지 그것이 바로 가장 윗 레벨까지 바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보고가 되는것이 아니라 워낙 계층간의 거리가 가까워서 자연스레 전해지는 것이다. 


   고로 기회가 보이면 확실히 잡고 그때 그때 득점을 해야한다. 우직함만으로 자율경쟁 시스템에서 살아남기에는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 뭔가 회사 행사같은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즐기려고 노력해본다. 뭐 적어도 미국에서는 즐길 수 있었다. 다행히도 비 인간 적이거나 손발이 오그라드는 행사는 없다고 보면된다. 

열심히 뛰어야 하는 행사도 있다. 정말 열심히.

   미국의 회사에는 사회 환원이나 사원 복지에 관련된 행사가 많이 있는데 제때 제때 참여만해도 충분히 눈도장도 받고 평소에 이야기 할 기회가 별로 없던 사람들과도 뭔가를 같이 하게된다. 그냥 편하게 내일 같이 느끼고 참여하면 자연스레 회사사람들과 두루두루 친해진다. 뭔가 사무실에서 내가 빠지면 아쉬워 하는 분위기가 되니 회사가 더 즐거워 지는 듯했다.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나누고 약간 내가 먼저 더 관심을 가져준다는 느낌으로. 


니네집 개가 아프다며 요즘은 좀 어때?


   쉽게 이야기하자면 어제 밤에 비가 엄청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면 우리집은 이랬는데 너희집은 어땠냐는 식의 관심? 다음주 월요일이 쉬는 날이라 긴 주말이 되는데 무슨 계획이 있냐? 같은 아주아주 소소한것. 이런 것들을 공유하다보면 내 자리의 안정성 뿐만 아니라 진짜 친구가 되는 것이다. 그게 회사에서만 이어지는 얕은 관계여도 상관없다. 일단 거기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다른 동료보다 좀더 가깝다고 느껴진다면 회사생활의 든든한 아군이 생기는 거니까. 어쩌면 성격이 굉장히 조심스럽거나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참 어려울것도 같다. 뭐 나도 그렇게 분위기 메이커 스타일은 아닌데 밥줄이랑 연결되고 한살한살 나이 먹으니 다 되는것 같다.


결국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그냥 하면된다. 그러다보면 익숙해진다.


미국에서 많이 하는 팟럭 점심 파티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가장 쉽고 좋다.

   되는데로 쓰다보니 이야기가 정리가 안되는 듯 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미국회사에서 풀 타임, 즉 정규직으로 살아남는 방법은 팀 플레이어인데. 기본적 업무능력을 갖춘 후에는 계속해서 사람들과 잘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살아남는 방법이다, 승진하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그래서, 주말에 무슨 계획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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